나는 문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싫어한다.
지난달 한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둑어둑한 저녁에 채소 사러 갔다 오다가 문을 열려고 비밀번호를 눌렀는데 안 열린다.
배터리가 다 됐으니 갈아주라며 자물통이 입을 다물고 꿈쩍도 않는다.
중국제 배터리를 넣었더니 미리 알려주는 것도 빼먹고 그냥 다 사라졌다.
할 수 없이 관리 사무소에 가서 열어달라고 했다.
나보다도 젊었지만 여하튼 경비 할아버지가 끄덕끄덕 따라오면서 묻지도 않았는데
지가 하고 싶은 말을 들려준다.
경비원을 반으로 줄였단다. 하루 8시간씩 3교대근무란다.
아닌 게 아니라 눈에 뻔 찔 띄던 경비원들이 없어졌다 했더니 모두 해고당했다는 걸
알게 됐다.
듣고 보니 관리소장인가 뭔가 하는 사람이 못돼 먹었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 조수는 채용해서 지가 가야 할 건 조수를 시키면서 경비원 목을 잘라?
당장 달려가 싫은 소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비원 할아버지에게 왜 경비원을 줄였느냐고 물었더니
최저임금을 올리라는 정부 방침 때문에 인원을 감축했단다.
청소하는 아줌마도 감원했단다.
이런 고얀 놈이 있느냐고 경비원 할아버지 편을 들어줬더니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 때문이란다.
여기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데도 경비원 다 감원했단다.
하면서 기초연금도 올려주고 도로 뺏어가는 정부라면서 못돼먹은 사람들이 정치를 하는
바람에 이렇게 된 거란다.
관리소장을 야단쳐 주려다가 듣고 보니 문 대통령을 야단쳐야 할 판인데 이거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못된다.
어제저녁 책을 읽다가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어서 나도 그렇게 살리라 굳게 마음먹었다.
세상에 끌려가는 인생이기보다는 세상을 앞서가는 인생이 되고자 마음먹은 지 하루 만에
문 대통령을 야단쳐야 하는 문제에서 좌절을 느끼다니…
내 자신 한심한 것 같으면서 자괴감을 느낀다.
문 대통령에게 직접 말할 수는 없지만, 듣든지 말든지 한마디 해주긴 해줘야 할 것이다.
어제만 해도 그렇다.
반찬가게 가다가 이상한 장면이 눈에 띄었다.
멀리 검은 옷 입은 남자가 길에 앉아 있는지 누워 있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
나는 처음에 노숙자인 줄 알았다.
가까이 가서 봤더니 인도교에 오토바이를 세워놓고 그 옆에 궁상스럽게 앉아 있다.
오토바이는 시동을 끄지 않아 엔진이 돌아가고 있었다.
택배 기사는 오토바이 옆에 쭈그리고 앉아 컵라면을 먹고 있다.
날씨도 쌀쌀한데 그것도 한 데서 컵라면으로 점심을 때우는 모양이다.
시계를 보았다. 정확하게 정오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휩쓸려 죽었다고 정규직으로 해 달라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는 뉴스를 듣다가 나왔는데 오토바이 기사는 비정규직만도 못해 보인다.
대통령 공약이 비정규직 정규직화였는데 이것도 거짓 공약이었나?
분명 문 대통령에게 한마디 해 주기는 해 줘야겠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의하면 ‘문재인 정부 2년 평가’를 국민 62%가 경제운용이
잘못됐다고 응답했다. 문 정부 출범 후 살림살이가 나빠졌다는 응답은 59%에 달했다.
약자들의 지갑을 채워주겠다던 정부가 도리어 서민 경제를 더 힘들게 만들었다.
무슨 문제이든지 해결을 위해 세금 퍼 주는 정책을 그만둬야 한다.
시장경제를 살리려면 기업을 살리고 시장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써야 한다.
기업을 쥐어짜면서 투자하라면 어느 기업인이 마음 놓고 투자하겠는가?
대우받으면서 노조 걱정 없는 월남으로 가지…
어쩌느니 저쩌느니 해도 경제 문제에 관한 한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배울 게 많다.
기업 살리니 경제가 살아나고, 이 가뭄에 3% 성장에 실업률은 사상 최저를 기록하지
않았느냐.
한국은 어떤가?
문 정부 들어서면서 소득 주도 성장이라면서 기업은 죽이고
직원은 감원하고 보조금 지급 후 도루 뺏어가면서 소득주도 성장이라니…
대기업 노조 위원장이 인사권에 참여하겠다느니, 노조원은 직장을 대물림해도 정부는
노조 눈치나 보고 있는 무능한 정권을 어찌 잘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더는 정부도 노조의 호구가 돼서는 안 될 것이다.
자고로 혁명 좋아하는 사람들 혁명으로 망한다.
촛불 혁명이라고 으스대며 최저 임금 인상이다, 근로시간 단축이다, 더는 비정규직 없다
하면서 모든 정책이 혁명적이라더니 결국 혁명으로 망하게 생겼다.
인류 역사상 빈부 격차는 있기 마련이고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가 문제이지
빈부 격차 없는 평준화를 이루겠다는 건 이미 공산당이 실험해 보고 실패하지 않았더냐?
적폐 청산으로 날이 밝아 적폐 청산으로 해가 진다.
젊은이들을 위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청와대 게시판까지 설치해 놓았다.
매일 게시판에 0자만 쓰다 보니 그냥 시시부시 사라져 버렸다.
잘못된 경제정책 때문에 피폐해진 서민의 삶을 모르는 척하는 집권당이
정부가 비례대표 연동제와 고위공직자 수사처(공수처) 신설이라는 악법 제정을 속전속결로
해결하려는 우를 범하고 있다.
정치로서는 혁명에 가깝다는 패스트트랙인지 뭔지 매달리다가 제 발등이나 찍히고 말리라.
혁명 좋아하면 혁명으로 망한다.
하기야 내가 문 대통령더러 그러지 말란다고 내 말을 들을 리도 없지만,
하도 답답해서 해 보는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