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시인의 인터뷰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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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일산에서 나태주 시인의 “오늘도 네가 있어 마음속 꽃밭이다”를 읽다가
마침 EBS TV 초대석에 시인이 등장해서 인터뷰하고 있기에 유심히 보게 되었다.
책으로만 대하던 시인의 모습을 화면이나마 직접 보기는 처음이다.
흥미로운 것은 광화문 교보빌딩에 현수막으로 나붙었던 시 “풀꽃”이 그동안 나붙었던
시 17편 중에서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했다고 사회자가 알려 준다.
그러면서 “풀꽃”이 태어나던 배경을 듣게 되었다.
“초등학교 교장 시절, 말썽부리는 아이가 있었는데, 저 아이를 어떻게 예쁘게 보아줄
수는 없을까 생각하다가 탄생한 시가 풀꽃“이라고 시인이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는 연애편지이며, 시인은 서비스맨”이라고도 했다.
맞는 말이다. 시인은 아름다운 언어를 탄생시키는 언어의 마술사가 맞다.
또 이런 말도 했다. 묘비명으로 “많이 보고 싶겠지만 조금만 참자” 이렇게 쓰겠단다.
이 말을 듣고 나도 묘비명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나를 놀라게 한 대목은 시인은 지금까지 백 권이 넘는 책을 냈다고 한다.
그중에서 지난 10년 사이에 50권을 냈단다.
1년에 5권씩 출판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어떻게 이 많은 책을 썼느냐고 사회자가 물었더니 시인은 버스를 타고 가다가도
무언가 떠오르면 문자로 보낸다고 했다. 누구와 대화를 나누다가도 “이 말은 시다” 하면
문자를 날린다. 집에 와서 열어보고 다시 정리한다고 했다.
결국은 메모광이라는 건데, 누군들 메모하지 않는 이가 있겠는가?
그렇다고 그게 다 시가 될 리는 없고, 그것도 타고난 재능이 있어야 하는 거다.
“나는 본래 출판사에서 하자는 계약을 거절하는 사람이 아닌데, 지난번 스무 번째 계약이
들어온 것을 죄송하다고 거절하게 되었다. 자그마치 19건 계약이 앞에 밀려 있기 때문이었다.
출판사들도 이미 뜬 비행기에는 꼬리에 매달리려고 하는 게 문제다.
활주로에서 기다리는 비행기에는 관심도 두지 않으면서…….”
시인이 한 멘트다.

볼일이 있어서 LA에 갔다가 책방에 들러 나태주 시인의 “좋다고 하니까 나도 좋다”
산문집을 사 들고 왔다.
남들이 하면 그냥 지나가는 말로 들리는데 시인이 책 제목으로 뽑으니까
시 구절처럼 보인다. 이것도 다 타고난 타렌트다.
책을 읽는데 인터넷 한국 방송에서 지난번 일산에서 보았던 EBS TV 초대석을
방영한다. 나태주 시인의 인터뷰를 다시 보게 되었다.
일산에서 흥미롭게 보았는데 다시 보아도 재미있다.
공주 지방에 여러 문학상을 운영하면서 후진을 돕는다고 했다.
일 년에 5권의 책을 발간한다기에 인터넷을 들춰봤다.
아닌 게 아니라 책 출판 날짜가 촘촘히 나열되어 있다.

“저 여리고 부드러운 것이” 지식프레임 출판, 2019. 12. 18.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 열림원, 2019. 12. 12.
“나는 사랑이라는 말을 이렇게 쓴다” 시인생각, 2019. 11. 22.
“살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침책상, 2019. 10. 29.
“오늘도 네가 있어 마음속 꽃밭이다” 열림원, 2019. 9. 26.
“끝까지 남겨두는 그 마음” 북로그컴퍼니, 2019. 9. 19.
“마음이 살짝 기운다” 알에이치코리아, 2019. 2. 18. -베스트셀러-
그 외에도 같은 기간에 양장본이 세 권 더 있다.
위의 리스트 말고도
내가 산 책 “좋다고 하니까 나도 좋다“ 서울문학사, 2019. 1. 30.
그리고 내가 모르는 책이 더 있을 것이니 놀라 자빠질 지경이다.

그러니까 확인된 것만으로도 2019년에 새 책 8권에 양장본 3권, 모두 11권의 주옥같은
책들을 출간했다는 사실이다.
작가의 역량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많은 책을 쓰면서 어떻게 시간을 내서 해외는 다녀오는지 궁금하다.
모르기는 해도 평생 써온 글들이 머릿속 창고에 가득 차 있을 것이다.
평생 시인으로 산다는 것도 어렵지만, 많은 책을 출간한다는 것은 더욱더 어려운 일일
것이다.
2020년에도 시인의 건강과 빛나는 창작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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