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할래? 아기 하나 더 만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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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뉴욕 타임즈에 오피니언 칼럼을 쓰는 제니퍼 시니올(Jennifer Senior)의 글을
읽었다.

<아마도 자택 격리로 지칠 때 쯤 해서다, 나는 남편에게 이탈리아 의사가 쓴 트위터 글을
보여주기 위해 노트북 컴퓨터를 들고 아래층을 돌아다녔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벌어지는 끔찍한 일들을 적나라하게 적은 글이었다.
그 글은 영어로 번역되어 빠르게 퍼져나갔다.
남편은 한 번 피뜩 읽어보고는 나를 째려보더니 컴퓨터를 돌려주었다.
불과 두 꼭지짜리 글이었으니까.“왜 이걸 보여 주는 거지?”
남편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일주일 내내 거부하며 손가락으로 귀를 막았기 때문이 아니었다.
나보다 더 혼란해 하고, 나보다 더 싸우려 들고, 나보다 더 많은 것을 잃었으면서도
모진 고통 속에서 나보다 더 차분하기 때문이었다.
나는 지처 떨어지면서도 왜 그런지 깨닫지 못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자택 격리를 두어 달 하고 나면 부부는 궁극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치르게 될 것이다.
우리가 가이드로 삼는 논문이 몇 가지 있다. 예를 들어 2002년 《가족심리학 저널》은
1989년 허리케인의 여파가 부부에게 미친 결과를 조사한 특별한 논문을 발표했는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실재로 허리케인을 겪으며 살았던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비교했다.

그 결과? 허리케인이 지나간 다음 해에 평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혼했다.
하지만 평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결혼도 했다. 그리고 출산이 증가했다.
허리케인은 모든 방향으로 많은 감정적인 움직임을 촉발시켰다.>

미국에서도 이를 알아차리고 임신 예방 가족계획 지원 단체들이 격리자들에게 적극적으로
피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섰다.

자가 격리에 들어가면 답답해하는 현상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집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국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모양이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발병한 이후 이혼 건수가 급증했다고 보고했다.
지방의 한 이혼 등록 사무소는 2월 24일 이후 300건 이상의 이혼 신청서가 접수 되었다.
담당자는 갑작스런 급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커플들이 집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혼만이 아니라 결혼도 그렇다.
영자 신문 ‘데일리 메일’은 중국 남서부 쓰촨성 다저우의 결혼 등록 사무소에 300여 건의
신청서가 당도했다고 보도했다.
직원은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이후 결혼 등록 수가 계속 증가했다는 것이 분명하다.
갑작스런 결혼 등록 증가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결혼 등록 신청이 지연되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한창일 때 결혼 등록 사무소가 거의 한 달 동안 문을 닫았었다.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는 미국 사회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단체 모임이 금지되다 보니 결혼식을 치룰 수 없다.
결혼식은 이렇게 치러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COVID-19를 계기로
결혼 계획을 연기하고, 취소하고, 변경하는 커플이 있는가 하면 그대로 밀고 나가는
커플도 있어서 모든 커플의 이야기에서 배울 점이 있다.

여기서 사만다 버틀러와 제레미 패터슨은 단체 모임이 금지되자 집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
원래 결혼식은 토요일 스프링필드 컨트리 클럽에서 갖기로 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닫히고 하객들도 참석할 수 없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는 목사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집에서 결혼식을 올리겠다는 우리의 의견을 듣고 목사님은 흔쾌히 승낙했다.

신부 사만다의 부모님 집 거실에서 결혼식을 하기로 했다.
사만다의 여동생은 콜로라도에 살고 있어서 그녀가 비행기를 타고 참석할 수 없을 것이다.
할머니는 우리와 함께 살고, 오빠는 펜스테이트에서 집으로 돌아올 것이다.
여기 사는 신랑 제레미의 형은 올지 모르지만, 다른 형은 뉴욕에서 사는데 형수님이 임신
7개월이어서 여행을 하지 않는다.
웨딩드레스는 입지 못할 것이다. 모든 결혼식이 중지 되는 바람에 미처 끝내지 못했다고
들었다. 사진작가도 부르지 못하는 마당에 웨딩드레스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모두 청바지를 입어 달라.”고 통보했다. 신부는 흰 셔츠를 입을 것이다.
신부 엄마는 거실에 특별한 설치를 하고, 결혼식 후에는 브런치를 할 것이다.
꽃집에 전화해서 결혼식 때 꽃이 아름답게 보이도록 해달라고 주문하는 신부와 꽃집 주인은
수화기를 붙들고 같이 울었다.
보스턴으로의 신혼여행은 연기되었다. 항공사는 비행기를 취소했다.
모두에게 안전이 최우선이고 그렇지만 최대한 특별하고 기억에 남도록 할 것이다.
주변에서 한 마디씩 말했다.
“사만다와 제레미는 사랑에 빠졌고, 그게 중요하고, 그게 전부다.“
제레미는 사만다의 손을 잡고 말했다.
“만일 결혼을 하지 않고 모든 것을 연기하거나 취소한다면, 우리는 정말 슬프겠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이 모든 공포 속에서, 아니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흔들림 없이 내가 가장 사랑하는 친구와 결혼하여 행복을 찾아가는 길을 걷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하는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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