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으로부터 절박한 사연을 전달받고 이 상황을 널리 알려야겠다는 마음에서
전문을 전해 드립니다.
지금 현재 미국은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매일 1만 명도 넘게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 중의 절반이 뉴욕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현재 미국의 확진자는 81,321명으로 늘었고 1,112명이 사망했습니다.
안녕하세요.
페이스북 원래 잘 하지도 않고 더구나 이렇게 글을 쓰는 건 몇 년 만 인거 같은데,
지금 뉴욕의 covid-19 상황이 상황인지라, 많은 분들이 순전히 이 심각한 상황을 모르고
계시는 거 같아 알려드리고자 이렇게 글을 적어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조금이나마
이 전쟁터 같은 현실에 도움이 되길 바래보고요.
저는 맨하탄 병원 중 수술과 중환자실 (Cardiothoracic /Surgical ICU)에서 3년 반 정도를
정말 죽음 앞에 있는 환자들, 이 지역 내 정말 위급하고 심각하게 위중한 환자들을 돌보며
그분들의 가장 힘들고 특별한 시기를 함께 함으로써 많이 힘들어도 너무나 큰 보람과 감사함을
느끼며 간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런 직장에서 불과 일이 주 전만해도 병원 내를 통틀어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한두 명
생겼다는 루머가 돌며 과연 우리 병원이 어떻게 될까 상상했었는데, 그 1주일 반 사이에
다섯 개의 다른 중환자실 유닛들이 코비드19 환자들을 받기 시작했고 이 유닛들은 벌써
꽉 차서 지금 저희 병원은 넘쳐나는 코비드19 환자들을 받기위해 온갖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중환자실에 있는 환자들은 정말 위급한 상황입니다. 흔히들 생각하는 것처럼 늙은 노인들만
중환자실에 있는 게 아니고 아무 병력이 없던 10대 20대 30대 40대의 젊은 환자들도
위급한 상황에서 호흡기를 달고 인공호흡장치/ ventilator에 의존하며, 그것도 모자라면
ECMO (정맥동맥 체외막 산화기)같은 폐 또는 심장의 역할을 하는 인위적 기계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희 병원은 벌써 ventilator 가 모자라게 생겼고, 현재 중환자실에서
최고로 서포트 할 수 있는 ecmo 기계에 의존하는 코비드19 환자들이 이 짧은 기간 내에
저희 병원 유닛 안에서 놀라운 속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이탈리아처럼
의사들이 환자들 중 누구에게 기회를 주느냐 정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네요.
정말 전쟁터 같습니다.
환자들은 무서운 속도로 급증하고, 이 환자들은 그냥 아픈 정도가 아니라 정말 위중한
환자들이 많습니다. 코비드19 위중 환자를 받느라, 심경색이 오거나 뇌졸증, 위급 수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들을 덜 받게 될테구요. 지금 이 상황은 아직 우리가 예상하는 최악에서
먼 시점입니다. 이제 막 시작한 상황에서 뉴욕의 많은 병원들이 휘청대고 있는데,
급격히 늘어가는 감염자들 가운데 앞으로 한두 달 후엔 얼마나 더 상황이 안 좋고 충격적일지
생각만 해도 너무 두렵고 겁이 납니다.
나는 괜찮아. 나는 젊어. 이정도 나가는 건 괜찮아. 이정도 사람 만나는 건 아무것도 아니야.
라는 생각이 지금 이 상황을 걷잡을 수 없이 무섭게 만듭니다. 제발 집에 계세요.
사람들 초대해서 만나다니요. (저는 개인적으로 남편 생일날에도 가족5명이서 생일축하
집에서 저녁 먹기로 한 것도 마음 아프고 미안하지만 취소했습니다.
이땐 뉴져지에서 가족 외 4명이상 만나지 말라고 주지사가 발표한 상황이엿네요).
정말 필요한 것 생필품 사야하는 상황 아닌 이상 마트에도 가지마세요.
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추세를 최대로 줄여야만,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한 번에 아프지
않아야, 병원들이 그나마 운영될 수 있고 아픈 사람들을 돌볼 수 있습니다.
지금 젊다고 나는 괜찮다고 무책임한,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행동들이,
이식수술을 받아 면역력이 낮을 수밖에 없는 이식환자들,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분들을,
다른 질병 또는 상황 때문에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을 가장 큰 위험에 몰아넣고 있습니다.
그 환자가 여러분들의 할머니, 할아버지, 부모님, 친구들, 가족들이 될수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지금 프론트라인에서 일하는 의료진이 모자라는 건 당연한 얘기구요, 그런 의료진을
바이러스에서 보호하는 보호 장비도 한없이 부족합니다. 보통 한번 쓰고 버리는 마스크를
저희는 1주일동안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반 퍼블릭에서 많은 사람들이 집에 마스크를 박스 채
두고 있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이 바이러스 감염된 환자를 바로 앞 전방에서 치료하고
돕는 의료진이 보호받지 못한다면 이 상황은 더 악화될게 뻔합니다.
만약 집에 여분의 마스크가 있다면 근처 로컬 병원에 기부해주시면 너무나 큰 힘이 될 겁니다.
이 글은 겁주려는 의도로 쓴 게 아닙니다. 코비드19에 걸렸다고 다 중환자실에 오는 것도
아니구요. 하지만 너무나 많은 분들이 지금 현재 병원상황들을 모르시기에 이 상황을 심각하
게 받아들이지 않는 거 같아 순전히 알려드리기 위해 글을 썼습니다.
모르는 것을 알게 됨으로써 더 현명한 선택을 했으면 하는 바램에서요. 최대한 사람들 만나지 마시구요.
집에 계시구요. 손 최소 20초 씻으시구요. 기침이나 재채기 할 때 꼭 가리시구요.
함께 노력해야 이 악몽 같은 상황도 함께 이겨낼 수 있습니다.
일 끝나고 와서 다급한 마음에 두서없이 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 챙기시고 안전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