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지원이 통장에 입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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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에 단비처럼 드디어 현금지원이 통장에 입금되었다고 좋아들 한다.
나는 아직 받지 못했으나 분명 받을 거라고 믿고 있다.
노인들이 “받으면 뭐 하나 쓸데가 없는 걸!“ 하는 소리를 여러 번 들었다.
처음에는 그게 무슨 소리인가 했다.
그러나 내가 겪고 나니 이해가 된다.
홈디포에 모종을 사러 갔다. 가지, 방울 도마토를 집어 들고 가게 안으로 들어서려 했더니
경비가 막아선다. 일단 가게 문을 들어설 수가 없다.
문밖에는 가게 안으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2m씩 떨어져서 줄을 길게 늘어서 있다.
가게 안을 들여다보았더니 그 안에 돈을 내려는 사람들이 2m 간격으로 또 길게 늘어서 있다.
“맙소사” 이까짓 모종 좀 사려고 온종일 줄을 서다니 그냥 놔두고 왔다.

코스트코에 휘발유를 채우러 갔다.
주유소가 한산하다. 이렇게 한산 한 건 처음 보았다. 맨 날 길게 줄 서는 것만 보다가
내 앞에 줄이 없으니 의아하다. 거기다가 휘발유 가격은 왜 이리 싼지?
앞차 주유하는 여자가 주유가 끝나니까 끼고 있던 비닐장갑을 벗어 쓰레기통에 버린다.
주유 펌프를 많은 사람이 만지기 때문에 비닐장갑을 끼고 주유하라더니……
나도 장갑을 끼고 주유한 다음 장갑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코스트코에 들어가려는 사람들 줄이 2m간격으로 한 바퀴를 돌아 길게 늘어서 있다.
자택 격리로 가둬놓고 벌써 5주째다.
돈을 쓰고 싶어도 쓸 수가 없는 세상인데 정부에서 돈을 준다고 뭣에다 쓰겠는가?

한국 나가는 비행기 표를 알아보느라고 여행사에 전화를 걸었다.
여행사도 나만큼 늙었다. 30대 때 내게 비행기 표를 끊어 주던 주인 여자가 지금도
운영하고 있으니……
지금은 할머니가 되어버린 여행사 주인이 내 목소리를 알아보고 기쁘게 맞이한다.
거기까지는 그런대로 좋았다. 예전처럼 비행기 표 물어봤더니 여행사 문 닫았단다.
더는 할 수 없어서 그만두기로 했단다.
씁쓸한 것 같아서 행복하게 사시라고 인사나 하고 헤어졌다.
정부에서 돈을 받으면 뭐 하나 돈 쓸 수도 없는데……

누님이 4월 23일에 여행 가려고 예약했던 것도 다 취소되고 말았다.
꼼짝 없이 집에 묶여 있으면서 여행사에 지불했던 돈도 돌려받았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돈 받으면 뭐하니 쓸데가 있어야지?” 하는 거다.
집에 가둬놓고 돈 주면서 쓰라고 하다니 결국 식료품밖에는 살 수 없는데,
매일 집밥만 먹는 것도 따분하고, 그렇다고 외식하러 식당에 갈 수도 없고……

우리와 이웃 도시 프리몬트에 사는 청년 7명이 산타크루즈로 맥주 사러 갔다가 개인당
1천 달러짜리 벌금 고지서만 받았다.
산타크루즈 경찰국은 필수적인 외출 외에는 공공 모임을 금하고 집 밖으로의 외출도 자제하라는

행정 명령을 발동했는데 “맥주 사러 먼 곳까지 원정을 왔다는 것은 명령을 준수했다고 볼 수 없다”고

비난하면서 “커뮤니티를 위험에 빠뜨렸다면 당연히 벌금 고지서를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너나없이 정부에서 공짜 돈을 받으면 뭐 하나 나 좋은 것에 쓸 수도 없는데……

지난 3월 통계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옷을 위시해서 아무것도 구매하지 않는 게 뚜렷하다.
자택 격리 실시 이후 나타난 현상이다.
오로지 구매하는 건 식료품뿐이다.
돈을 거저 받아도 쓸데가 없으니 경기부양은 물 건너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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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통계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옷을 위시해서 아무것도 구매하지 않는 게 뚜렷하다.
자택 격리 실시 이후 나타난 현상이다.
오로지 구매하는 건 식료품뿐이다.
돈을 거저 받아도 쓸데가 없으니 경기부양은 물 건너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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