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행 비행기 타야 하나 말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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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코로나바이러스의 기내 감염 예방을 위해 객실승무원용 보호장비를

추가 지급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제공]

한국에 나가는 비행기표를 취소하기는 올해 들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월에는 한국에 코로나바이러스가 한창 심해서 한국에 가는 걸 포기했고,
이번 5월 7일 한국행은 비행기 탑승 날짜가 다가오면서 미국과 한국 간의 코비드19의
발병을 매일 예의 주시했다.
가야 하는 마음 반에 말아야 하는 마음 반이 공존하던 참에
매일 발표하는 한국의 방역대책 본부장의 브리핑을 보고 마음을 굳혔다.
“가지 않기로……“

방역본부장의 언급 중에서 “코로나바이러스는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건강한 젊은이에게는 약하게 반응하고 나이 든 노인에게는 강력하다.

특히 80세 이상 노인은 치사율이 24%이고
70세 이상은 10%이다.” 걸렸다 하면 고령자는 네 명 중 한 명은 죽는다는 이야기다.
이 말을 듣고 생각을 달리하게 되었다.
1%의 확률이 있다손 치더라도 그 1%가 목숨을 담보한다는데 어찌 하나밖에 없는 목을 내밀 수 있겠는가.
한국에 나가는 걸 그만두기로 마음을 굳히고 대한항공에 전화를 걸었다.
이미 지불한 비행기표 금액을 쿠폰으로 대처해 주시면 7월에 다시 써먹겠다고 했다.
전화를 걸면서도 은근히 걱정했다.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페널티를 먹인다거나 수수료는
제외하고 환불해 주겠다거나 하여간 어떤 불이익이 닥칠 것을 걱정했다.
그러나 의외로 예매처 여직원은 상냥하고 친절했다.
지금처럼 여행객이 없는 판국에 불친절하게 대했다가는 안 되겠던 모양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액 쿠폰을 이메일로 보내주겠단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내가 한국에 가는 것을 취소하게 된 동기는 고령자의 높은 사망확률만도 아니다.
외국에서 입국하는 사람은 2주간 집에서 격리 생활을 해야 한다는 규정이 더 큰 이유이다.
미국에서 적용하는 자택 대피령은 집에 머물면서 생활에 필수적인 일들은 다 하며 지낸다.
식료품점에 갈 수도 있고, 집 근처나 공원에 나가 걸어도 된다.
그런대로 이것저것 필수적으로 할 일은 다 하면서 사는 거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자택 격리는 말 그대로 집 안에 갇혀있어야 하는 거다.
누구를 만나 이야기해도 안 되고 집 밖에 나가 다니면 안 되는 규정이다.
스마트폰에 앱을 입력해서 동선을 감시하고 있으며 수시로 전화로 확인까지 한다는 것이다.
만일 전화기를 집에 놔두고 나갔다가 걸리면 팔찌를 채워준다니 이거야말로 구속이나
다를 바 없다.

이 문제는 나를 옴짝달싹할 수 없게 만들었다. 당장 가자마자 식료품을 사야 하는데
식료품점에 갈 수 없으니 굶어 죽게 생겼다.
택배로 주문하면 되지 않느냐 하겠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 기본이 챙겨져 있는 상황에서
주문도 하고 시키기도 하는 거지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되면 택배 주문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 어떻게 식료품 이전에 자질구레한 양념이며 그것도 작은 사이즈로, 일일이 사야할 게 너무 많다.

주문하는데 자신이 없다.
틀림없이 법을 어겨야 할 것이어서 한국에 나가는 걸 포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좋은 현상이나 해외에서 유입되는
전염자들 뿐인데 미국에서 오는 확진자도 많다. 이처럼 미국에서 들어오는 확진자들이 매일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 밀폐된 비행기 공간에 확진자가 두세 명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더군다나 대한항공은 객실승무원들을 위해 기존에 지급 중이던 마스크와 장갑으로는 부족해서
방호복과 고글, 마스크밴드를 추가 착용하고 승객을 대하겠다니 그만큼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뒤집어 생각하면 승객이야 어찌되건 승무원만은 코로나바이러스에 안 걸리게끔 무장하겠다는 것이다.
나는 급히 한국에 나가야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좀 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
기다리는 것이 상책이라는 생각이 드는 코로나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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