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에서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사람이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라고 배웠다.
그러나 내가 50년 전, 미국에 와서 처음 알게 된 것은 원주민 인디언들이 엄연히 존재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신대륙 아메리카를 발견했다는 것은 잘못된 표현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인디언은 인간이 아니라는 전제하에서만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다는 말은
성립된다. 그때까지 내가 보아온 카우보이 영화에서 인디언을 개나 돼지 취급하면서
학살하던 모습은 모두 인디언은 인간이 아니라는 전제하에서 만들어졌던 것이다.
조지 프로이드의 죽음을 계기로 오늘날 세계의 개미들은 미국 역사를 바로 써야 한다고
부르짖는다.
1492년 10월 12일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상륙했다.
콜럼버스가 미 대륙을 발견한 날을 기리기 위해 콜럼버스 데이로 정하고 국경일로 삼았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서 매년 10월 12일 콜럼버스 데이가 오면 몇몇 사람이 이의를
제기하곤 했다.
샌프란시스코 노스 비치에는 이탈리안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한다.
1957년 10월 12일, 이탈리안 이민자들의 성금으로 샌프란시스코 텔레그라프 언덕 위에
청동으로 제작한 콜럼버스 동상을 세웠다.
무솔리니를 찬양하고 그의 동상을 제작했던 이탈리아 예술가 비토리오 데 콜베르탈도
백작이 조각한 작품이다.
2019년 10월, 누군가 콜럼버스 동상에 붉은 페인트로 칠을 해 놓았다.
그리고 그 밑에는 “대량학살 경축을 중단하라”라고 써놓았다.
콜럼버스 날은 10월 둘째 주 월요일이지만,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죽어간 원주민 인디언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날로 바꿔 행사한다.
100개 이상의 도시들이 콜럼버스 날 대신 원주민의 날로 기념한다.
개미들의 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인 것이다.
이것은 콜럼버스 이후 유럽인들이 몰려오면서 원주민 인디언들을 대량 학살했고
또한 유럽인들한테 묻어온 질병, 병균이 과학 문명을 접하지 못했던 인디언들에게
치명적인 병마로 나타나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재앙을 몰고 온 최초의 유럽인이 콜럼버스인 것이다.
민초들은 지난 십여 년간 콜럼버스에게 가상으로 살인죄를 적용하여 재판에 회부했고,
탐험가는 양극화의 인물이 되었다.
콜럼버스 동상은 종종 미국 전역에서 낙서꾼들의 표적이 되었다.
역사를 바로 세우지 않으면 미국은 인권을 내세울 자격이 없다.
샌프란시스코 코이트 타워에 있는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동상이 2020년 6월 18일
목요일 아침 일찍 조용히 철거되었다.
조지 프로이드 사망 이후 최근 몇 주 동안 전국적인 반인종주의 시위가 벌어진 것도
이유 중의 하나이고, 샌프란시스코 예술 위원회에 따르면, 이 설치물은 시의 “인종 정의에 대한 약속”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견해도 하나의 이유이다.
샌프란시스코 시장의 지시에 따라 콜럼버스 동상은 조용히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젠 샌프란시스코가 ‘일본군 위안부’ 동상과 더불어 인권의 횃불을 들어올린 도시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