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에서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전세 가격을 잡겠다고 별별 부동산법을 통과시키고
난리 법석을 피운다. 부동산 가격이라는 게 시장원리에 의해서 움직이는 거지 법으로 제동을
건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제동을 걸어놓으면 잠시 법이 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시장 원리대로 돌아가고 만다.
동류수만절필동(東流水萬折必東)이다.

내 경험에 의하면 미국에서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6개월 후에 한국에서도 부동산 가격이
뛰었다. 이 기간이 점점 좁혀지면서 지금은 같이 돌아간다.
미국과 한국의 부동산 가격이 같이 올라간다.
미국은 부동산 가격이 올라간다고 해서 가격을 억제하려는 정책이나 법은 만들지 않는다.
그냥 시장경제 돌아가는 대로 가는 것이다.

나야 겨우 우리 동네 집 가격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만 알뿐 미국 전역의 동태는 모른다.
2008년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부도가 나서 집을 버리고 떠나거나, 은행에서 압류한 집들이
곧 많았다. 압류한 집들은 경매에 내놓거나, 헐값에 처리하곤 했다.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오바마 정부가 무제한 돈을 풀었다.
시장에 돈이 넘쳐나고 은행 이자는 바닥으로 내려갔다.
이렇게 되면 돈의 가치를 믿을 수가 없어서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는 건 불을 보듯 빤하다.
금융위기 6년 후, 시장에 집이 없어서 못 파는 지경에 이르렀다.
집을 팔겠다고 내놓으면 벌떼처럼 덤벼들어 팔겠다는 가격에 웃돈을 잔뜩 얹어주었다.
누가 더 많이 얹어주느냐에 따라 그에게 넘어가는 때도 있었다.
내 딸도 2016년 집을 사려고 가격을 적어 넣으면 딱지 맞기를 여러 번 했다.
할 수 없이 부르는 가격에 10%를 얹어주고 그것도 은행 융자 없이 현찰을 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더니 딸 앞으로 떨어졌다.
지금 그 집은 30% 오른 가격이지만 내놓으면 누구라도 가격보다 더 주겠다고 할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또다시 돈이 풀려나고 있으니까.

오바마 정부 시절 수조 달러를 풀어놓은 돈이 미처 회수되기도 전에 코로나 사태가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수조 달러를 찍어낸다.
국민이 바라지도 않았던 돈을 개인당 1200달러씩 주더니 또다시 1200달러를 더 주겠단다.
미국 준비은행에서 무제한 돈을 찍어내는 것이다.
서민이라고 해서 바보가 아니다. 돈을 찍어내면 돈 가치가 떨어질 것이고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금을 사든가 부동산을 사야 할 것이다.

9월 학교 개학을 앞두고 아이들 좋은 학교에 넣으려고 집을 사고파는 건수가 많다.
동네를 걷다 보면 팔겠다는 집이 뻔질 나온다. 앞으로 팔 집이라는 사인을 붙이기도 전에
집은 팔리고 만다. 그것도 부르는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신문에 보면 집이 없어서 못 판단다.
이쯤 되면 한국에서 집값이 뛰는 건 불을 보듯 빤한 일이다. 학군이 좋은 동네만 오른다?
미국도 그렇다.
부동산 가격이 뛰는 것은 전 세계 국가들이 경제를 위기에서 살려보려고 돈을 풀기 때문이다.
풀린 그 많은 돈이 어디로 가겠는가?
오늘 금값이 온스 당 2034달러로 치솟았다. 이것은 현금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금 가치가 떨어질 때는 부동산이라도 사 둬야 하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이걸 법으로 막아보겠다는 정책은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정책 입안자들을 괴롭힐 것이다.
법으로 막을 것이 아니라 거래를 투명하게 하고 부정부패가 없게 해야 한다.
자금 출처와 은행 융자 심사를 엄격하게 관리 감독하면 된다.
부정하면 벌과금이 너무 커서 부정부패를 못하는 시스템이어야 국민들에게 환영받는
정책이 될 것이다.
공무원이 철저하게 정직해서 부정부패가 발을 못 디디게 해야 하는 공무원 교육이 어렵다고,
간단하게 국민을 다그쳐서 집 가격을 못 올리게 하는 법을 만들면 일은 꼬여만 간다.
공무원을 다스리려면 교육으로 되지만 국민을 다스리려면 법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의 예가 정직한 공무원으로 성공한 나라가 아니더냐.
미국도 대체적으로 정직한 공무원 사회다.
공무원이 정직하면 기업인들도 정직할 수박에 없고 은행 융자가 엄격하고 정직하면 투기꾼이
발붙일 떼가 없게 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직한 사회를 만드는 게 정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