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은 가수 나훈아를 가리켜 사나이라고 부른다.
사나이 중의 사나이라고도 하고 ‘사나이답다’라고도 한다.
그의 과거 행적을 보면 수긍이 가는 말이다.
일본 공연에서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외친 거나, KBS 공연장에서 “KBS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진짜 나훈아 답다.
어느 가수가 이렇게 면전에 대놓고 말할 수 있겠는가?
국민의 속을 시원하게 해 준 사나이이다.
나훈아는 KBS ‘2020 한가위 나훈아 쇼’를 비대면으로 공연했다.
코로나 19 장기화로 지친 국민을 위로하고 다시 힘을 내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취지였다.
나훈아는 공연 개런티도 받지 않았다. 이 부분부터 이미 사나이다운 통 큰 제스처인 것이다.
시청률은 한 마디로 대박이 터졌다.
두 번 다시 볼 수 없는 ‘다시보기 서비스가 안 되는’ 방송에다가,
나훈아 15년 만의 방송 출연이라는 면에서 시청률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각종 미디어에서 <눈물이 난다> <왜 가황이라 부르는 줄 알겠다> <진정한 예인을 봤다>
이런 찬사가 끝이지 않았다.
“역사책 봐도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위해 목숨 거는 거 못 봤다”
“KBS는 국민의 소리를 듣고 같은 소리를 내는 정말 국민을 위한 방송이 됐으면 좋겠다”
이런 말 누가 함부로 할 수 있겠는가?
나훈아라는 사나이가 국민의 마음을 속 시원하게 대변해 주고도 남았다.
그동안 코로나 19로 집에 틀어박혀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날아가는 순간을 맛보았다.
나훈아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소환해 만든 곡 ‘테스형’도 연휴 기간 신드롬급으로
회자 됐다.
나훈아를 뛰어넘는 도 다른 사나이가 나타났으니 이 얼마나 통쾌한 일이냐.
검찰총잔 윤석열이다.
국감장을 뒤흔든 윤석열 검찰총장을 보면서 10년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가는 것 같이 시원했다.
어느 누가 국감장을 이런 식으로 뒤엎은 예가 있었더냐?
그동안 추미애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을 개 끌고 다니듯 목에 줄을 걸고 이리저리 끌다가
드디어 개장에 가둬두는 것을 보고 국민은 얼마나 복장이 터졌는지 아느냐.
“검찰총장은 법무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추미애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이 위법하다.”
추 장관은 라임펀드 사기 사건에 대해 윤 총장을 아예 수사에서 배제하는 내용의 지휘를
했다.
검찰청법은 법무장관은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 감독하고 구체적 사안에 대해선
검찰총장만을 지휘, 감독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총장을 아예 배제하는 건 수사지휘 범위를 넘어섰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윤 총장은 그렇게 보면서도 일단 수용했고, 국회에서 그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런데도 여권이 윤 총장의 그런 비판을 놓고 민주적 통제를 거부한 것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논리적 근거 자체가 희박하다.
대검 국감에 참여했던 국민의 힘 장제원 의원은
“15시간의 화려한 단독무대, 여야 법사위원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 추미애 법무장관까지
모두 조연으로 만든 정치 블록버스터였다“고 했다.
“야권 정치 지형의 대변화는 시작됐다.”
“이제 윤석열이라는 인물은 국민의 힘을 비롯한 범야권에서 가장 강력한 원심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확실한 여왕벌이 나타난 것.”
“윤석열 쇼크는 기존 대선 잠룡들의 발걸음을 재촉할 것”이라고도 했다.
참으로 통쾌한 검찰총장의 발언에 지난 밤 잠이 다 잘 오더라.
정치하는 사람들 하는 말을 들어보면 골치가 아파 보던 채널을 돌려버리는데
가끔, 어쩌다가 국민의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사나이가 있어서 그나마 살 것 같다.
대한민국 국회에는 왜 자생 사나이가 없을까?
국민을 위한 발언이 아니라 내편을 위한 발언만 하라는, 내편을 위한 발언을 하지 않으면
당에서 내 쫓거나 다음 공천에서 탈락시키는 이런 행태가 계속되는 한 사나이다운,
국민을 위하는 참다운 국회의원은 기대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