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인디언들에게는 “왜 가을에는 잎이 빨갛게 변하는가?”에 대한 전설이 있다.
아주 오래 전, 지구에 동물 외에는 아무도 살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다.
때때로 동물들은 위대한 평의회를 열곤 했다.
곰은 날카로운 발톱과 반짝이는 두터운 외투, 우렁찬 목소리를 가지고 평의회에 참석했고,
사슴은 나무처럼 솟은 뿔을 머리에 이고 자랑스러워했다.
모든 동물들과 모든 새들이 위대한 평의회에 참석했다.
작은 거북이도 참석했다. 그는 너무 작아서 아무도 그와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작은 거북이는 종종 이렇게 소원을 빌었다.
“오, 내게 선행할 기회를 주십시오. 동물들이 위험에 빠지지 않게 감시하는 선행을 베풀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동물들을 위해 뭔가를 할 기회를 원합니다.”
어린 거북이는 그가 원하는 선행에 대해 결코 잊지 않고 기다렸다.
어느 날 기회가 찾아왔다.
그가 위대한 평의회에 참석했더니, 동물들이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지구는 너무 어두워서 아무것도 볼 수 없어. 불을 켜서 하늘에 설치하면 안 되나요?”
그때 작은 거북이가 말했다.
“제발 나를 하늘나라로 올라가게 해 주십시오. 하늘에서 빛을 발하는 물체를 만들겠습니다.“
위대한 평의회에서 동물들은 작은 거북이를 하늘나라에 올려 보내기 위해서 전화로 검은
구름을 불렀다.
단숨에 달려온 검은 구름은 작은 거북이를 천둥과 번개에 실어 하늘나라로 올라갔다.
작은 거북은 하늘나라에 도착하자마자 번갯불로 태양을 만들어 하늘에 매달았다.
태양을 만들어 하늘에 띄우기는 했으나 생명력이 없는 태양은 움직이지 못하고 한 곳에만
있었다.
그 바람에 지구의 모든 세상은 너무 뜨거워서 살 수가 없었다.
“어떻게 하지?” 동물들이 서로 물었다.
“태양에게 생명과 영혼을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태양이 하늘에서 이리저리 움직일 겁니다.”
드디어 동물들은 태양에게 생명과 정신을 주었고, 태양은 하늘에서 옮겨 다니게 되었다.
작은 거북이는 검은 구름 속에서 번개로 달을 만들어 태양과 짝지어 주었다.
태양과 달의 자녀들이 하늘나라 전역의 수많은 별이 되었다.
작은 거북이는 행복했다. 왜냐하면 자기가 원했던 선행을 실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구에서 지켜보고 있던 여러 동물들이 작은 거북이를 부러워했다.
특히 사슴은 질투심이 많았다. 사슴은 무지개에게 거북이가 사는 하늘나라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
“무지개야, 나를 작은 거북이가 사는 하늘나라로 데려다 줘.”
무지개가 말했다.
“호수 옆에서 나를 기다리다가 짙은 안개 속에서 나를 보면…….”
사슴은 이 약속을 비밀로 했다. 왜냐하면 사슴 혼자서 하늘나라에 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매일 호수 옆에서 기다렸다. 어느 날 호수에서 짙은 안개가 솟아오르고 있을 때,
사슴은 아름다운 무지개를 보았다.
무지개는 호수에서 큰 산까지 아치를 만들었다.
“아름다운 길을 따라 하늘나라로 가세요.” 무지개가 말했다.
사슴은 빛나는 길로 들어갔고, 그길로 하늘나라에 있는 작은 거북이 집으로 곧장 인도됐다.
사슴은 하늘나라를 돌아다니며 사방을 둘러보았다.
지구에서 위대한 평의회가 열렸는데 사슴은 없었다.
“사슴은 평의회에 오지 않는데, 어디 있지?”
독수리가 사방으로 날아다니며 사슴을 찾았지만 볼 수 없었다. 늑대가 숲을 뒤졌어도 찾지 못했다.
검은 구름을 타고 지구에 내려와 위대한 평의회에 참석한 작은 거북이가 사슴은 무지개를
타고 하늘나라에 와 있다고 말해 주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곰은 자기도 하늘나라에 가겠다고 마음먹었다.
어느 날 곰 혼자서 호수 근처에 있을 때, 거대한 숲을 통과하는 빛나는 무지개를 보았다.
곧 그는 하늘나라에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가 처음 만난 동물은 사슴이었다.
“왜 우리를 떠났지? 왜 우리 몰래 작은 거북이 땅에 갔지? 왜 우리를 기다리지 않았지?”
곰이 사슴에게 따져 물었다.
사슴은 대답 대신 화가 나서 뿔을 흔들었다.
“무슨 권리로 나한테 묻는 거야? 늑대 말고는 아무도 내가 왜 왔는지 묻지 않을 거야.
버릇없는 너 같은 놈은 죽여 버릴 거야.”
사슴은 목을 둥글게 하고, 뿔 달린 머리를 꼿꼿이 세웠다. 그의 눈은 분노로 빛났다.
곰은 두렵지 않았다. 발톱은 날카롭고 튼튼했다. 곰의 우렁찬 목소리가 하늘나라 전역에
울렸다.
사슴과 곰의 결투가 하늘나라를 뒤흔들었다.
동물들은 지구에서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누가 하늘나라에 가서 곰과 사슴이 싸우는 걸 말릴 수 있을까요?”
“내가 가겠습니다.”
늑대가 말했다. 늑대는 빛나는 길을 따라 달려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나라 결투장에
도달했다. 늑대는 사슴에게 말했다.
“싸움을 멈추게, 멈춰.”
사슴의 뿔은 피로 덮여 있었고, 사슴이 뿔을 흔들 때마다, 큰 핏방울이 허공에 날려 아래로 떨어져
숲의 모든 잎에 튀었다. 잎들은 아름다운 붉은색이 되었다.
아메리칸 인디언들은 가을에 나뭇잎이 붉게 물드는 까닭은 오래 전에 사슴과 곰이
하늘나라에서 큰 싸움을 했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