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부터 안전한 줌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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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으면 생일은 왜 이리도 빨리 찾아오는지

반가워하지 않아도 염치불구하고 고개를 내민다.

애들은 생일을 손꼽아 기다리는데

노인은 생일이 달갑지 않은 까닭은 남은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인생의 가장 큰 불안은 단축되는 시간에 관한 공포다.

반드시 코로나에 걸려야만 공포심이 생기는 게 아니라

자연현상으로 늙어간다 하더라도 공포는 어김없이 다가온다.

아니라고 우기는 사람은 건강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찾아온 생일이라고 가족이 한데 모였다.

모이기는 모였다만 김빠진 모임이라 반가우면서도 씁쓸하다.

그저 살아있다는 모습을 확인하는 것만 같다.

 

생일 파티

 

생일파티가 줌으로 열리네

올 사람은 다 왔건만

가공 음식처럼

정성이 빠진 만찬이네

 

파티는 세 가지 행복이 있어야 맛인데

만나는 행복

먹는 행복

떠드는 행복

 

줌 파티는 세 가지가 있으면서도 없네

만나도 감각이 없고

보고도 먹을 수 없고

떠들어도 감정이 없네

 

사나운 코로나 독수리

진짜 행복은 다 채 가고

요기나 하라고 컵라면 같은

줌이나 던져주고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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