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증오에서 벗어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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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이 미국에 확산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염병이 중국 우환에서

시작됐다는 문제를 상기시켰다. 코로나 발병국이 중국이라고 공공연히 지적했다.

공공연히 지적만 한 게 아니라 계속 물고 늘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적이 그르다는 게 아니라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증명되지도 않은 사실을 부각시킴으로써 인종차별에 불을 지핀 것이다.

 

아시안 증오범죄는 실질적으로 중국인을 향한 증오인데 아시아인 중에서 중국인을

식별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인도 중국인으로 오인된다.

세계 2차대전 때에는 한국인이 일본인으로 오해받아 불이익을 당했고,

지금은 한국인이 중국인으로 오해받아 당하는 실정이다.

 

미국 국가대표이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남가주 출신 한인 2세 스노보드 챔피언인

클로이 김(21)도 아시안 증오범죄에 매일 시달리고 있단다.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종목에서 세계 최강자로 평가받는 클로이 김은 프로선수이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데도 인종차별에서 예외가 아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하루에 수십 통, 매달 수백 건의 증오 메시지를 받는다고 밝혔다.

그녀가 최근에 받은 메시지에는 멍청한 아시안이라는 인종차별적 표현과 함께 외설적인

내용과 욕설까지 담겼다.

그녀는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면서 증오범죄가 더욱 악화됐다면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타려고 할 때 한 여성이 나에게 여기에 들어오지 마라

소리친 적도 있다고 전했다.

LA에서 부모와 함께 사는 그녀는 집을 나설 때는 호신용 무기를 꼭 챙긴다는 사실도

고백했다. 허리춤에 매는 작은 가방인 패니 팩에 전기충격기, 최루액 분사기인 페퍼 스프레이,

호신용 칼을 넣어 다닌다는 것이다.

 

남가주 풀러턴에서 아시아계 여성이 운전하는 차에 두 차례 돌을 던져 전면 범퍼와

앞 유리가 깨지는 황당한 일도 벌어졌다.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체포된 범인 얀케는 경찰에 연행되던 당시 한국인들이 나를

통제하려 한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가주 리버사이드에서 60대 아시안 여성이 애완견과 산책하다가 흉기에 찔려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리버사이드 카운티 라시에라 골든 애비뉴에서 오전에 애완견을 산책시키던 키 치에 멩(64)

노숙자 여성(23)으로부터 흉기로 복부를 찔려 쓰러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응급차량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공격이 대부분 경찰에 자주 체포되고 정신적

문제가 있는 노숙자들의 소행이라고 보도했다.

정신적 문제가 있는 전과자들을 병원에 보내면 수 시간 만에 다시 거리로 돌아오는 데 문제가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정신적 문제를 가진 노숙자에 대한 관리가

더 느슨해진 것도 문제다.

 

어떻게 하면 아시안 증오범죄를 막을 수 있을까?

1970년대 지미 카터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일본 죽이기에 나섰었다.

당시 일본은 경제발전을 위해 안간힘을 쓰던 때다.

일본 자동차가 빠르게 미국에 진출하면서 미국 자동차 시장을 잠식해 갔다.

자동차 산업을 붕괴시킨다는 위기의식을 느낀 미국인들에게 지미 카터 대통령은 앞장서서

일본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엔화 가치를 높여 일본 자동차 수입을 막으려 했다.

한국에는 주한 미군을 철수하겠다며 압력을 넣기도 했다.

일본 자동차는 미국산 자동차보다 가격이 월등히 높아지면서 경쟁에서 밀려났다.

위기의 순간에 일본은 자동차 품질을 향상시켰고 에너지 절감 엔진을 개발했다.

품질 경쟁에서 일본 자동차가 승리하면서 오늘날 미국 자동차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결과를 내고 말았다.

지금은 미국인들도 일본 자동차를 선호한다.

 

마찬가지로 아시안들이 위협받는 지금이 도약의 계기가 돼야 한다.

LPGA에 박세리를 위시해서 한국 선수들이 진출하면서 한때 영어 못하는 선수는 출전 금지

운운한 적도 있었다. 한국 여자 선수들의 득세에 TV 시청률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지금은 한국 선수들이 챔피언에 오르면 유창한 영어로 인터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미국 프로 골프 리그에서 한국 여자 골퍼들이 확고한 자리를 차지함과 동시에

영어도 잘하니까 무시하지 못하는 존재가치를 형성해 냈다.

유대인들이 미국 언론을 장악함으로써 무시할 수 없는 힘을 발휘하는 것처럼

이 시련을 기회로 삼아 더욱 분발해서 한 단계 올라서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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