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로 오는 자가 검역 진단 메시지는 하루에 두 번 오는 게 아니라 수시로 온다.
틈만 나면 열어보는 데 불과 얼마 전에 보냈는데 또 왔다. 하루에 서너 번은 보내는 것 같다.
오후에 고양시 중독관리통합 지원센터에서 메시지가 왔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을 위해 보건복지부에서는
코로나19 통합 심리 지원단을 구성했습니다.
서비스 제공과 관련하여 귀하의 전화로 빠른 시일 내에 연락드리겠습니다.
마음의 회복을 위하여 함께하겠습니다.
귀하의 몸과 마음의 회복을 기원합니다.
보건복지부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 고양시 중독관리 통합심리지원센터.
코로나 블루에 대처하는 방법 지원 웹 주소 소개.
코로나 블루 마음 처방전을 주제로 건강관리, 취미생활, 심리 테라피 등 온라인 테마 강좌
제공. 많은 이들의 이용 바랍니다.
경기도 온라인 평생학습 서비스 지식 웹주소 안내.>
집에만 박혀 지내느라고 우울증에 걸릴까 봐 염려해 주는 것이다.
친절하고 고맙기도 하다. 어느 선진국이 이처럼 자가 격리자를 돌보아 준단 말인가?
한국은 선진국이 다 됐고 국민의식 역시 향상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후 3시 15분
전화벨이 찌지찌지하면서 이상한 소리를 낸다. 처음 듣는 소리여서 불안하고 겁도 난다.
코로나 검역소에서 걸려오는 전화다.
액정화면에 대고 나이키 로고를 그렸더니 붉은 글씨로 위치추적 중이라면서
아래 빨간 버튼을 눌러달란다. 급하게 눌렀더니 곧 꺼지면서 메시지는 화면에서 사라졌다.
위치추적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찜찜하다. 이건 자유를 빼앗긴 속박이 아니더냐.
뭐 내가 죄지은 범인도 아니면서 위치추적을 당하다니 하는 생각에 기분이 언짢다.
뿐만 아니라 사생활 침해를 이렇게 들춰봐도 되는 건가?
여기가 북한도 아니고, 내가 못 올 곳을 왔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편 그럴 수도 있겠지, 나를 믿을 수가 없어서 위치 추적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을 지키겠다는 의미가 아니더냐?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세상에는 싸울 수 없는 두 가지 힘이 있는데 하나는 자연이고 또 다른 하나는 사랑이다.
사랑과 싸움이었으면 오죽 좋겠느냐만, 우리는 지금 자연재해인 코로나와 싸우고 있다.
오후 4시에 고양시 중독 관리 통합지원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코로나 블루에 걸려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알아보는 전화다.
심리적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있다면서 먼저 웹사이트 주소를
소개해 주겠단다.
문자로 웹 주소를 보내주면서 들어가 보면 도움이 되는 사이트가 있을 거라며 이런저런
안내를 해 준다.
뭐 대단한 것은 아닌 것 같아 대강 듣고 넘겼다.
한국이 잘 살다 보니 별별 혜택을 다 베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