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정부에서 부스터 샷을 놓아줄 것이냐 말 것이냐를 놓고 설왕설래했다.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가 부스터 샷 임상시험 결과 델타를 비롯한 3가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왕성한 항체반응을 생성했다’는 시험결과를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도 9월 20일(월요일)부터 부스터 샷(Booster Shot)을 놓아준다고 했다.
부스터 샷은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이다.
60세 이상 노인이나 의료 종사자들, 경찰관, 소방관, 일선에서 대중과 접촉해야 하는
요원에게 3차 접종을 놔 주기로 했다.
일요일 오후에 아내는 카이져 병원에 연습 삼아 백신 접종 예약을 두드려보았다.
기대했던 것도 아니었는데 금세 예약이 가능하다고 나왔다.
이게 웬 떡이냐 하고 곧바로 예약했다.
며칠 후에 적당한 날짜를 골랐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맛있는 떡은 없었다.
당장 내일 아침 9시에 자리가 비어있단다. 그 자리 말고는 언제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지난 2월 백신 1차 접종 때 예약이 안 돼서 애를 먹던 생각이 나서 이번에는
당장이라도 좋다고 항복하듯 받아드렸다.
카이져 병원 백신 접종 병동 입구에는 줄이 길게 서 있었다.
대부분이 젊은이들이다. 주로 주부며 여자들이 많았다.
뉴스 미디어에서 매일같이 백신 맞으라고 독촉하다시피 떠들어대는데
지금껏 뭘 하고 여태까지 백신도 안 맞고 지냈는지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부스터 샷을 맞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았다.
서류 한 장을 내놓고 작성하란다.
인적사항 말고 몇 가지 질문이 있는데 항암치료 받느냐, 장기 이식 수술 받았느냐,
아픈데 있느냐, 뭐 이런 질문이다.
해당 사항 없다고 해 놓고 줄을 섰다.
아내는 모더나 백신이어서 따로 불려 나갔다. 나는 화이자 백신이어서 그냥 줄에 서 있었다.
오늘 백신 맞는 사람들은 화이자 백신 줄에만 있는 것으로 보아 모두 화이자 백신을
맞는 모양이다.
나는 화이자 3차 접종을 하면서 독감 예방주사는 언제쯤 맞으면 좋겠냐고 물어보았다.
지금 당장 놓아주겠단다.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예방주사를 동시에 놓아주겠다는 바람에
덜컥 겁이 났다.
그까짓 거 독감 예방 주사야 언제든지 맞을 수 있는 거, 다음에 맞겠다고 하고는 물러났다.
동시에 맞았다가 만일에 어떤 부작용이라도 일어나면 코로나 백신 때문인지, 독감 예방주사
때문인지 어떻게 알겠는가?
독감 예방주사는 서두를 필요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2주 후로 미뤘다.
3차 백신 맞은 당일, 12시간 후에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몸이 으스스 춥고 몸살 기운이 돈다. 일찌감치 자리에 누웠다.
자리에 누워서 유튜브로 탈북 여자들 수다 떠는 소리나 듣는데 그 소리에 그 소리가
끝이 없다. 모두 남한은 천국이라고 말한다. 배불리 먹고, 고기에 계란 먹고, 여행도 가고
천국이 따로 없단다.
몸살 기운은 다음날도 계속됐다. 심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정도도 아니다.
1차, 2차 맞았을 때도 그랬으니까 경험에 의해서 겁은 나지 않았지만 온종일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게 시간 낭비 같아서 아까웠다.
하면서 엉뚱하고도 허무맹랑한 생각이 든다.
분명히 죽을 때도 아파서 누워 있다가 죽을 텐데,
아파서 누워있으면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 텐데,
시간이 아까워서 다시 일어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