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걷다 보면 사람들은 대부분이 개와 함께 걷는다.
개 기르는 집이 많다는 이야기도 되고 개는 운동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된다.
주인과 함께 걷는 개들을 보면 하나같이 살이 디륵디륵 쪘다.
먹고 집에만 있으니 살이 찌는 모양이다.
오늘 아침에는 집에서 나와 열 발자국이나 걸었을까?
가로등 기둥에 작은 전단지가 붙어있다.
예쁘장하게 그려놓았기에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개 시더가 필요하세요? 시간 절약하세요.
전화번호
화요일, 수요일, 금요일 5:30 ~ 6:30 pm
개 시더, 경험 있음.
주말, 방과 후, 저녁 시간도 가능.
1~2 시간 걷기“
누군가 개 운동시켜주는 일을 주인 대신 해 주겠다는 광고이다.
분명 어린 학생일 것이다.
내게 개가 있어서 흥미로운 게 아니라 개 시더를 해 주겠다는 광고가 신기해서
자세히 보게 되었다.
개와 함께 걸어주는 데 가격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보통 시간당 10달러 ~ 30달러 정도이다.
10달러나 15달러 달라는 사람에게는 팁까지 합쳐서 20 달러 정도 주면 된다.
학생 아이가 일주일에 두세 번 개와 함께 걸어주고 용돈 버는 것이다.
그렇다고 만만한 일도 아니다. 개와 함께 걷다 보면 개는 가다가 대변을 보기 마련이다.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다가 개 대변을 처리해 줘야 한다.
개는 살아있는 동물이어서 걷는 동안에 자기도 참관하고 싶은 게 있기 마련이다.
다시 말해서 개가 요구하는 건수를 들어줘야 한다.
다녀온 다음에는 물도 줘야 한다.
개 기르는 사람들은 정말 개 시더가 큰 고민이다.
우리 딸네만 해도 그렇다. 몇 시간 정도 저녁을 먹으러 레스토랑에 나갈 때는 그냥 개를 집에
놔두고 다녀온다지만 조금만 멀리 간다거나 볼일이 있어서 외출할 때면 개 시더가 필요하다.
멀리 LA에라도 다녀올 일이 있을 때는 며칠 봐줄 사람이 필요하다.
딸은 우리 집에다가 맡기고 가는데 개도 사람과 같아서 자기 집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주인이 아니라는 것도 안다.
주인이 나간 문 앞에 앉아서 주인의 발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걸 보면 딱해 죽겠다.
2~3일 후에 주인이 나타나면 개가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는 걸 보면 참으로 개의 감정이
어쩌면 사람과 똑같은지……
종이에다가 예쁘장하게 그려놓은 광고를 보면서
누군지는 몰라도 비즈니스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