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알고 싶다’ 책이 출간되고 일주일이 지났다.
책 제목을 놓고 고심했었다. ‘엄마의 비밀’ ‘소년은 알고 싶다’ 중에서 어느 제목으로
정할 것인지 지인들에게 물어보았다. 5:4의 비율로 ‘소년은 알고 싶다’가 우세했다.
제목은 그렇게 결정되었다. 하지만 ‘어떤 비밀(A Certain Secret)’이라는 부제를 붙였다.
엊그제 글을 쓰다가 생각났다.
짜장면을 많이 준다고 해서 단골손님이 되는 것이 아니고 조금 준다고 해서 손님이 끊기는
것도 아니다 맛이 좋으면 자연히 발길이 모이게 되어 있는 것처럼 책 제목이 어떠냐는
중요하지 않다. 내용이 충실하고 재미있으면 잘 팔리는 거다.
서울 시내에 나가는 길에 광화문 교보문고에 들렀다.
일요일 저녁나절이어서 그랬는지 손님이 우글거렸다. 전철 안처럼 복작댔다.
신간 소설 평대에 가 보았다. 평대에는 ‘소년은 알고 싶다’가 의젓하게 놓여 있었다.
반가웠다. 4권이 싸여 있다. 사 들고 가는 사람이 있으려나 의심스럽다.
내가 쓴 소설이 광화문 교보문고 평대에 진열되기까지는 필경 작은 금메달 때문이었을
것이다. 내가 붙인 명칭 ‘금메달’이라는 것은 책 표지에 동그랗게 금메달처럼 그려놓고
‘한국예총 2021 예술세계 장편소설 신인상 당선작’이라고 쓰여 있는 마크를 말한다.
집에 돌아와서 검색해 보았다. 서울에 흩어져 있는 교보문고 10곳, 지방 11곳에
배포되어있다.
광화문 교보문고에 3권이라고 적혀있는 것으로 보아 내가 집에 오는 동안에 한 권이 나갔다는
이야기다. 조금은 설렜다.
나는 ‘소년은 알고 싶다’를 쓰면서 여러 번 눈시울을 적셨다.
이 이야기는 자신의 유년기와 소년기 그리고 일생을 통해서 엄마를 그리워하는 스토리이다.
한 지방 도시의 소년이었고 지금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사는 노년의 아버지가 된 병호라는
인물이 어머니를 추적하면서 그린 소설이다.
이 이야기의 사건이 편안하게 읽히는 보통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다고 특별한 일도 아니지만
내가 살아온 시대를 보여주는 유튜브 같은 증언이라고 생각한다.
한번 꼬이기 시작한 실타래는 자기 실타래에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주변 실타래를 다 끌고
들어가 엉키게 한다. 모두 엉켜버리는 대혼란을 이룬다.
한 사람의 증언을 읽고 평가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책을 내놓으면서 걱정이 앞선다. 문틈으로 엿본 한정된 세상을 증언했을 뿐인데 더군다나
지나가 버린 세상을 보여주었을 뿐인데 도덕적으로 못마땅해하는 독자가 있을까 봐 걱정이다.
아무쪼록 재미있게 읽히기만을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