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전령 수선화가 활짝 피었다. 한국 정치계에도 봄이 왔다.
대통령 선거치고는 이렇게 초박빙인 결과는 앞으로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사람이 만들려고 해도, 아니 컴퓨터가 조작하려고 해도 이뤄낼 수 없는 근접한 수치이다.
5천만 국민 누구도 짐작하지 못한 결과이다.
어느 도사이건 역술사이건 맞힌 예언자가 있으면 나와보라고!
이번 선거를 보면서 과연 대통령 자리는 하늘이 내리는 자리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악을 쓴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하기 싫다고 안 되는 것도 아니다.
이건 하느님이 내주는 자리이고 하느님만이 끌어낼 수 있는 박빙의 결과이다.
여기서 우리는 왜 하느님이 이러한 결과를 내놓으셨는지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
사실 윤 당선인은 대통령을 꿈꾸던 정치인이 아니었다.
불과 8개월 전까지만 해도 대통령은 꿈도 꾸지 않았다.
모르기는 해도 검찰총장에서 물러나면 로펌에서 일하거나 변호사 사무실이나 차리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하느님이 그를 대통령으로 임명하셨다고 보아야 한다.
실제로 윤 당선인을 무대에 올려놓은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이 윤 후보를 무대에 세우면서 열심히 공연을 잘해서 관객을 감동하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당선인이 무대에 서자마자 백마를 타고 가면을 쓴 기사가 나타나서 무대를 휘졌고 다녔다.
윤 당선인이 봤더니 가면 뒤의 민낯이 보이는 게 아닌가.
윤 당선인은 가면을 벗겨서 민낯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생각했다.
가면을 벗기려고 했더니 추 장관이 나타나서 처음에는 말리는가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백마 탄 기사와 같은 통속이 돼서 점점 더 노골적으로 훼방을 놓았다.
나중에는 문 대통령까지 합세해서 윤 당선인을 밀어내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어느 쪽이 옳고 어느 쪽이 그른지 빤히 보인다.
그런데도 추 장관을 앞세운 문 대통령의 눈에는 옳고 그름이 보이지 않는 거다.
임진왜란이 이래서 일어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조 임금의 눈과 귀에는 간신만 보이고 간신의 말만 들렸다.
결국 추 장관과 문 대통령 두 분이 윤 당선인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0.7% 차이로 낙선한 이 후보가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은 정말 감동이었다.
최소한도 한국에는 트럼프 같은 인물은 없었다.
사실 이 후보가 안 그런 척해서 그렇지 속으로는 눈물을 흘릴 것이다.
누구라도 그렇지 이렇게 원통한 일이 세상에 어디 있는가? 나라도 피눈물을 흘리겠다.
이 후보가 최선을 다한 것은 국민이 다 안다.
이것도 하느님이 만든 것이지 사람은 만들어낼 수 없는 일이다.
이 후보의 부인은 또 얼마나 원통하겠는가? 다 된 밥을 엎어버렸으니.
자신이 초밥만 시켜다 먹지 않았어도……
부인이 떳떳하게 후보자와 함께 유세장을 누볐으면 당선은 떼놓은 당상이 아니었지 싶다.
시련은 더욱 단단해지려는 과정에 불과하다.
다 내려놓고 진심으로 국민을 섬기는 일에 앞장서서 국민을 감동하게 하면
기회는 다시 찾아오고도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