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 돌다 보면 팔겠다고 내놓은 집이 없다.
사겠다는 사람은 많은데 매물이 없으니 집값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집값이 오를 대로 올랐는데 사람들은 왜 자꾸 집을 사려고 드는가?
돈 없는 가난한 사람은 집값이 오르든 내리든 능력이 없으니 속 편히 그냥 보고만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인플레이션이 눈앞에 다가온 시기에는 돈 많은 사람들은 걱정이
많아지면서 잠이 오지 않는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8.5%를 상회했다고 발표했다.
이 말은 가만히 앉아서 저금해 놓은 돈이 8.5% 줄어들었다는 의미이다.
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돈 가치를 지키기 위하여 부동산을 사겠다고 나서는 이유이다.
인플레이션하면 1970~80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중동 오일쇼크로 인하여 전 세계가 호된 인플레를 겪은 경험이 있다.
극심한 인플레이션 속에서 민주당 대통령 지미 카터가 물러나고 공화당 레이건이 새로
취임했다. 레이건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면 취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22%까지
끌어올렸다. 강력한 통화 긴축을 강행했다.
시중에 돈줄이 마르면 어떤 현상이 일어나느냐.
기업이 무너지고 실업자가 늘어난다. 되는 장사가 없다. 모두 죽겠다고 아우성쳤다.
3년간 피를 말리는 고투 끝에 어떤 현상이 일어났나?
1980년 3월 14.8%였던 물가 상승률이 1983년 7월 2.5%까지 떨어졌다.
인플레이션을 잡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실업자가 득실거리는 사회에서 전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견뎌내야 하는 긴 싸움이다.
긴 고투 끝에 인플레이션을 잡았지만, 집값은 이미 오를 대로 올라 있었다.
거의 갑절은 올라 있었다. 사람들이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현찰보다는 부동산을 믿으려
드는 것이다.
현재 집 모기지 금리가 5% 돌파에도 불구하고 매물 부족 탓에 집값은 상승세를 이어간다.
주목할 점은 캘리포니아 집값이 올해 들어 소폭 하락하다 다시 상승 전환했다는 점이다.
캘리포니아 집값의 상승 전환은 최근 모기지 금리 상승을 고려했을 때 예외적인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모기지 금리가 오르면 신규 바이어들의 주택 시장 진입이 줄어 수요 감소로
집값은 떨어져야 한다.
금융환경이 변했음에도 집값이 오른 것은 매물 부족 원인이 가장 크다.
오토 카트리나 CAR 회장은 “모기지 이자율이 올라 수요가 감소했지만, 매물 부족 현상은
그보다 더 심각하다”며 “여전히 리스팅 가격 이상으로 팔리는 집들이 많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미 전국의 집값이 또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3월에 팔린 기존주택 중간가격이 37만5,300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15%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 1999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라고 NAR은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고 교외의 넓은 집을 찾는 수요가 폭발하면서 그 지난해부터
미국의 집값은 거의 매달 최고가 기록을 경신해왔다.
이런 가운데 역대급으로 부족한 주택 공급이 가격 상승세에 불을 지핀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온 주택 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9.5% 적다.
딸의 집 바로 옆집이 매물로 나왔는데 내놓은 다음 날 팔렸다.
그것도 사겠다는 사람이 웃돈을 얹어주고 현찰 박치기를 해 댔다.
나는 장기간에 걸쳐서 이렇게 뜨겁게 달아오른 부동산 시장을 일찍이 본 일이 없다.
문제는 지난 3년 동안 뜨거웠던 부동산 시장이 아직도 식을 줄 모르고 상승 국면에
있다는 사실이다.
어딜 가나 돈 많은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고 그들은 돈 늘기는 방법을 알고 있으므로
당분간 부동산 열기가 식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인터넷의 발달로 지금은 한국과 미국이 직결되다시피 해서 미국 부동산이 열을 받았다 하면
그 즉시 한국 부동산도 달아오른다.
윤 정부와 함께 한국의 부동산이 다시 뜨거워질 것 같아서 심히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