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전역에서 발생하는 총기 난사 사건에 외출하기가 겁난다.
시카고 교외 도시 하이랜드파크에서 독립기념일 기념 퍼레이드 관람객을 향해 총기를 난사,
최소 7명이 숨졌고 38명이 부상했다.
용의자는 유죄가 선고될 경우 가석방 없는 종신형에 처하게 된다.
하이랜드파크는 시카고에서 북쪽으로 약 40km 떨어진 미시간호변의 타운으로
2020년 센서스 기준 인구는 3만여 명이 거주하는 작은 도시이다.
이 사건은 크리모 3세라고 하는 젊은이가 범행을 사전 계획했으며 퍼레이드 행사장 군중을
향해 70발 이상을 발사했다.
크리모 3세는 범행에 사용한 소총을 현장에 남겨두고 여장으로 변신한 후 어머니의
집으로 가서 어머니 차를 몰고 도주했다가 8시간 만에 체포됐다.
평균 소득이 15만 달러(약 2억원)에 달하고 90%에 가까운 주민이 백인인 하이랜드파크
부자 동네나, 평균 소득 3만 달러(약 4천만 원) 이하에 흑인 비율이 90% 이상인
파크웨이가든스 가난한 동네나 총기 폭력의 건수는 똑같은 비율이다.
2022년도 이제 겨우 반년이 지났는데 벌써 309건의 ‘무차별 총격’(mass shooting)
사건이 발생했다,
총기 폭력 아카이브는 총격범을 제외한 4명 이상이 총에 맞거나 사망한 사건을
무차별 총격으로 규정한다.
이 때문에 4명 미만이 총에 맞은 사건들까지 합하면 전체 총격 사건의 규모는
훨씬 더 많다.
올해 들어서 총기 관련 사망자는 지금까지 1만 72명으로, 이러한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지난해 최다 기록인 2만 944명에 근접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968~2017년 50년 동안 150만 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총격으로 사망했는데 이는 미국 건국 이후 전사한 군인 수보다 더 많다.
2020년에는 4만 5,222명이 총기로 사망했다.
총기 사건으로 사망자가 늘어나는 까닭은 인구 증가와 연발 총기의 발달이 가장 큰 이유이다.
나는 지난 수 주일 동안 오클랜드 시립 도서관에 가서 120년 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신문을 들추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1908년 장인환 의사가 스티븐스라는 미국인을 저격한 사건을 검토하고 있다.
옛날 신문을 읽으면서 한 가지 알게 된 사실은 120년 전에도 총기 사건이 많았다는 점이다.
지금만 총기 사건이 많이 발생하는 게 아니라 그 옛날에도 지금처럼 아니면 지금보다 더
많은 총기 사건이 발생했었다.
하물며 개척 시절에는 어떠했으랴?
캘리포니아 개척 시절이라는 게 1849년 골드러시를 일컫는 건데 다시 말하면 170년 전이다.
그까짓 170년 전이면 근래인 것이다.
그때는 금광에 미친 사람들이 득실거렸으니 술에 취해서 난투극은 얼마나 많이 벌였을 것이며
그러다가 권총 싸움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겠는가?
말 타고 달리면서 싸우는 서부 영화가 역사를 말해준다.
미국이 무법천지였던 때가 불과 170년 전이었다.
총기사건을 놓고 그때에다가 비교하면 지금은 양반인 셈이다.
미국에 총기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서 한국인들은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총을 엄격히 단속하고 규제하면 총기사고는 막을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한국은 그렇다. 일반인들은 총기 소지가 금지되어있어서 총에 맞아 죽는다는 건 상상이
안 된다.
미국도 한국처럼 하면 되지 않을까 여기겠지만 앞서 캘리포니아의 건국 과정을 말했듯이
총으로 세운 나라여서 총기 소지 금지는 있을 수 없다.
미국은 총과 성경으로 세운 나라다.
미국의 정의는 성경을 바탕으로 한 정의이다.
다른 한편 무력에 의존하지 않으면 자유와 정의를 지킬 수 없는 나라다.
이렇게 험악한 나라지만 세계 각국에서 부자나 가난한 자나 미국에 가서 살기를 원한다.
이유는 한 가지뿐이다. 자유를 찾아서 가서 살겠다는 것이다. 자유는 목숨만큼 귀하다.
자유를 바탕으로 정직과 진실, 공정과 정의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그런대로 모든 걸 갖추었다. 자유, 부, 안전이 보장되다시피 되어있다.
거기에다가 말 잘 통하지, 교통 편하지, 통신은 얼마나 잘 되어있고, 맛있는 먹거리 많지,
재미있는 볼거리 많지, 정말 한국인에게 한국은 천국이 맞다.
밤에 혼자서 걸어다녀도 안전한 나라가 한국이다.
교포들이 한국으로 역이민 가는 이유도 다 이래서다.
한국이 얼마나 살기 좋은 나라인지 한국에서만 살아본 사람은 모른다.
탈북한 사람들이나 외국에서 고생하며 살던 사람들이나 알겠지.
하다못해 친구 딸이 미국인 교사와 결혼했는데 지난해에 제주도 학교에 선생으로 갔다.
“제주도는 살기 힘들다던데” 하고 물어보았다.
무슨 말이냐면서 물가가 좀 비싸서 그렇지 아름답고 평화롭기가 그지없단다.
오는 9월에 딸네 집에 가기로 했다면서 친구는 이미 비행기 표를 끊어놓고 기다린다.
미국인들까지 한국이 살기 좋다니 오리지널 한국인들에게야 말해 무엇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