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한국보다 살기에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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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6살에 미국에 이민 가게 되었다.

26살이란 나이에서 3년이라는 군복무를 빼면 실제로 한국에서 살아보겠다고 진지하게

덤벼들었던 기간은 그리 길지 않다.

짧은 기간 한국에서 살아봤고 나머지는 모두 미국에서만 살았다.

사실 20대라는 시대는 어떻게 앞날을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시기이다.

내가 한국에서 보낸 20대는 1960년대를 말한다.

살아갈 앞날이 캄캄하고 답답했을 뿐이다.

남들은 나보다 몇 배는 더 똑똑한 사람들 뿐이어서 내 실력으로는 경쟁이 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벽이 너무 높아서 넘을 수가 없어 보였다.

고생하면서 바닥에서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국이 지금은 그때보다 살기 좋아졌다고는 해도 그것은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 속내의 갈등은 그때보다 더 심하면 심했지 나아졌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이 한국 보다 살아가기에 수월하다고 말하는 것은 내가 직접 살아 보았기 때문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첫째 미국은 땅이 넓다.

땅이 넓다 보니 드문드문 떨어져서 살게 된다. 여유가 있다.

땅이 넓다는 것은 인구밀도가 적다는 것이기도 하다.

인구가 적으니 인심이 야박하지 않다. 마치 한국에서도 시골에서 사는 것 같다.

사람이 귀하고 구하기가 어려우니까 취직도 수월하다.

미국도 도시는 안 그럴 것 같아도 도시도 한국처럼 복작대지 않는다.

둘째 미국인들은 적당히 어리숙하다. 마치 한산한 한국 시골 사람처럼.

그들과 경쟁해도 해 볼 만하다. 이런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뭘 하면 못 할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럴 리가 있나!

뉴스에서 보면 맨날 총으로 쏴 죽이고 도둑이 득실거리는 장면만 보여주는 게 미국인데

무슨 소리냐 할 수도 있다.

그것도 사실이다. 험한 볼거리는 뉴스거리니까 뉴스로 보여주는 것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미국은 땅이 넓어서 나쁜 지역에서는 맨날 나쁜 짓만 일어난다.

하지만 나쁜 지역은 그리 많지 않다.

미국에서 살다 보면 어디가 사고 다발 지역인지 다 알게 된다.

그런 곳은 평생에 한 번 갈까 말까 정도다.

한국도 사고 다발 지역이 있다.

이리치고 저리치는 사람들이 득실거리는 강남의 술집 골목 같은 곳에 갈 이유가 있겠는가?

 

미국은 정직한 나라이면서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나라다.

국민은 적당히 어리숙하지만, 시스템은 잘 만들어져 있어서 시스템대로 살면 무난하다.

시스템도 좋지만, 국민이 정직해서 시스템이 잘 지켜지니 살만하다.

갑이 존재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미국이 살기 좋은 나라이지만 그중에서도 가난한 노인들은 더욱 살기 좋은 나라이다.

가난한 노인이란 내 소유의 집이 없고, 예금해 놓은 돈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노인에게

미국은 살만한 나라다. 정부에서 아파트 세 내주지, 식료품 사다 먹으라고 통장에 돈

넣어주지, 무제한 무료진료 해 주지, 무료 약 처방해 주지, 일주일에 80시간 가사도우미

보내주지, 자신에게 맞는 운동 시켜주지 등 여러 가지 혜택이 많다.

자신이 소유한 집이 있고, 저금해 놓은 돈이 있는 노인은 자기 돈 가지고 하면 된다.

언 듯 보기에 불공정한 것 같으나 가만히 살펴보면 돈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공평하게

같은 대우 받으면서 살라는 의미이다.

이러한 시스템 때문에 가장 배아파 하는 사람은 겨우 집 한 채 지닌 노인이다.

자기 집이 있다는 이유로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한다.

한국 노인들은 머리가 잘 돌아가서 집이나 예금은 자식들 앞으로 돌려놓고 혜택은 혜택대로

누린다. 어리숙하고 정직한 미국 노인들만 허름한 집에서 고집스럽게 살고 있다.

그래도 알 것은 다 알기 때문에 이민 와서 일도 하지 않고 노인이 된 할머니들이 혜택만

누린다고 불만을 털어놓는다.

 

한국에서 유학온 학생들도 불평이 많다. 물가나 의료비가 터무니없이 비싸다느니

까딱 잘못하다가는 바가지 쓴다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대부분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오해가 많다.

한 달에 건강 보험료 800~1000 달러씩 내라고 하면 한국 학생들은 건강 보험에 가입

안 한다. 보험으로 나가는 돈은 생돈 날려버리는 것 같은 기분이다.

여기서부터 문제는 발생한다. 운이 나빠서 병이라도 나면 어마어마한 병원비를 물어야 한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젊은이는 안 도와준다. 무슨 일이든 해서 돈 벌라고 한다.

미국에서 한번 빚을지면 갚을 때까지 따라다닌다.

크레릿 조사하면 빚진 게 나타난다. 미국에서 크레릿은 매우 중요해서 크레릿이 나쁘면

아무 경제활동도 못 한다. 결국 시스템 대로 살아야 하는 데가 미국이다.

시스템 대로만 살면 살기에 수월한 것도 사실이다.

미국인처럼 어리숙하게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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