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에는 어디에서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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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에 어디서 살 것이냐는 매우 중요하다.

선택은 다양하다. 살던 집에서 그냥 산다. 양로원으로 들어간다. 노인 아파트로 들어간다.

노인들만 모여서 사는 은퇴촌으로 간다. 시골에 가서 전원과 함께 산다.

딸이나 아들네 집으로 간다. 등등.

 

오늘은 그중에서 대표적인 은퇴촌으로 들어가는 경우를 예로 들고 싶다.

미국에는 은퇴촌이 많다.

특히 겨울시즌이 없어서 날씨가 사계절 온화한 후로리다 주에는 은퇴촌이 많다.

은퇴촌은 크기가 여의도 면적만큼이나 넓은 곳도 있고 그보다 규모가 작은 곳도 있다.

크든 작든 자동차로 다녀야지 걸어서는 이동이 불가능할 정도다.

먼저 정문이 있어서 은퇴촌 주민들만 드나들 수 있다.

외부인은 주민의 승낙하에 출입이 가능하다.

은퇴촌 중앙에 18홀 골프장이 있다. 테니스장에 인돌 수영장, 실내 체육관도 있다.

은퇴촌은 하나의 작은 도시 같아서 개인 집들로 이루어진 동네가 있는가 하면

연립추택처럼 몰려서 사는 집도 있다.

 

가격이 비싼 집들로 이룬 동네와 중산층 집들을 모아놓은 동네도 있는가 하면

연립주택만 모여있는 동네도 있고 심플한 아파트식 주택도 있다.

보통 집 구조가 침실로 쓰는 방이 하나 있고 리빙룸과 부엌이 기본이다.

집들은 노인들이 살기 편하게 설계되었다.

마을에 젊은이나 아이들은 없이 노인들만 모여서 사는 관계로 모든 시설이

노인들에게 적합한 시설들 뿐이다.

 

당연히 자연의 생김새대로 마을을 형성했고 아름답게 꾸몄을 뿐만 아니라

천국이 따로 없을 것처럼 설계되었다.

인간이 상상해 낼 수 있는 천국을 꾸며놓은 것이다.

많은 노인이 천국 같은 마을을 선호하고 입주해서 산다.

연령 제한이 있어서 보통 55세 이상이어야 들어가 살 수 있으며 거동할 수 없을

지경이 되면 물러나가야 한다.

노인 마을 집들도 사고판다. 자격이 되는 노인은 자기에게 어울리는 집을 사서

이사하면 된다. 은퇴촌에는 나름대로 규율이 있어서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

 

은퇴촌이 설계되기를 조용한 곳에서 편안히 쉬면서 노후를 보내게끔 디자인했다.

조금 전에도 언급했듯이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천국을 만든 것이다.

문제는 인간의 머리라는 게 한계가 있어서 인간의 머리로는 해결할 수 없는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마치 옛날 임금님은 운동해서는 안 된다. 편안히 쉬면서 맛있는 음식만 먹고

여러 후궁을 거느리고 사니까 행복할 것 같지만 단명했던 것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은퇴촌에는 노인들만 모여서 사니까 보이는 게 노인들 뿐이요, 들리는 게 노인에 관한

이야기만 들린다.

새롭고 신나는 뉴스나 건수는 일어나지 않는다.

하루건너 한 사람씩 죽었다는 뉴스뿐이다.

 

편안히 앉아서 TV나 보는 인생이 행복할 것 같으나 실은 스스로 선택한 창살 없는

감옥이다. 옆집을 보면 조용한 노인이 살고 앞집도 노인이 조용히 산다.

뒷집도 노인, 어쩌다가 눈에 띄는 거지만 걷는 사람들도 노인뿐이다.

산책이라도 할라치면 노인들만 스치고 지나간다.

노인들 속에서 노인으로 살다 보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우울해진다.

 

이러한 생활 습관은 서서히, 그러니까 5~10년 동안 반복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노인 특유의 희망에 젖어든다.

노인들끼리만 대화를 나누다 보면 희망을 얻기는 힘들고 희망을 잃기는 쉽다.

희망뿐만이 아니라 의욕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난다.

이러한 증상이 금세 일어나면 쉽게 알아차리겠건만, 아주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그냥 나이 들어가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려니 치부하고 만다.

물론 늙어가니까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지만 그 정도가 심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창조주가 사람을 만드셨을 때 사람은 노인, 젊은이, 아이가 어울려서 살라고 디자인 했다.

설혹 그렇지 못하더라도 주변에 아이들이 있어서 눈에 띄면 나와는 무관한 아이일지라도

유익하게 작용한다. 노인의 우울증을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마치 밥 먹을 때 맛없는 반찬도 한 젓갈 먹어야 하는 것처럼.

 

은퇴촌에서 살던 미국 노인이 콜로라도에서 사는 딸네 집으로 이사 간다면서 살림을

정돈하는 걸 보았다. 멀쩡한 TV를 이웃에 주는가 하면 가구도 다 나눠주었다.

그렇게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닌데 살림을 포기하느냐고 물었더니 치매 증상이 나타나서

은퇴촌을 떠나야 한단다.

여하튼 노인들만 모여서 산다는 건 유익한 발상이 못 된다.

아이들만 모여서 사는 보육원에서 자란 아이와 일반 가정에서 자란 아이의 성격이

다른 것처럼 노인들만 모여서 살면 결과는 부정적인 면이 더 크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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