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에 가뭄이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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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4년째 가물었다. 물절약 캠페인이 벌어진 지도 어언 1년이 다 된다.

호수는 바닥이 드러나고 강물은 말라버려 강인지 땅바닥인지 구분이 안 된다.

강물이 마르면서 강바닥에 숨어있던 흔적들이 낱낱이 드러났다.

 

최근 텍사스주 글렌로즈 지역에 있는 공룡 계곡 주립공원을 지나는 강바닥에서

새로운 공룡 발자국이 발견됐다.

원래는 강물과 침전물 등으로 덮여있었으나, 계속된 가뭄으로 말라붙었기 때문이다.

바닥에는 세 발가락이 있는 공룡 발자국이 선명하게 이어져 있다.

이 공룡 발자국은 약 11300만년 전 육식공룡 아크로칸토사우루스가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아크로칸토사우루스는 다 자라면 몸무게 7t, 키는 15ft(4.5m)에 달한다.

이번에 발견된 발자국 가운데에는 다른 종인 사우로포세이돈이 남긴 것도 있다.

사우로포세이돈은 몸무게 44t, 60ft(18m)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공룡이다.

비가 오면 이 공룡 발자국은 다시 물에 잠길 것이다.

이런 과정이 자연 풍화와 침식으로부터 공룡 흔적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공룡 발자국을 볼 수 있었던 건 짧은 시간에 불과하지만,

이번 발견은 굉장한 놀라움과 흥분을 불러일으켰다.

공원은 현재뿐 아니라 미래 세대들을 위해 이 발자국을 계속 보호할 것이다.

 

자연은 얼마나 위대한가.

수 억년전 흔적을 보여주려고 가뭄이 들게 한다.

인간에게 가뭄으로 이어지는 4년은 무척 긴 세월이지만, 우주의 자연현상으로 보면

일순간일 것이다. 잠깐 비를 멈추고 흔적을 보여준 것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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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라스베이거스 경찰은 미드 호수 국립휴양지 지역의 스윔 비치에서

유해가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고 조사 중이다.

미드 호수에서 사람 사체가 발견된 것은 지난 5월부터 벌써 네 번째다.

극심한 가뭄으로 호수 수위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물속에 있던 변사체들이

하나둘씩 발견되고 있다.

미드호는 1936년 콜로라도강을 막아 후버댐을 건설하면서 조성된 인공호수다.

 

이 호수는 애리조나, 네바다, 캘리포니아 등 미국 서부 7개 주()와 멕시코 북부 지역에까지

물을 공급하며 미국 남서부 농업 지대의 젖줄 역할을 한다.

하지만 미 서부의 유례 없는 가뭄이 이어지면서 현재 수위는 미드호에 물을 채우기

시작한 193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달하고 있다.

22년 전 1200피트(365.76)에 달했던 수위는 현재 142피트(317.60)로 낮아졌고,

그간 잠겼던 지형이 물밖에 모습을 드러내며 하얀 띠를 형성하고 있다.

앞서 지난 51일 이곳에서 유해가 담긴 드럼통이 발견됐고,

경찰은 19701980년대 총상으로 사망한 남성으로 추정했다.

같은 달 7일엔 미드 호수 캘빌 만에서 유해가 발견됐고, 곧이어 볼더 비치 근처에서

사체의 유해 일부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 같은 변사체는 수십 년 전 발생한 장기 미해결 실종 사건과 조직범죄에 의한

살인 사건에 대한 여러 추측을 불러일으킨다.

 

도박의 도시라스베이거스는 미드 호수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다.

라스베이거스가 어떤 도시이냐.

돈과 여자와 술과 마약 그리고 권총과 도박의 도시이다.

인간의 가장 낮은 욕망이 모두 집결된 환락의 도시는 거대한 미드 호수를 끼고 있다.

그 미드 호수가 밑바닥을 드러내려면 아직도 10년은 더 가물어야 한다.

미드 호수의 바닥은 인간의 바닥을 보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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