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표정! 혹시 연기?
개는 가장 오래된 길들여진 동물이다.
개의 마음은 필연적으로 인간과의 관계에서 형성되었다.
이러한 물리적, 사회적 진화의 결과로 개들은 다른 어떤 동물보다 인간을 이해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습득했고 그들은 인간의 행동에 독특하게 적응한다.
개에게는 어린이와 유사한 놀라운 사회인지 능력을 지니고 있고 개들은 길들임을
위한 감정 처리 능력도 갖추고 있다.
조카아이가 중학교에 다닐 때 이야기다.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시고 난 후 우울해할까 봐 개를 한 마리 얻어다 주었다.
세터(Setter)로 덩치가 큰 개였다.
5년쯤 기르다가 개가 암에 걸렸다. 치료비는 한없이 들어가는데 개는 점점 죽어갔다.
큰맘 먹고 안락사시켜주었다.
조카는 울며불며하면서 며칠이나 음식도 먹지 않았다.
개는 한번 주인은 영원한 주인으로 섬긴다.
정이 많은 동물이어서 주인을 보면 꼬리를 흔들면서 좋아한다.
개는 짧은 기억력을 가지고 있어서 주인이 심하게 야단치고 때려줘도 그때뿐
곧 잊어먹고 다시 좋아한다.
누구라도 졸졸 따라다니면서 좋아하는 개를 마다할 사람은 없다.
그만큼 개의 정은 깊기만 하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이 위대한 존엄 김정은에게서 선물 받은 풍산개를 기르다가
이젠 그만 대통령기록관으로 보내겠다고 했다.
개가 기록물이 아닌 생물체인데 돌봐줄 사람이 있어야 할 게 아닌가?
선물받은 판다 곰을 동물원에서 사육한다는 건 보았으나 개를 동물원 철창에 넣고
사육하는 건 보지 못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나? 다 돈 때문이다.
한 달에 250만 원씩 돌봐주는 값을 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Dog Sitting: 개 돌봄이’ 비용을 내라는 소리이다.
위대한 존엄의 하사 개여서 돌봄이 가격도 비싸게 먹는 모양이다.
한 달에 250만 원 줄 테니 개 돌봐줄 사람 찾는다면 대한민국 국민 누구라도
군말 없이 나설 것이다.
개는 이 사람이 기르다가 저 사람이 기르는 그런 동물이 아니지 않은가?
개가 가장 예쁠 때는 어린 퍼피일 때다.
한창 예쁘게 재롱부리던 시기는 자기가 다 가졌으면서 이제 개가 병치레하니까
나 그만 기르겠다. “관리비 안 주니까”라는 핑계를 대면서…….
세상에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는가?
나 같으면 한 달에 250만 원씩 주겠다고 해도 “그 돈이 국민의 세금인데 어려운
국민 돌보는 데 써달라” 하고 받지 않겠다.
대통령까지 지낸 사람이 국민의 본보기가 될만한 일은 못 할망정 국민의 세금을
후려 먹으려 들다니…….
금전적으로만 그런 게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그렇다.
강아지 때부터 기른 정든 개를 어찌 돈 때문에 내동댕이칠 수 있겠는가?
대한민국 어린아이들이 전대통령의 몰인정한 행태를 보고 무엇을 배우겠는가?
참으로 몰지각한 처사이다.
인간이라면 어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가?
극작가 유진 오닐은 평생 집도 없이 가난하게 살다가 노벨문학상으로 받은 상금으로
샌프란시스코 근교 댄빌에 집을 지었다.
‘블레미’라는 사냥개 종류인 포인터도 길렀다.
자기를 쳐다보는 ‘블레미’를 보고 혼자서 스테이크를 먹을 수 없다면서 나눠 먹었다는
일화도 있다.
개가 늙어서 죽어가자 자기 방에 눕혀놓고 임종을 지켜주었다.
사랑하는 개가 죽은 뒤, 뒤뜰 언덕에 묻어주고 비석도 세웠다.
『충직한 친구 평화롭게 잠들다』
오늘날 유진 오닐 문학관으로 꾸려진 고택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빠짐없이
오닐이 사랑했던 개의 무덤도 둘러본다.
작가는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몸소 보여주고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