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꿈속에서 내 낡은 혼다 밴을 몰고 집으로 향했다.
월넛 언덕을 오르는데 차가 힘차게 달리지 못하고 겨우겨우 헐떡일 뿐 오르지 못한다.
차가 고장 났나? 다른 길을 선택했다.
차를 돌려 내려와서 옆길인 바인야드로 올라갔다. 끙끙거리며 가던 차가 서고 말았다.
그때서야 알았다. 자동차 엔진 수명이 다 된 차라는 사실을.
그럴 만도 한 게 혼다 2005년 모델 아디시밴의 마일리지가 2십 3만 마일을 넘었다.
사람으로 치면 90세가 넘은 것과 같다.
갑자기 왜 이런 엉뚱한 꿈을 꾸었을까?
나는 아직도 새 옷인 줄 알고 옷장에서 티셔츠를 꺼내입었다.
말짱한 거야 당연하고 색도 바래지 않았다. 새 옷처럼 깨끗했다.
꺼내입고 리빙룸에 갔다가 10여 년 전 아이들 결혼식 때 찍은 사진을 보았다.
옷장에서 꺼내입은 옷이 결혼식에서 입었던 옷이 아닌가?
그렇다면 내가 입은 옷은 구매한지 10년도 넘은 옷이다.
그때서야 알았다. 내가 생각하는 엊그제는 10여 년 전을 말한다는 것을.
실제로는 늙어가는데 마음은 안 늙고 있다는 증거이리라.
여든까지만 살았으면 하고 바라던 때도 있었다. 살다 보니 여든이 낼 모래다.
남이 들으면 흉잡힐 것 같아서 속으로만 욕심을 부려본다. 90까지만 살았으면.
지금 같은 세상이라면 가능하고도 남지 않겠나.
코로나만 비껴간다면 ……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아무리 의학이 발달했다고 해도 대한민국 인구 통계를 보면 의술도 믿을 게 못 된다.
2022년 1월 통계청 발표 한국 인구는 총 51,801,449명이다. 그중에서 90세 이상을 보면
- 90세 16,019명
- 91세 12,396명
- 92세 9,969명
- 93세 7,273명
- 94세 5,117명
- 95세 3,975명
- 96세 2,602명
- 97세 1,773명
- 98세 1,071명
- 99세 648명
통계를 보면 100세 살기란 하늘에서 별 따기만큼 어렵다.
연령별 생존확률을 보면 대학교 입시만큼 어렵다.
- 70세까지 생존확률 86%
- 75세까지 생존확률 54%
- 80세까지 생존확률 30%
- 85세까지 생존확률 15%
- 90세까지 생존확률 5%
즉 90세가 되면 100명 중 95명은 저세상으로 가고, 5명만 생존한다.
통계적으로 80세가 되면 100명 중 70명은 저세상에 가고, 30명만 생존한다는 결론이다.
여기서 이상한 것은 내가 아는 고등학교 동창들은 모두 나보다 더 건강하게 살고 있으니
동창들이 생존확률 30% 안에 들었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아마도 서울은 의료 혜택이 많아서 그럴지도 모를 일이다.
통계가 말하고 있다. 생존확률 5%에 들겠다는 것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고.
나의 사촌 누님들이 90이 넘도록 쌩쌩하게 살기에 90 넘겨 사는 게 보통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90을 넘긴다는 게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내가 너무 쉽게 허망한 꿈을 그리고 있으니까 보기에 딱했던 모양이다.
어리석은 인간을 깨우쳐 주려고 꿈에 나 대신 내 차를 보여주면서 쉽게 설명해 주신
그분은 누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