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 간의 사랑은 생애를 통해서 한번 아니면 두 번 올까 말까 한 고귀한 건데,
사랑은 피어나는 것도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고 꺼지는 것도 그래서 인연이란 말이
어울리는 간데, 디지털 시대로 바뀌면서 사랑도 변했다.
말로는 사랑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맥도널드처럼 값싸게,
쉽게, 가볍게 얻는다.
2021년 8월에 출간한 책 ‘작지만 확실한 사랑’에 실린 글이다.
요즘 미국의 젊은이들은 이전 세대보다 결혼을 늦게 하고
아이도 늦게 낳을 뿐만 아니라 결혼하기 전 서로를 알아가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어떤 사람들은 거의 10년 동안이나 친구나 로맨틱 파트너로 지낸 후
결혼에 골인하기도 한다.
샘플로 줄리안 심슨(24)과 남자친구 이안 도넬리(25)가 전형적인 모델이다.
이들은 고등학교 때부터 사귀었고 대학 졸업 후 뉴욕에서 동거해 왔지만,
결혼을 서두르지는 않고 있다.
“결혼하기에는 너무 어린 것 같다”는 심슨은 아직도 알아야할 게 많다며
자기 삶이 좀 더 정돈되면 결혼하겠다고 말했다.
그녀가 결혼 전에 하고 싶은 일들은 두 사람 모두 학자금 대출을 갚고 재정적 안정을
얻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여행을 많이 하고, 다양한 커리어를 탐색하며, 로스쿨 진학을
고려하는 일 등이다.
지금은 남자와 여자 모두 정착하기 전에 출세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고,
많은 사람이 학자금 빚과 높은 집값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왜 결혼을 안 하느냐고 물어보면 결혼에 대한 관심이 적어서 결혼을 미루는
것이 아니라, 결혼에 대해 더 많이 준비 내지는 신경을 쓰기 때문에
결혼을 미루고 있다고 말한다.
한국의 젊은이들도 대동소이하다.
결혼하려면 많은 준비를 해야 하는데 학벌, 외모, 아파트, 자가용, 등
모든 걸 준비하고 나면 결국 나이가 들고 만다.
특별히 다른 점이 있다면 한국의 젊은이들은 십 대 이십 대 내지는 삼십 대의
성 에너지 폭발을 참고 참아야 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미국의 젊은이들은 섹스를 그때그때 즐긴다는 점이 다르다.
성도 단련이 요구되기 때문에 오래도록 참기만 하면 결국 쇠퇴하고 만다.
성욕의 분출은 누구도 다스리기 어려운 건데 목표를 위해 참기만 한다는 것은
인생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설혹 결혼이 늦어지더라도 서로 간의 자유와 선택을 줄 수 있는 이해와 능력을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