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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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 하나.

아무튼 가까운 새빛안과병원엘 갔다.

뭐 특별히 문제가 있어서 간 건 아니고 새 안경이나 하나 맞춰볼까 하는

생각도 있고 안과 진료도 받아볼 겸 해서 들리기로 했다.

예약이 필수라고 한다. 하지만, 첫 방문 손님은 돈벌이가 되는 손님이니까

우대해서 다음 날 아침 9시로 예약해 주었다.

아침에 너무 일찍 일어나는 바람에 안과에 가기에는 시간이 넘쳐난다.

컴퓨터를 켜놓고 블로그를 써 내려갔다.

7시 반까지만 글을 쓰다가 출타할 준비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글을 쓰는데 그만 너무 재미있어서 까맣게 잊어버렸다.

한참 쓰다가 시계를 보니 830분이다. 깜짝 놀랐다.

걸어가는데 만도 20분은 걸릴 텐데.

부랴부랴 세수도 못 하고 수염이 난 채로 마스크를 하고 주섬주섬 옷을 입었다.

허겁지겁 달려갔더니 겨우 지각은 면했다.

 

새빛안과병원은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

기본적인 시력 검사하고 의사가 들여다보기 원활하게 동공을 확장 시키는

산동제라는 약을 투여했다.

동공에다가 약을 투여한다니까 뭐 대단한 것처럼 들리지만 실은 간단하게

눈 건조증에 안약을 넣는 것처럼 약물 두어 방울 떨기는 정도다.

그리고 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단다.

아침도 먹지 못하고 달려왔는데 꼬박 굶게 생겼다.

 

아무리 기다려도 동공이 커지지 않나 보다.

간호사가 두어 번 만년필 같은 손전등을 켜 들고 안공을 들여다보았지만,

준비가 안 됐다면서 산동제를 또 넣고 기다렸다가 와서 보곤 또 넣기를 반복했다.

똑같은 일을 자꾸 겪다 보니 생각났는데 간호사도 그렇지 환자의 고개를 눕혀서

공중을 보게 한 다음에 안약을 넣어야지 앉아 있는 환자의 눈에다가 약물을 주입하면

밖으로 다 흘러나와서 넣으나 마나가 아닌가?

 

3년 전에 일산병원 안과에서 검진을 받았는데 시력검사하는 검시원이 망막전막이

의심스럽다면서 전문 교수님을 만나 봐야 한단다.

전문 교수님은 예약이 밀려 있다면서 자그마치 6개월 후인 202032411시로

잡아주었다.

의사가 바쁘다니 별수 있나 하고 기다렸다.

그런데 201912월에 코로나가 터졌다.

20203월이면 코로나로 전 세계가 난리법석을 피우던 때다.

나 역시 망막전막 검사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집안에 갇혀 살았다.

 

세월이 흘러 엊그제 일산병원에 찾아가 지난 예약을 살릴 수 없겠느냐고 물어보았다.

다시 6개월을 기다리라는 소리만 들었다.

할 수 없이 가까운 사립 안과의를 찾아간 곳이 새빛안과병원이다.

 

여기서 잠깐 이야기가 샛길로 빠지는데 한국에서는 치과병원’ ‘안과뱡원이라고

병원이란 명칭을 쓰지만, 미국에서는 치과나 안과에 병원이라는 명칭을 못 붙이게

법으로 규정되어있다.

대신 치과의(dentist), 치과 의료원(dental clinic)’ ‘안과의(ophthalmologist),

안과 의료원(eye clinic)’이라고 써야만 한다.

 

아무튼 내가 만나본 안과 전문의는 Xray 필름을 보여 주면서 망막 앞에 돌출부위가

보이는데 바로 그 부위를 제거해야 한단다.

의사 소견으로는 백내장이 조금 있으나 망막전문의를 만나보고 나서 백내장 수술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망막 전막이라는 말을 처음 듣는 말은 아니지만, 자세히는 알지 못했다.

이번에는 사전을 찾아보았다.

망막전막증은 망막전막의 두께와 혈관 뒤틀림 정도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데요.

가장 흔한 증상으로는 시력저하와 물체가 찌그러져 보이고 변형되어 보이는 변시증

증상으로 대부분 발현은 느리게 진행된다.

망막전막증 증상은 노안과 비슷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단순 노안으로 생각하여

놓치기 쉽다.

망막 전막은 건강한 노인에게서 특발성으로 발생한다.

망막 전막은 유리체 절제술이라는 수술을 시행하여 표면에서 막을 제거하여 치료한다.

 

알고 보니 나를 지칭해서 하는 말 같기도 하고, 어찌보면 때가 되었다는 말로도 들린다.

결국 사람의 몸은 자동차고 운전은 영혼(靈魂)이 하는 건데, 자동차는 수명이라는 게 있어서

오래되면 굴러가지 못한다.

아무리 자동차를 곱게 운전한다 해도 년식이 오래되면 고쳐야 할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면서 고치는 횟수도 잦아진다.

산다는 것은 자동차가 달리는 날까지 운전하고 가다가 더는 가지 않으면

운전석에서 나와 홀연히 날아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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