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한테서 데이트 신청을 받아 보기는 난생처음이다.
다음주 일요일에 기차 타고 눈 구경 가잔다.
뜻밖이라 놀랐지만, 너무 좋아서 앞뒤 가리지 않고 그러겠다고 했다.
기차 타고 눈 속을 달려보자니 재미있을 것 같았다. 엉뚱한 호기심도 발동했다.
기차로 리노까지 가서 하룻밤 자고 다음 날 돌아오는 일정이다.
그러려면 호텔에서 자야 하는데…….
이게 웬 떡인가 싶었다.>
단편 ‘고백’의 시작 부분이다.
어느덧 소설책을 세 권이나 내게 되었다. 첫 번째 소설집은 ‘유학’이었고,
두 번째는 운이 좋게도 한국예총 예술세계 문학 공모전에 장편소설이 당선되면서
‘소년은 알고 싶다’를 출간했다. 그리고 이번이 세 번째 소설집 ‘LA 이방인’이다.
‘LA 이방인’에는 단편 소설 열 편을 수록했다.
‘생일선물’, ‘진정한 사랑’, ‘소녀 노숙자’, ‘검은 마스크’. ‘고백’, ‘보보스(bobos)’,
‘인형의 비밀’, ‘절반의 배반’, ‘가족 나무’ 그리고 ‘LA 이방인’ 순으로 되어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지나가던 지난 3년 사이에 쓴 작품들이다.
미국에서 사는 교포들은 주류 사회로부터 소외감을 느낀다.
교포 1세들은 당연히 소외감 속에서 살지만 2세들은 안 그렇기를 바란다.
그렇지만 2세들도 은연중에 적으나마 1세들이 느꼈던 소외감을 맛보기도 한다.
소외감은 속으로 느끼는 속내이지만 이방인은 겉으로 나타나는 이질감이다.
미국 교포 중에서 영주권자는 외국인이면서 거주자이지만 이방인이다.
시민권자는 미국인이지만 이방인이다.
‘LA 이방인’은 이방인들의 삶의 이면을 파헤친 이야기이다.
교포 1세들에게 미국은 낯설고 다르다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낯설고 다르다는 것은 불안하고 무섭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미국이 좋은 까닭은 꿈이 있기 때문이다.
잘 살 수 있다는 꿈은 나의 모든 것을 희생하고라도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한국인이 미국에서 살기를 원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이나 사진 신부의 탄생도 다 그러한 맥락에서 벌어진 일이다.
우리 민족만 그런 게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가 그랬다.
작품 ‘인형의 비밀’이 선조들의 미국행을 그린 이야기이다.
‘LA 이방인’은 교포 사회의 숨겨진 면을 다루면서 사랑과 애환을 포착하려고 노력했다.
삶의 현장에는 언제나 소설의 소재감이 있기 마련이고,
작가는 밭에서 호미로 고구마를 캐듯 소재를 발굴하는 농부다.
아무쪼록 소쿠리에 담은 고구마가 달콤했으면 좋겠다.
Kyong Andress
2023년 1월 12일 at 5:41 오전
와~~~~~
그동안에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셨네요.
존경합니다.
이 나이가 되니까 주위에 있는 한사람 한사람 생애가 모두 한권의 소설같은데,
그중에서도 알토란 같은 얘기들이 들어있을 선생님의 소설들이 구미가 당기네요.
미국에서는 그 책들을 어떻게 구할수 있나요?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활발한 창작 활동을 하시기 바람니다.
알라바마 에서 경 드림
silhuette
2023년 12월 13일 at 7:11 오전
안녕하세요.
일년이 다 된 지금에서야 딥글을 쓰네요.
블로그에 포스팅만 했지 뒤돌아 보지 않다보니 이런 결과가 나오네요.
블로그 관리인이 내 글을 표지에 올리셨기에 그때는 뭐라고 썼나 하고 읽어봤더니
댓글이 달려 있더군요.
늦게 읽어서 죄송합니다.
건강하시지요?
건강이 제일입니다. 아무쪼록 건강하게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