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손자들에게 한글로 쓴 내 책을 세뱃돈 대신 줄 생각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옛날에는 설이 가장 큰 명절이었다.
설을 앞두고 며느리가 해야 할 일이 많았다.
내 생일은 음력 1월 6일이다.
설과 내 생일이 다가오면 어머니는 그때를 회상하곤 했다.
설을 쇠고 고된 노동 때문에 곧바로 아이를 낳았다고 회상하곤 했다.
내가 세상에 살아있건 말건 설은 일 년에 한 번 어김없이 다가온다.
사실 아이들이 좋아해야 하는 게 설이다.
설날은 새 옷을 입고 세배하러 다니면서 세뱃돈을 챙기기 때문이다.
세월이 바뀌면서 모든 게 풍요롭고 귀한 게 없다 보니 요새 아이들은 맛있는 음식도
시큰둥하고 세뱃돈도 관심 없어 보인다.
미국에서 무슨 세배냐 하겠으나 마침 내 생일이 설과 연이어 있어서 설 대신에
내 생일날 손주들의 절을 받는 것으로 세배를 대신한다.
손주들의 절을 받고 절값을 주는데 이번에는 돈 대신에 내가 쓴 책을 줄까 생각 중이다.
한글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한글로 쓴 소설책을 주면 되겠느냐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앞으로 손주들이 성장해서 어른이 될 때쯤이면 좀 더 나가 손주들이 늙으면
그때는 AI가 발달해서 지금 우리로서는 상상치 못했던 일들이 벌어질 것이다.
세계 언어가 하나로 통합되면서 그까짓 한글로 된 책을 영어로 읽는 정도는
식은 죽 먹는 시대일 것이다.
나는 지금 책을 내면서 그것도 한글로 된 책을 출간하면서 우리들의 후손들은
누구나 얼마든지 읽고 이해할 것으로 믿는다.
메모리 중심의 PIM 응용 기술이 확대된다면 인간의 두뇌와 같은 ‘초거대 AI’ 모델을
저전력으로 구축할 수 있다.
초거대 AI는 대용량 하드웨어에 AI 기술을 적용한 AI 슈퍼컴퓨터를 말한다.
AI가 학습한 데이터가 저장되는 곳인 파라미터(매개변수)가 보통 1조 개가 넘는다.
파라미터는 사람 뇌에서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시냅스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스스로 학습하고 답을 내놓는, 가장 완전한 형태의 AI다.
초거대 AI는 실시간으로 통번역을 지원하는 기술이나 챗봇(Chat Bot)에 적용된다.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술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다.
50년 전을 생각해 보자. 컴퓨터라는 기술을 상상이나 했더냐.
전화기의 다이얼을 돌려서 통화했다. 미국과 한국에서 정보 교환을 하려면 이래저래
시간이 오래 걸렸다. 정확도도 떨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동시에 뉴스를 공유하고 그것도 정확하게 안다.
운전자 없는 자동차 등장도 곧 실현될 것으로 본다.
버스, 택시 기사도 사라지고 트럭 운전사도 직업을 잃을 것이다.
이런 속도로 기술이 발달한다면 세계 언어 통합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
세계 언어가 통합된다는 뜻은 어느 나라 말로 쓰인 책이라도 누구나 다 읽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한 발 더 나가서 동물과 소통하는 언어가 등장하는 세상이 될 것이다.
개의 두뇌에 안테나를 심어놓으면 개가 말을 할 것이다.
“주인 양반. 나 배고픈 데 저녁 좀 일찍 주시오. 기왕이면 스테이크로 잘 익혀 주시구려.”
“여보, 견공. 내가 실업자라는 걸 모르시오? 어제 먹다 남은 깡통 음식이나 먹어 치웁시다.”
그런가 하면 맹수인 호랑이하고도 소통하게 된다.
호랑이
“야. 배고픈데 너 잘 만났다. 살이 포동포동 찐 여자가 고기도 연하고 맛있겠는데?”
“아이고 호랑이 양반 왜 이러시오. 내일 모래면 시집가야 하는데 기왕에 잡아먹으려거든
시집이라도 간 다음에 잡아 먹어주십시오.”
“그렇다면 이메일 주소하고 전화번호를 남겨 놓거라.”
뭐 이런 대화가 이뤄지지 않을까?
AI의 발달은 좋은 면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면도 있다.
과학의 발달은 우리의 행복을 야금야금 빼앗아 간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