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라면 좀 먹어보려고 나섰다.
친구네 부부와 넷이 산마테오 일본 라면집 이름하여 ‘도조’로 향했다.
오랫동안 궁금하던 일본 라면 맛을 보러 간 것이다.
그러니까 그게 10년도 더 됐다.
일본인 젊은 청년이 손님 10명도 못 앉을 좁은 레스토랑을 열겠다고 내부 수리를 하고
있었다.
내게서 우든 블라인드를 주문해서 가서 보고 안 사실이다.
부엌에서 가마솥에 라면 국물을 끓이고 있었다.
그때만 헤도 그까짓 라면 팔아서 가겟세나 나오려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나의 우려는 우려에 불과했다.
지나다니면서 눈여겨봤는데 왼 걸? 손님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불과 몇 달 지나고 나서 ‘도조’에서 반 블록 거리에 분점을 열었다.
건물 앞에 주차장을 넓게 차지하고 번듯한 일본 라면 레스토랑을 연 거다.
이번에도 창문 쉐이드를 하겠다고 해서 가 보았는데 실내 테이블도 여러 개에 부엌도
상당히 넓었다. 이곳 ‘패롤’ 라면집도 가마솥에 국물을 끓이는 건 매한가지였다.
그동안 1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고 더군다나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역경을 거쳤으니
쓰러질 비즈니스는 다 쓰러졌고 괜찮은 비즈니스만 살아남았다.
일본 라면집은 시련의 시기에 어땠을까?
벼르다가 드디어 오늘 가 보았다.
‘도조’ 라면집을 지나면서 들여다보았는데 건재해 보였다.
다음으로 ‘패롤’ 라면집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주차장에 주차된 차만 보아도 영업이 잘되는지 어떤지 짐작이 가기 마련이다.
이 집은 곧잘 잘나가는 집처럼 보였다.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역시 손님이 꽉 찼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뜬히 이겨내고 승승장구하는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다.
메뉴를 훑어보았다. 라면의 종류가 다양하고 많다.
점심으로 나는 오늘의 스페셜 게와 치즈가 들어있는 라면을 주문했다.
아내는 미소국으로 끓인 라면을 친구 부인은 카레 라면을 주문했다.
말이 라면이지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라면 한 그릇에 18달러(2만 4천 원)이다.
그리고 후식은 별도로 돈을 내고 주문해야 한다.
우리처럼 라면을 흔히 먹고 싸구려 음식으로 취급하는 사람들에게는 음식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젊은이들의 생각은 다른 모양이다. 빈 테이블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개점 시간도 점심 11시에서 2시까지 그리고 문을 닫는다.
저녁 5시부터 8시로 제한되어 있다.
화끈하게 영업하고 쉬겠다는 선진국 스타일 그대로 지킨다.
가장 궁금했던 라면 맛은 어떤가?
첫째 라면 사리는 시장에서 파는 라면이었다. 국물은 식당 주인이 개발한 국물이다.
라면 사리 위에 넓적한 삼겹살 두 조각을 얹어놓았고 게장 게 사이즈의 게가 한 마리
놓여있다. 그리고 삶은 달걀 반쪽에 채소가 얹혀있다.
내가 주문한 게 라면의 국물은 매콤하면서 구수했다. 한국 매운탕 맛 비슷했다.
아내가 주문한 미소국 라면 국물을 맛보았다. 미소국 맛이 난다.
친구 부인이 주문한 카레 라면 국물을 맛보았다. 카레 맛이었다.
맛의 원천은 국물이었다.
라면이야 국물에 따라서 맛이 달라졌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게장 담그는 게를
어떻게 했길래 껍질을 벗기지 않고 튀겼다. 껍질째로 통째 게를 먹는데 맛이 게 맛
그대로이면서 껍질이며 게 속을 버릴 게 없다. 먹으면서도 의구심이 들었다.
라면집 라면의 핵심은 게에 있었다.
지금도 의문이 풀리지 않는데 어쩌면 게살로 간장 게 사이즈만 한 게를 만든 다음
게를 튀긴 것 같다. 튀긴 게를 통째로 먹을 수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