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가 동성애자들의 메카라는 건 알고 있지만, 동성애 물결이 이처럼 빠른 속도로
변해가는 줄은 몰랐다.
동성애자들은 주로 부유한 편이다.
아이가 없어서 돈 쓸데가 적다는 이유도 되겠지만 그보다는 지식인들이 많아서 수입이 높기
때문이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도 여러 집을 보았는데 동성애자들은 조용히 지낸다.
어느 날 집에 무지개 깃발을 올리는 걸 보고 저 집이 동성애자의 집이라는 걸 알게 된다.
나는 오늘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갔다가 화장실이 바뀌었다는 걸 발견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자 화장실, 여자 화장실이 따로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남자 화장실과 여자 화장실 사이에 All Gender 화장실이 생긴 것이다.
올 젠더라고 해서 게이 아니면 레즈피언이 드나들 수 있는 화장실인가 했다.
하지만 젠더라는 게 그런 개념은 아니다. 궁금하기만 했다.
일반적인 경우 남녀로 구분한다. 서류 작성할 때도 ‘남’ 아니면 ‘녀’에 엑스표를 치게 되어
있다.
하지만 남녀 말고 제3의 성이 존재한다는 건 현대인으로서 다 아는 사실이다.
제3의 성을 젠더라고 부른다.
젠더에는 50여 가지나 된다니?
타고 나기는 사내아이로 태어났지만, 여자애들과 놀고 소꿉장난을 즐긴다거나
여자아이지만 남자애들 틈에서 대장 노릇을 하는 아이도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수술했다는 이야기도 흔하다.
게이나 레즈피언이면 됐지 왜 구태여 수술까지 해 대면서 티를 내려는지?
결국 올젠더 화장실까지 생기고 말다니?
궁금해서 들어가 보았다.
남자 소변보는 변기는 없고 일반 화장실이 3개 있다.
화장실 문을 열고 들여다보았는데 그게 그거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아기 기저귀 갈아주는 테이블이 있는 점이다.
여기서 나름대로 생각해 보았다.
가난한 후진국에서는 화장실이라기보다는 변소나 뒷간이라고 해서 동네에 하나나 둘 있다.
조금 문명이 존재하는 나라에서는 뒷간 하나로 온 가족이 사용했다.
시아버지가 서서 며느리더러 빨리 나오라고 재촉하는 일도 벌어졌다.
잘 살아지면서 선진국이 되니까 남자 화장실, 여자 화장실이 구분된다.
좀 더 잘살게 되니 남자 화장실, 여자 화장실, 젠더 화장실이 생기는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