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인들이 유튜브 방송을 많이 한다.
들어보면 북한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들려준다.
북한 사람들이 비행기를 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어쩌다가, 정말 어쩌다가 하늘에 비행기가 나타나면 “비행기 떴다”하고 바라본단다.
비행기가 다 지나갈 때까지 신기해서 쳐다본다.
남한에서도 그랬다. 6.25 전쟁 직후인 1950년대에는 하늘에 비행기가 뜨면 사람들이
비행기를 쳐다보고 신기해했다.
공군사관학교에 다니던 외사촌 형님이 겨울 방학 때 멋진 파란색 망토를 휘날리면서
집에 왔다. 외할머니가 형님에게 물어보았다.
“비행기 타고 하늘 높이 올라가면 어지럽지 않냐?”
“아니요. 방 통 안같이 편안해요.”
나는 형님의 말을 듣고 비행기 안은 편안한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비행기 안은 생각보다 편안하지 않다.
동대문 시장처럼 사람들로 꽉 차 있고, 비행기 엔진 소음에 귀가 아프다.
이코노미석은 콩나물시루같이 많은 사람이 끼어 있어서 마치 시내버스 안에서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냥 앉아만 있어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시원하고 숨통이 트이는 것은 다 이래서다.
비행기 안은 아무래도 지상만큼 공기가 신선하지 않아서 숨통이 막힌다.
수치로는 산소의 농도가 어떻고 하지만 실제로 사람이 느끼는 감지력은 수치와는 다르다.
그래도 젊은 사람들은 견딜만하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비행기 타기가 힘들고 벅차다.
비행기를 장시간 탈 때 어떻게 하면 덜 피로할까 하는 노하우가 있기는 하지만
도움이라야 조금 도움이 될 뿐이다.
이코노미석에서 조금이나마 덜 피로를 느끼게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는
- 가능하면 앞줄 좌석을 택할 것(일등석이나 비즈니스석은 앞쪽에 자리 잡고 있다)
- 귀마개로 소음을 차단할 것. 장시간 소음에 노출되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피로하다.
- 가능하면 자주 일어나서 걸을 것. 서 있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다.
- 비행시간에 잠을 자면 덜 피곤하다.
하지만 아무리 별별 수단을 다 써도 이코노미석보다는 비즈니스석이 월등 덜 피곤하다.
일단 비즈니스석은 편안히 누워서 가기도 하지만 혼자서 4인 자리를 차지하니까
사람이 드문드문 있어서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비즈니스석이 좋다는 거야 다 아는 사실이지만 가격이 비싼 게 문제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는 샌프란시스코 왕복 이코노미석 가격이 평균 850달러였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벌어지면서 비행기 횟수가 줄어들었고 대신 가격은 올라갔다.
지금은 코로나가 끝났다고 해도 비행기 편수를 늘리기에는 시간이 더 걸려야 한다.
당연히 비행기 가격은 점점 더 오르고 있다.
서울 샌프란시스코 왕복의 비수기에는 1,400달러 하던 것이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2,500달러로 올라갔다.
여름 휴가철인 지금은 이코노미석이 서울–샌프란시스코 왕복이 5,515달러이다.
비즈니스석은 9,832달러인데도 한두 좌석 남았을까 말까란다.
우리 같은 서민이 보기엔 하늘이 높은 가격인데도 막상 비행기를 타 보면 빈자리가
없는 걸로 봐서 비싼 비행기표가 소진됐다는 이야기가 된다.
코로나19가 지났다고 하지만 일상생활은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
언제쯤 경제활동이 예전처럼 돌아가면서 제자리를 잡아갈지
우리 같은 소시민은 그저 손꼽아 기다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