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인터넷의 발달로 무엇이든 인터넷에 문의해서 알아낸다.
웬만한 것은 거의 다 인터넷에서 답을 구한다.
다양한 지식이 필요 없이 인터넷에서 구글만 두들길 줄 알면 문제는 해결된다.
유튜브나 블로그와 같은 SNS에서 정보를 찾기도 한다.
온라인은 음식 레시피부터 맛있는 음식점, 심지어 돈 버는 방법까지 알고 싶은
정보를 즉각, 쉽게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지식을 쉽게 터득할 수 있는데 구태여 지루하고 맛없는 책을 읽을 필요가 있을까?
배가 고픈 점심때 근처의 맥도널드에 들러서 햄버거 하나 사서 먹으면 쉽고 맛있게
한 끼가 해결된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패스트 후드로 몸에 필요한 영양을 섭취할 수 없다는 사실을.
책은 안 읽고 인터넷만 두들기며 지내 온 사람은 어딘가 정서적 영양실조에 걸려 있다.
본인은 아니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사귀다 보면 부족한 점이 드러난다.
육체적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걷는다.
아이들은 뛰고 노느라고 걷고, 젊은이들은 일하면서 걷고, 노인들은 운동으로 걷는다.
하루에 한 시간씩 반복해서 걷는다. 걷는 운동을 하지 않고는 건강 유지가 어렵다.
사람의 뇌도 운동이 필요하다. 반복적 학습을 통해서 기억력이 향상한다.
복잡하고 ‘적극적인’ 정보 처리 과정을 거치면서 학습한 내용은 더 효과적으로 조직화
되고 더 풍부한 연결성을 갖는 형태로 뇌에 저장된다.
그리고 이러한 풍부한 연결성이 사고의 유연성과 창의성의 기반이 된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이 책이 주는 이점을 열거하려면
끝이 없다.
책은 사람들의 경험과 사상 등이 집약된 지식의 산물이며 지식이 농축되고 정제된
액기스이므로, 간접 경험이나 통찰력뿐만 아니라 인격 형성에 기여한다.
책은 영상 매체처럼 구체적인 정보를 전해 주지 않고 이미지 또는 동작이나 풍경 따위를
글자로 된 매개체로 유추해야 하므로 상상력의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제대로 된 책이라면 사고 과정을 거친 완결된 지식 체계를 구축하게 되어 있으므로
다양한 책을 읽는 일을 통해 다양한 사고방식에도 눈을 뜨게 된다.
책은 주로 텍스트를 매개로 정보를 전달하고 이 때문에 책은 영상 매체와 차별되는
여러 특성을 갖게 된다. 일단 글자라는 시각적 상징을 음성으로, 이를 다시 의미로
전환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글을 능수능란하게 읽고 쓰는 데는 십수 년, 혹은 평생의 연습이 필요하다.
또한 책은 영상보다 훨씬 더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며 이를 위해서 복잡한 위계적인
구조를 갖는 경우가 많다.
지면의 제한 때문에 높은 함축성을 가질 뿐만 아니라 글을 읽고 하나의 응집된 아이디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매우 긴 집중력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말하면, 독서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일정 수준의 이해를 위해서는 끈질긴 노력을 요구하는 독서의 속성이 역설적으로
뇌의 학습 시스템에는 더할 나위 없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또한 독서 중에 뇌 전반에 저장된 배경지식들이 재활성화되고 이들은 독서를 통해서
끊임없이 업데이트된다.
한마디로 독서는 우리의 뇌를 매우 효과적으로 똑똑하게 한다.
영상의 시대에도 독서는 여전히 중요한데 그 이유는 SNS는 진짜와 가짜가 있기 때문이다.
어떤 때는 가짜가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을 때도 많다.
이런 때 책이 진위를 말해 준다.
사람들이 인터넷 지식에 매몰돼 있을 때 독서하는 사람은 오히려 더 빛을 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