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행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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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길을 혼자서 걸으면 누구라도 철학자가 된다.

한여름 오후의 숲속을 걷는다.

새들도 더위를 피해서 잠시 쉬는지 숲속은 더없이 고요하다.

숲속에 우거진 나뭇잎은 직사광선을 차단하고 기류의 순환과 온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숲속의 습도와 기온은 물론, 신선한 산소 공급과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기에

시원하다고 느낀다.

신선한 산소는 숲 냄새를 동반하는데 이것은 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 때문이다.

피톤치든 식물이 생존하기 위해서 자체에서 만들어내는 물질이다.

해충들이 자기를 먹지 못하게 섭식 저해 작용도 하고 번식을 위해서 식물이 자기에게

이로운 곤충을 유인하기도 한다.

같은 종족 식물 사이에서도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전달 물질로도 사용한다.

피톤치드가 짙은 숲은 놀라운 치유력을 갖고 있다.

스트레스 해소에 특효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숲속에 있으면 평온하다. 어깨에 짊어지고 있던 스트레스를 내려놓은 것처럼 편안하다.

 

숲속 길을 혼자서 걸으면 누구라도 철학자가 된다.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걸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이미 나의 사고력은 옷을 벗었다.

혼자서 걸어가는 길이야말로 온전한 나만의 길이다.

동행이 있으면 나의 의식 절반은 나눠 줘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혼자 사는 연습을 한다.

혼자 일어서야 하고, 혼자 걸어야 한다.

부모가 보살펴주고 형제가 도와주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혼자서 겪어내야 하는 삶이다.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결정도 결국에는 혼자서 내려야 한다.

주변에 아는 사람도 많고 도와주겠다는 사람도 있지만, 끝에 가면 혼자서 해내야 한다.

이런 저런 들려오는 소리를 다 걷어내고 가장 밑바닥을 들여다보면 결국은 혼자다.

태어날 때 그러했듯이 죽을 때도 혼자서 죽어야 하는 것처럼.

 

숲속을 걸으면 얻는 것도 많다. 기분도 상쾌해지고, 건강도 좋아진다.

걷다 보면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르기도 하고 정리도 된다.

더군다나 혼자 걷다 보면 철학자가 되기도 한다.

잘생긴 숲속을 걸어가면서 행복은 고요한 숲길을 혼자서 걸을 때 찾아온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마치 좋은 음악을 들으면 행복한 것처럼 건강한 숲속을 걸으면 모든 시름을

잊어버리고 편안한 마음이다.

 

숲속에 나무들은 언제나 낯선 나를 기다린다.

그리고 조용히 미소 지으며 기쁜 마음으로 맞아준다.

나무가 행복해하는 까닭은 자신이 움직일 수 없는 것을 알고 내가 찾아와 주었기 때문이다.

행복은 전염성이 있어서 나무의 행복은 그대로 내게 전달된다.

 

숲길을 걸어가면서 땀도 나고 힘들 때도 있지만 그것도 행복이라면 행복이다.

행복은 도처에 있겠으나 숲속을 걸어갈 때 느끼는 행복은 특이하다.

고요한 숲속을 걸으면 마음도 숲속처럼 고요하고 차분해지기 때문이다.

숲은 우리에게 평온함과 행복만을 안겨주는 고귀한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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