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가을날 정말 자랑스러워할 만한 일이 벌어졌다.
호주 교포 이민지와 이민우 남매가 미국 스포츠 뉴스를 장악하다시피 했다.
미국 프로 여자 골프(LPGA)에서 이민지 선수가 챔피언에 올랐다는 소식과 남동생 민우가
PGA 챔피언십을 받은 일본의 모리카와 보다 더 행복하다는 뉴스 앵커의 멘트이다.
이번 LPGA는 한국에서 열렸다.
경기도 파주 서원밸리 컨트리클럽 서원힐스 코스(파72)에서 열린 국내 유일의 LPGA 투어
대회에는 연 3일 6만여 명 관중이 몰렸다.
총상금 220만달러(28억 8천만원)가 걸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대회였다.
마지막 승부는 이민지와 앨리슨 리(28·미국) 등 이씨 성을 가진 두 교포 선수의 연장전으로
가려졌다.
이민지는 18번 홀(파4·353야드)에서 열린 1차 연장에서 두 번째 샷을 홀 1.5m에 붙여
버디를 잡았다. 반면 앨리슨 리는 2.5m 버디 퍼트를 놓쳤다.
이들은 11년 전인 2012년 US 걸스 주니어 챔피언십 결승에서 맞붙어 당시 이민지가
1홀 차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데뷔 9년 차인 앨리슨 리는 LPGA 투어 177번째 대회에서
첫 우승을 기대했으나 한 걸음 못 미쳤다.
이로써 지난해 리디아 고(뉴질랜드 교포)에 이어 2년 연속 교포 선수가 한국에서 열린
BMW LPGA 챔피언십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연장전을 위해 18번 홀 티잉 구역으로 가는데 할머니와 부모님, 가족, 친지, 친구들이
모여서 저를 응원하는 모습이 보였어요. 영원히 잊지 못할 순간으로 남을 것 같아요.”
호주 교포 이민지(27)가 한국에서 첫 승리를 거두며 ‘미국 여자 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10승째를 거두고 한 말이다.
지난주 동생 이민우(25)가 아시안투어 마카오 오픈에서 우승한 데 이어 남매가 연거푸
승전보를 날렸다.
아마추어 세계 1위를 거쳐 2015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이민지는 “꼭 우승하고 싶었던
한국에서 10승째를 이뤄 뜻깊다”라고 말했다.
우승 상금은 33만달러(약 4억4,000만원)다.
이민지는 올해 9월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 이후 한 달 만에 승수를 추가,
통산 10승을 달성한 이민지는 호주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티칭 프로 출신이고, 골프광인 아버지도
국내 대학에서 체육을 전공했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뿌리를 잊지 말라는 뜻으로 한국식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한다.
지난 일요일은 이민지(27)와 남동생 이민우(25) 가족에게 행복한 날이었다.
남매의 가족에게만 행복한 게 아니라 한국인들에게 즐거움을 선물한 날이기도 하다.
이민지가 LPGA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했고, 남동생 이민우는
2024년 PGA 투어 카드가 주어지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민우가 PGA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릴 가능성이 어느 때 보다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이민우는 일본 도쿄 외곽 아코디아 골프 나라시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조조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5언더파 65타를 치면서 공동 6위에 올랐다.
이것은 2024년 PGA 투어 멤버십을 획득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그는 일본에서의 한 주에 대해 “놀라웠다. 결과가 정말 기쁘다”라고 말했다.
“내 점수는 별로 좋지 않았지만, 결과는 정말 좋았다”라고 덧붙였다.
호주 교포인 이민우는 올 시즌 14번의 투어에서 4번 톱10을 기록했다.
여기에는 THE PLAYERS 챔피언십에서의 6위와 US 오픈에서의 5위가 포함된다.
그는 훌륭히 테스트를 마쳤으며 이제 2024 투어 슬레이트에서 테스트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민우는 현재 비투비 멤버로 505.449점을 받아 94위에 랭크되어 있는 상태다.
가을 시즌 3개 대회가 남은 가운데 RSM 클래식 이후 상위 125명의 비회원도 같은 보상을
받게 돼 이민우는 2024시즌 PGA 투어 카드 획득이 확실시된다.
그래도 이민우는 아직 멀었다고 말한다. DP 월드 투어의 시즌 레이스 두바이에서 5위,
최종 레이스에서 두바이 랭킹 10위(그렇지 않으면 면제되지 않음) 안에 들면
2024년 PGA 투어와 함께 이중 회원 자격을 얻는다.
비록 이민우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지는 못했지만, 그의 경력에 큰 성과를 거두었다.
그는 2024년 PGA 투어 카드를 얻었고 DP 월드 투어 레이스의 가능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어린 선수로서 일본 ‘조조 챔피언십’을 거머쥐지는 못했어도 우승자인 콜린 모리카와보다
훨씬 더 행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