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에 가면 141년째 공사 중인 성당이 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이다. 자그마치 141년째 짓고 있다.

도대체 무슨 공사를 그리 오래 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니까 그게 벌써 10년 전의 일이다.

나는 바르셀로나에 가서 내 눈으로 직접 대성당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건축 자금을 모금하기 위한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었고 건축물 하나하나를 일일이 조각해서

올리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건물의 동쪽 파사드를 짓는 데만도 50년이 걸렸다.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지금은 컴퓨터의 도움으로 작업이 빨라졌다고 한다.

적어도 20년은 단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성당의 완공 시기를 2026년으로 잡고 있다.

2026년은 대공사의 설계자 가우디 사망 100주기이기도 하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스페인어로 성스러운 가정이란 뜻이다.

성스러운 가정은 아기 예수와 어머니 성모 마리아 그리고 마리아의 남편 성 요셉의

성스러운 가족으로 이뤄진 성스러운 가정(聖家庭)이란 뜻이다.

‘성스러운 가정’ 성당의 6개 중앙탑 가운데 마태오 탑과 요한 탑이 올해 완공됐다.

2021년 성모 마리아 탑, 작년 루카 탑과 마르코 탑이 완공됐다.

마태오, 요한, 루카·마르코는 4대 복음사가(福音史家)다.

예수 그리스도 탑까지 계획대로 2026년 완공되면, 착공 144년 만에 바르셀로나의

대표 명소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성스러운 가정’ 성당이 본모습을 갖추게 된다.

높이 172.5m 예수 탑이 완공되면, 독일의 울름 성당(161.53m)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당이 된다.

 

처음 설계 책임자는 프란시스코 데 파울라(1828~1901)였으나

1883년 ‘건축 천재’ 안토니오 가우디(1852~1926)가 자리를 넘겨받았다.

가우디가 43년 동안 대성당 건축에 온 정성을 다 바쳤으나 겨우 20%도 채 짓지 못하고

전차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공사 중에도 유서 깊은 명소로 전 세계에 이름이 알려졌다.

대성당을 완공하기에는 아직도 멀었는데, 198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일명 바르셀로나 가우디 대성당은 왜 뼈 모양을 닮았을까?

건축물을 예술로 승화한 스페인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는 여섯 살 때부터 관절염을 앓았다.

관절 통증은 가우디 일생 내내 완화와 악화를 반복하며 그의 생활을 고달프게 했다.

하느님은 시련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신다는 게 맞다.

관절염은 역설적으로 그를 위대한 건축가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

가우디 작품에는 얼기설기 엮은 뼈 모양이 많은데 관절염을 앓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가우디는 관절통 때문에 학교 다닐 때 친구들과 어울려 운동을 하거나 같이 놀지 못했다.

당나귀를 타고 자연을 탐방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 과정에서 나무와 숲의 형태에 대한 관찰력과 분석력을 키웠고, 그런 능력이 독특한 형태의 작품 구성으로 이어졌다는 평이다. 그는 자연이 나의 스승이라고 말했다.

 

가우디는 발의 통증을 줄이기 위해 발등 덮개 없는 신발을 신고, 양말을 두 장 겹쳐 신었다. 낡은 고무를 밑에 대고 헝겊을 둘러 싸매고 다녔다. 보기에도 매우 남루하고 누추했다.

동작이 느린 가우디는 길을 건너다 다가오는 전차를 피하지 못해서 치이는 사고를 당했는데, 사람들은 그를 부랑자라 생각하고 허름한 요양시설로 보냈다.

거기서 사흘 후 가우디는 세상을 떠났다.

죽기 직전에야 이 노인이 세계적인 건축가 가우디인 것을 알았다고 한다.

가우디는 대성당 지하실에 영원히 누워있다.

 

건축물 주변에 있던 기증기들이 모두 사라진 것으로 보아 이제 대성당이 완성되기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 생전에 ‘성스러운 가정’ 성당의 축성식을 보게 될 것이다.

곡선의 미학자이자 건축가인 안토니오 가우디는 “직선은 인간의 선이고, 곡선은 신의 선이다”라고 했다.

직선은 빌딩이고 곡선은 한옥이라는 말처럼 들린다.

직선은 군대식 화술이며 명령이고 곡선은 부드러운 소통이라 해도 무방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