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죽는 날까지 공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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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세이신 누님의 친구분은 88세이시다.
88세이신 친구분이 여행을 즐겨 다니셔서 누님은 동무삼아 같이 다닌다.
7박 8일 동부 캐나다로 단풍 여행을 다녀 온지 이제 겨우 두 달 지났는데
이번에는 바르셀로나를 가신다.
바르셀로나에서 크루즈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 프랑스, 이탈리아에 들렀다가
다시 바르셀로나로 돌아오는 11박 12일 스케줄인 여행이다.
크루즈야 편안히 타고 가는 것이니 걱정할게 아니다만 샌프란시스코에서 바르셀로나까지
장장 12시간을 비행한다는 게 꺼림직 해서 물어보았다.
뭐 걱정할 것 없단다. 크루즈 여행 다녀오면 6월에는 캐나다 퀘벡에 가기로 했단다.
일 년치 여행 스케줄이 줄을 닿아 있는 것이 젊은 사람도 못 따라갈 만큼 바쁘다.
누님에게 친구분이 88세면 장거리 그것도 여러 날씩 여행 다니기에 힘들어 하지 않더냐고
물었더니
“이러지 마라, 팔팔해, 난 끌려다니는 형편이야”

늙었어도 할 수 있다고 마음먹으면 할 수 있는 것이고
나는 늙어서 못한다고 생각하면 못하는 것이다.
인생은 죽는 날까지 공부다.
모르는 길을 간다는 것은 새로운 길을 간다는 것이고,
새로운 길을 간다는 것은 처음 겪어보면서 배우는 것이다.
오래 살았다고 해서 다 아는 것도 아니고, 늙었다고 해서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을 것도
아니다. 죽는 것도 배워야지, 배워서 알고 죽는 사람은 아름답다.

4월에는 친구가 바르셀로나에 가서 크루즈를 타고 이탈리아를 돌아온다고 했다.
스케줄을 자세히는 모르지만 누님과 비슷한 여행 상품인 것 같다.
바르셀로나 크루즈 여행이 유행인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사는 오클랜드에서 바르셀로나 직항 비행기 노선이 새로 생겼다.
(인천 공항, 김포 공항이 있듯이 이곳에도 샌프란시스코 공항, 오클랜드 공항이 있다.)
새로 생긴 노선이어서 승객유치에 비행기표 세일을 하는 모양이다.
이번에 누님이 가는 바르셀로나 크루즈 여행은 미국 전역에서 모여드는 교포가 45명이란다.
뉴욕, LA 각처에서 오클랜드로 와서 바르셀로나 가는 비행기를 탄다고 했다.

지난 7회에 걸쳐 바르셀로나 관광에 대해서 연속물을 오렸던 것은 바르셀로나로 관광을
떠나는 주변 사람들이 떠나기 전에 알고가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올렸던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으니 짧은 시간에 빨리빨리 보려면 미리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바르셀로나 관광 스케줄을 보았더니 도착하는 날 일박 이틀 관광하고, 돌아오는 날 이틀
관광으로 그런대로 알짜는 다 보고 오는 셈이다.
한국인 여행객 45명하고 여행사 직원 2명이 따라간다고 했다.
11박 12일에 크루즈 발코니로 여행 경비가 총 3,420달러다. 비수기이기도 하지만 비행기
삵이 싸서 적게 드는 비용이다.

일 년에 두세 번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것은 삶의 활력소가 되고도 남는다.
젊었거나 늙었거나 나이는 문제가 아니다. 여행을 계획하는 두서너 달 동안의 설렘,
여행 기간의 즐거움, 다녀와서 여행을 정리하면서 보내는 행복, 다 합치면 여행은 결코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누님에게 여행 다니느라고 돈 꽤나 들겠다고 했다.
“뭐, 그렇지도 않아, 가 봤자 구경만 했지 사고 싶은 것도 없고, 먹고 싶은 것도 없어서
돈 쓸데도 없어, 일 년 내내 1만 달러도 안 들어. 죽을 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돈 움켜쥐고 앉아서 뭐하니?“
하긴 그렇다. 여행 좋아하는 사람은 여행 떠나는 게 좋고, 먹기 좋아하는 사람은 실컷
먹으면 된다. 행복도 취할 때가 있는 것이지 벼르고 미르다가는 아무 것도 얻지 못한다.
다만 나이가 들어도 능력이 있다는 것이 부러울 따름이다.

한국인들이 45명이나 모여서 간다니 더 재미있고, 행복할 것이다.
얼마 남지 않은 세월 이런 맛도 없다면 무슨 재미로 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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