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5학년때 자원해서 전선을 선택한 6.25 참전 용사들

그러니까일주일쯤전입니다.

캘리포니아산호세에서북가주6.25참전국가유공자회’2015년도정기총회를열면서감사장을주겠다는

초대장을받았습니다.

처음에는당황스럽기도하고과분한것같아서망설였습니다.하지만싫지는않았습니다.

일주일을두고생각해보니참석안하게되면어르신들이하는행사를무시하는것같기도하고해서

참석하기로했습니다.

토요일오전11시였습니다.

회의장에는100여분이모였더군요.

집에서는할아버지소리를듣는내가그곳에서는가장나이가젊은편에속했습니다.

내가감사장을받게된사유는2014625샌호아킨미국립묘지참배행사에동행하여찍은

사진한장때문이었습니다.

6.25전쟁에참여했다가전사한미국병사들이묻혀있는국립묘역을‘6.25참전국가유공자회에서찾아가

전사한장병들의명복을비는행사였습니다.

그때찍은사진들중에서묵념이라고제목을붙인사진을해외동포재단사진공모전에출품해서

입상했던것입니다.

사진은2015년도달력을만드는데사용되기도했고달력은전세계에흩어져살고있는동포들에게배포되었습니다.

상금으로30만원을받았는데이돈은내돈이아니라는생각이들었습니다.

그래서유공자회에기부한것입니다.

이러한연고로유공자회에서는북가주6.25참전국가유공자회를홍보해주어서고맙다는

표시로감사장을받게된것입니다.

감사장수여식은2015년도정기총회중에끼어있었기에본의아니게총회를지켜보게되었습니다.

식순에따라미국국가와애국가그리고순국선열에대한묵념으로이어집니다.

유공자중에한분이녹음기에카세트테이프를넣고반주를틀어주는역할을맞고있었습니다.

그런데이분이반주를제대로맞춰서진행하지를못합니다.

사회자가애국가를4절까지다부르겠습니다.하면곧이어서반주가나와야할터인데우물쭈물찾다보니한참기다려도반주가나오지않는겁니다.

결국사회자가틀어주세요하고주문을하는데도시간이걸리는겁니다.

이분이열심히애를쓰지만너무고령이다보니매사굼떠지는겁니다.

드디어반주가나오고모두들애국가를부르기시작했습니다.

그런데반주하고합창하고는따로가는겁니다.

4절을다부르고났는데반주는아직도한참가야합니다.

사회자가"이제그만꺼주세요"하게되었고이번에는중지시키는방법을찾느라고들여다보고애를

씁니다.결국스위치를끄고야말았습니다.

그런데그모습이답답하게보이지않고훌륭해보이는것이었습니다.

이분이반주를담당하고있는지도오래됐습니다.

그리고앞으로도이분이생존하고계시는한반주는이분의몫입니다.

총회에서다음번회장을선출하는순서가되었습니다.

회칙에의하면회장선출은가장연장자가추천하고동의를얻는방식이라고합니다.

가장연장자는96세박옹이었습니다.

귀가어두워서사회자께서부추기어일으켜세우셨습니다.

그리고말씀하시라고했는데그냥가만히있는겁니다.

사회자가회장을추천해달라고귀에대고큰소리로말합니다.

그제서천천히누구를추천한다고했습니다.그리고동의하십니까.하고물어봐야하는데그냥

서게시기만합니다.회원들이먼저눈치를채고박수를쳤습니다.

결국사회자가이제앉으시라고했는데안지를않고그냥서있는겁니다.

그러더니그제서야동의하십니까하는겁니다.모두들하고다시박수를쳤습니다.

엇박자가나는대화가오고가는회의였지만거룩하다는느낌마저들었습니다.

여기에참석하신분들의평균나이가85세라고했습니다.

안경을착용하신분만큼보청기낀분도많았습니다.

보청기를끼면듣는문제는다해결되는줄알고있었는데그렇지도않더군요.

나와마주앉아계신분이보청기를끼고있었습니다.

그분이보성중학교5학년때6.25가났다고합니다.

학생들이모두자원해서전선으로향했다고합니다.

내가질문을해도듣지도않고계속말을이어갑니다.

나중에서야알게된사실인데그분은TV보륨을높이고봤더니자녀들이보청기를끼라고해서일찌감치

보청기를사용하기시작했다고합니다.

6년째끼고있는데보청기가귀속에꼭끼어있을때접촉되는피부는결국기능을잃어가더랍니다.

그러면어떤결과가나타나느냐하면소리는크게들리는데그말이무슨뜻인지인지하는능력이

떨어진다는것입니다.

결국남의말을들어도못알아듣고다시질문을하게되는입장에되고말았다면서일찍시작한것을

후회하시더라구요.

그래서내가하는말을못알아들으니까계속해서자기말만하고있었던겁니다.

그옆에앉아계신분은그보다더했습니다.

보청기를끼고도안들려서아예담뱃갑만한크기의기구를들고다닙니다.

기구에는작은솜방망이처럼생긴마이크가달려있더군요.

대화를할때면마이크를상대방근처에대고듣는겁니다.

참여러가지기술이발달해서생활에도움을주고는있지만아무려면오리지날만하겠어요?

잘알아듣지못하면사람이어눌해보입니다.

늙어서귀잘들리는거도복이라는생각이들었습니다.

점심식사를하면서이야기들을나누는데회원들이매년줄어들고있다고합니다.

6.25참전국가유공자들에게한국정부에서한달에17만원씩연금이나온다고합니다.

이번에보훈처에서연금을일년에한번11월에지급해주겠다고했답니다.

이분들말씀이언제죽을지모르는데어떻게일년씩기다리고있느냐고하더군요.

결국보훈처에항의해서일년에한번받을사람은그렇게하고6개월에한번씩나눠받을사람은

나눠서받기로했다고합니다.

나는지금껏살면서80이넘어사시는분들은한가하게사시는줄로알고있었습니다.

그런데현장을보니그것도아니더군요.

그분들은그분들나름대로치열하게살고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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