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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ead.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중동 문제가 서방 때문인가” 3色남의 벙개 토크 - 중동 천일야화
“중동 문제가 서방 때문인가” 3色남의 벙개 토크

"중동 문제가 서방 때문인가" 3色남의 맥주 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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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권성준, 노석조, 마르샴.

25일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에서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님의 수업을 들었다. 전날 야근으로 이날 오후 여유가 좀 있었다. 여하튼 수업에서 박사과정의 마르샴 아저씨가 발표를 했다. 그의 결론은 “중동의 정국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중동국가들이 (세계 대전 이후) 열강들에 의해 임의적으로 형성됐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수업이 끝나자 마르샴 아저씨는 우리말로 “어디가요? 나랑 더 있다가”라며 수다를 떨자고 했다. 옆에 있던 또다른 석과과정의 대학원생 권성준도 동행했다. 마르샴은 쿠르드족 이라크인으로 한국에서 난민지위를 받았고 이어 한국 국적을 얻었다. 이라크와 요르단에서 수의사로 일했으나, 한국에 와서는 각종 정치·사회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의 민주화 운동을 아랍어로 번역해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권성준은 학부시절 독일어를 전공해 독일로 연수를 갔다가, 현지에 있는 터키인들과 밀접해져 전공을 터키로 전향했다. 평소 터키의 아버지 카먈 무스타파, 터키 국기 등의 뱃지를 왼쪽 가슴팍에 달고 다닌다. 그는 영어를 ‘터키식’으로 구사할 정도로 터키에 동화된 인물이다.

수다는 외대 옆 이름모를 펍(pub)에서 이어졌다. 크림 맥주 한 잔에 2000원, 깨끗한 기름으로 만든 감자 튀김을 4000~6000원에 팔았다. 손님들이 다들 최소 10살은 어려보이는 학부 학생들이라 눈치밥을 먹는 것 빼곤 오손도손 모여있기 적합한 곳이었다. 나는 그의 결론에 대해 “설사 중동이 불안정한 이유가 당신이 말한 것이라 해도 문제의 해결책은 다른데서 찾아야 한다”면서 “잘못을 외부에서 찾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생각해보면 외부 열강에 의해 국경선이 그어지고 나라가 세워진 경우는 아주 많고 이 중 안정적으로 발전한 데도 적지 않다”고 했다. 마르샴은 “맞다”면서도 “지금도 열강의 간섭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주제는 자연스레 ‘쿠르드족’으로 넘어갔다. 마르샴이 쿠드르족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얼마전 쿠르드족이 지방선거를 치렀기에 이야기거리가 많았다. 터키통인 권성준이 있어 소재는 더 풍부해졌다. 그는 터키에서 만난 쿠르드족의 사연을 생생하게 들려줬다. 나는 개인적으로 얼마전 다녀온 알제리에서 만난 베르베르족을 떠올려 베르베르족과 쿠르족을 비교하는 질문을 했다. “쿠르드족이 국가를 형성할 만큼 일체된 정체성이 있느냐”등과 같은 것이었다.

1시간 30분이 순식간에 흘렀다. 일터를 잠시 벗어나 서울 한복판에서 중동에 푹 빠진 한국인, 한국을 연구하며 중동의 미래를 찾는 쿠드르족과 허심탄회하게 이바구 할 수 있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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