쌩한 가을

쌩한가을

숨가쁘게절벽을타고오르던

담쟁이넝쿨의호흡이천천히

끝나가는중이다,빨개가면서

모가지를한껏뽑아낸다

맥박이희미해질수록빨강이힘차게명멸한다

절벽아래서마른나무써는.

장작개비같이마른아저씨들이

나무써는소리에빨강은

누렇게풀어져마지막숨을고른다

잠시쉬던톱날이자격지심에저혼자덜덜떨고있다

담쟁이맥박은아주끊어진다

쌩한바람한줄기가돌연히

톱날을어루고달려가버린다

톱날의자격지심이날카롭다

빛나는것을날카롭게내어미는

쌩한가을,맵다.

-한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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