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소~~~~~~~
이른아침베란다의커튼을올리며희뿌연하게밝아오는미명의아름다움을 어제도봤고내일도보는이런신비한아침을뒤로하고먼길가는사촌언니 어렸을때늘같이소꼽장난하며아빠할테니엄마해라하면서살림살이맡기던언니 다시는저신비의아침해를바라보지못하는먼길떠났구나생각하니 바라보는밖의경치와간간히들리는새소리에마음착잡하다 내주위에서아직은아닌데~~~~~더살아야하는데 사람들은그렇게홀홀하게떠나갈수도있는거였다 사람살아가는것이아무것도아닌것같다 아무리발버둥이쳐봐야 결국빈손으로모든것다내려놓고헐스럽게가는것을
사촌언니가우리집에오는날에는우리는놀꺼리가너무많았다 조개껍질깨끗하게씻어말려그릇만들어포개어부엌살림만들어놓고 빨간벽돌돌에찧어가루고추만들어뜰앞에나무잎송송썰어김치만들어서 드셔요하면언닌아빠노릇잘했는데 공책에왕자와공주그려짤라서인형놀이도했고 할머니치마머리에매어면사포만들어결혼식도하고,,.. 막내고모쫓아교회가면맨앞자리성가대에앉아 "내모든죄나를얽어맸으니"하며노래도같이했었는데 막내고모지휘하에크리스마스때면좁은방에무대만들어연극도한기억이 아스름저편의기억으로떠오른다 참~~~~~언니와는들러리선적도있다 적산가옥의우리집에는화장실은복도끝에있었고 문열고들어가면작은공간이있고또다른문으로들어가는곳이라서 늘무서웠다. 언니도유난히무서움을잘타서우리집에오면 고민이화장실가는거였다 언니가오면그고민은해결이되었었다,문하나열고들어가면좁은공간에 앉아있을수있는곳에앉아 서로지켜주기도하고 한번은둘이일보기(?)도같이한적있어서 집안어른들의두고두고이야기꺼리도만들었었다 우린만나면그화장실사건은꼭이야기하면서까르르웃곤했다.
어렸을때의언니는늘마음이넉넉했던것같아양보도잘해주었는데 그넉넉했던마음을식구들에게풀다풀다지쳤는지.제풀에털석주저앉은것같다 아직은갈길멀었다하며더꾸려갈수있는삶을매서운바람과함께먼길떠나다니 언니는먼길떠나간다는데 난그날의할일따라일상대로움직이면서생각은언니의마지막가는과정하나하나따라간다. 잘가소~~~~~~~모든것을다쉼의자리에놓고편히쉬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