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난히도길었던혹한의겨울이서서히물러가는듯성큼봄이다가오지않나싶어
- 산으로봄맞이나가볼까생각하던중백두대간에도전하고있는友人으로부터연락이왔다
- 도봉산에한번도가본적이없어길안내를부탁하기에주저함도없이나섰다
- 도봉산길만큼은자신이있었기때문이다
- 도봉산입구에서만난우리둘은매우반갑기도하거니와모처럼의산행에들떠있었다
- 예전의기억으론입춘지난산행길에서는얼음밑으로의계곡물흐르는소리를들을수있었는데
- 귀기울여보았으나아직은아니었다
- 다락능선으로올라가는산행은많은사람들이올라가는길이라서
- 산소리보다는사람소리로인해싫어한다
- 나는보다조용한녹야원을지나가는코스로올라가기시작한다
녹야원으로가는코스는햇볕이가장좋은곳이라서
입춘지나면이곳을지나는다리밑계곡에서는물흐르는소리가들렸었는데
가만히귀기울여보아도계곡물흐르는소리는들리지않는한겨울속그대로이다
듬성듬성눈으로덮여있는잔설가지들에서는얼마안있으면저마다봄물오르는소리가들리겠지
갑자기허기가지면서덜덜떨려온다
아직은갈길먼데에,,,
잠시쉬면서간식먹으면서한눈에들어오는시내도내려다보니
저렇게콩알만하게보이는곳에서이리저리부대끼며사는인간사
별거없어보인다.
잘나봤자뭐가잘났으며잘살아봤자얼마나잘산다고
허구한날자랑아닌자랑에열중일까
이런곳에서밑을내려다보며여유로운시간가질수있는내가부자다
시원한바람에심호흡크게하며
스트레스한방에날려버리다.
가슴이터지듯현기증이날정도로가픈호흡을몰아쉬며능선을타고오르니
드디어반가운자운봉을비롯해선인봉이내눈앞에펼쳐진다
그러나희뿌연운무가다걷히지않은탓인지시야가그리맑지만은않다
반가운망월사도내눈앞에펼쳐지고
기억에있는장소찾아간단한요기를하려는데장소가보이지를않는다
산길의오묘함은보여줄때도있고안보여줄때도있으니….
할수없이바람피할수있는양지바른장소찾아서
가지고간컵라면과커피로대충시장기를달래다
맞은편의기암절벽의웅장함에시원함과눈호강실컷하면서먹는컵라면의맛은일품
저산너머로는오봉과북한산도한눈에들어온다
이제하산해야지…
자운봉과신선대는얼음녹고따스한봄날로미루고
내려오는산중간쯤위치한도봉산장에서
도봉산지기30년인할머니의커피맛안볼수없지
오랜만에뵙는도봉산장지기할머니께서도이제많이늙으셨다
30년된기계로커피갈아주는할머니께연하게해주셔요부탁드렸더니당황하신다
그래서할머니께서알아서해달라다시부탁했더니빙그레웃으신다
30년된기계와커피대의오래된나무와오래된커피통이정겹게보이나
꺼져있는스토브로인해너무추워서서둘러일어나야했다
예전엔벽난로에서는장작타는매운내음으로가득했었는데아쉬웠다
가방속에남아있던과일이랑쿠키들을다드리며커피값물어보니
빙그레웃으시면서"2000원싸지?"하신다…
순한웃음지으시는할머니의온화한표정과
도봉산지킴이들과의대화속에서도산에오는사람들의안전만을걱정하고계신모습에서
겉과속이다른
못된망구의모습은전혀없다
.
얼음과눈으로덮힌계곡지나돌아오는길에들린전주옛맛집에서의
빈대떡에팥새옹심으로산행길마무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