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블로그 3년에 내가 한일

조선닷컴에들어와서올려진인터넷기사를보다가우연히뜬글에들어가보기시작하면서

조선블로그를알았지만방없는객으로있는나날이었다

그러다만난좋은글에감사의뜻을전해야지

마음먹고블로그라는방을만들때가꽃샘추위막끝날무렵이었으니

꼭이맘때~~~~~

마침그때가새로운나의도전을시작하고있을때이니만3년이나되었다.

아이들공부하는책상머리앞에늘붙어있다가자투리시간을이용해

독학으로일본어책을들여다보는중에홀로는안되겠다싶어

문화센타라는곳에발을들여놓으면서시작된일본어입문

그러나그문화센타라는곳이배움의터라는것보다는날이갈수록

사교장같은것이되어버려몇년을다녀도입을떼는것은둘째치고일본어틀도잡히지않고

남는것이라고는강의마치고음식점순례한것밖에없는갈등의나날들을보내던중

어학전공만을위해방송대만8년째다니고있다는사람을우연히만나이야기듣고는

아무생각도없이발을들여놓은곳이방송대

입학안내서같은것을무시하고2년아니면3년공부하고나면말문은확실히열겠다싶어

추가모집할때서둘러편입으로원서내고공부시작하려니세상에나일본어과가아니라일본학이였다

정보도없이학원급으로생각하고덤벼들었던공부는시작부터헤매기시작이었다.

그만둘까하다가방송강의를들으면들을수록묘한호기심에해볼만한공부로마음먹게되었다

첫번째깨달은것은이끌어주는공부가아니라찾아가며하는공부였다.

스터디에가입해서더불어가는공부로정해놓고그렇게시작된공부는거의일년내내시험의

연속이었다.숨돌릴틈도없는시간들이였다

새롭게배워나가는공부에대한흥미는모든시간투자해볼만하다는생각이였지만

시험때가되면이건장난이아니었다.

교과서전체에서주어지는시험은통째로암기해도모자랐고

잘못계산된시간으로시험날짜는다가오는데밀려있는공부로거의뜬눈으로밤새워야만했고

1학년과정없는어학공부는기초부터부실하니외우고외워도감이잡히지가않았다

또한남의나라의지식은상식이통하지않는공부라서철저히대비하지않으면그야말로과락행

첫학기시작할때에는나스스로교과과정을세우지않으면안되었고

방송강의는모두들어야하는데기억에한계가있어서정리장에정리해놓지않으면늘더듬게되니

꼼꼼히들었던횟수까지기록해야만했다

어떤것이든지교과서중심으로해야하니까한학기끝나면교과서는온통빨주노초무지개형광펜

자욱으로얼룩지어져있었다

중간고사는30점만점을목표로하려면어떤문제가주어질지모르니나름대로집어내어

10번이고20번이고손이기억할정도로써봐야만했다.

공부시간은따로낼필요없이아무때고하는것이공부이니책상두개연결해놓아

수시로왔다갔다보이는대로하는것이공부였다

그러나시험때가되면공부방의책상만이아니고식탁이고거실이고자는방이고따로없다

온통집안은책으로널려있는집으로변해버린다.

날카로운신경으로주위사람괴롭히기와매일같이닦고닦아내던청소덜하고

음식덜만드는날라리주부로변신해있었다.

오죽하면공부과정에있는딸이집에오면엄마가하는공부가박사공부보다더힘드네하면서

일침을가한다.귀여운것들…..ㅋ

또한아이들에게공부시키며홧김에무심히던졌던말들이부메랑이되어

학생엄마에게되돌아오며얼굴붉히게만들기도하고

그렇게1년지나2년접어들면서뭔가틀도잡혀가면서

그다음에오는성취감은기쁨이되어돌아온다.

성적이전체의30%안에들기만하면장학생이라는명칭이따라붙으니

엉성하게졸업장만땄었던그옛날의불명예를지워버릴수있으니또한기쁨이되었다.

노력에따라전장학금받기쉬운곳이니돈없어공부못한다는것은있을수없고

시간이없어공부못한다는것도이유가되지않는다.

거의장학금받으며공부하는사람들이직장과더불어이어가는사람들이다.

남의나라의전반적인공부가내나라의전반적인공부가되어역사와사회와경제등을

새로운시각으로보게만들었으니분명한것은고여썩은물을새물로바꿔놓은것같은생각이든다

방송대에들어가면서시작한조선블로그

이웃맺지않고여기저기넘나들시간없어블로그하니이웃잘맺지않는이상한여자되어있고

포스트하나만드는시간에난시험공부해야하니까그냥음악이나듣자하니

보잘것없는홀로블로그되었고그나마있던이웃도시간뺏길수없다는욕심으로

자주방문못해상처아닌상처를준것같아미안했었지만다지나간이야기가되었다

이름없는구석,작고보잘것없는눈에띄지않는블로그가되었어도

그시간에난전공하나더만들었으니시간에충실했다는것은은근한자부심으로다가온다.

    졸업하는우리학우님

    어느시인의시한편으로제마음을대신전하고싶습니다.

    나지막한음성으로라도소리내어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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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그대사라지지말아라

    안데스산맥의만년설산

    가장높고깊은곳에사는

    께로족마을을찾아가는길에

    희박한공기는열걸음만걸어도숨이차고

    발길에떨어지는돌들이아찔한벼랑을구르며

    태초의정적을깨뜨리는칠흑같은밤의고원

    어둠이이토록무겁고두텁고무서운것이었던가

    추위와탈진으로주저앉아죽음의공포가엄습할때

    신기루인가

    멀리만년설봉우리사이로

    희미한불빛하나

    산것이다

    어둠속에길을잃은우리를부르는

    께로족청년의호롱불하나

    이렇게어둠이크고깊은설산의밤일지라도

    빛은저작고희미한등불하나로충분했다

    지금세계가칠흑처럼어둡고

    길잃은희망들이숨이죽어가도

    단지언뜻비추는불빛하나만살아있다면

    우리는아직끝나지않은것이다

    세계속에는어둠이이해할수없는

    빛이있다는것나는알고있다.

    거대한악이이해할수없는선이

    야만이이해할수없는인간정신이

    패배와절망이이해할수없는희망이

    깜박이고있다는것나는알고있다

    그토록강력하고집요한악의정신이지배해도

    자기영혼을잃지않고희미한등불로서있는사람

    어디를둘러보아도희망이보이지않는시대에

    무력할지라도끝끝내꺾여지지않는최후의사람

    최후의한사람은최초의한사람이기에

    희망은단한사람이면충분한것이다

    세계의모든어둠과악이총동원되었어도

    결코굴복시킬수없는한사람이살아있다면

    저들은총체적으로실패하고패배한것이다

    삶은기적이다

    인간은신비이다

    희망은불멸이다

    그대,희미한불빛만살아있다면

    그러니그대사라지지말아라

    박노해<그러니그대사라지지말아라>(2010)중에서.

    방송대에서학업을닦는동안수고많으셨습니다.

    깊고깊은설산에서길을잃은어느시인에게희망을되찾게해준한줄기희미하지만

    충분히강렬한불빛처럼,

    우리각자가깊은어둠속에서도별처럼빛나는귀한존재가되시옵길

    간절히기원하겠습니다.

    방송대일본학과강상규교수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