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바람이 달다….

    화선지말아놓은것이쌓여있지않으면

    냉장고비어가듯쌀통비어가는듯뭔가채워지지않은듯하다

    그동안미루고미룬것을긴식탁에펼쳐놓고

    습관된손놀림에둘둘말아차곡차곡쌓아놓는다

    시계소리만이주위의정적을깨뜨리고있는고요함

    시각은회색빛저녁이되어갈무렵

    갈증에차한잔우려마실까뜨거운커피한잔할까하다가

    온종일한것이라고는집안에서이리저리

    뒹굴뒹굴하면서마음붙이지도않으면서

    이책저책두어장침밖에칠한것없으니

    크게한번움직이자하며가벼운복장으로집을나선다.

건너건너친정엄마에게갈까

아니면또건너건너아는집에가서차한잔달라할까

그러나문득떠오르는것은

우리엄마연속극꾀고계실것은분명하실것이고

저녁준비할것같은

남들의시간속에끼어들면안되겠지

아들유학자금벌어볼까손님도들지않는

카페열어놓고있는곳에가서차한잔팔아줄까하다가

에이그만두자.

또이엄마뜬구름잡는아들자랑늘어놓으며

유학의당위성을이야기하면서도돈돈돈에궁한소리할건뻔하고

이젠들어줄아량도없어졌으니

잠시머릿속은세갈래길에서머뭇머뭇하면서

나의발걸음은어느새동네공원입구로들어서고있다

아~~~여기에봄이있었구나하며

한계단한계단세면서오르는데

주머니속의벨이울린다.

"언제우리만날까"하는소리에

이크~~~받지말껄,,

이분만나면또자기카페에글올리며

오늘은누굴만났는데이런저런이야기했다면

이렇더라저렇더라하는꼴보기싫어

이젠만나기싫은대열에끼인늦깎이시인

시인에등단하고글의감각을살리려는지

미주알고주알만나는주위사람들을모두글도마에올려놓는다.

만나면말조심한다고하다가도

어느새질문에꼬박꼬박답달아주는착한말상대가되어있다가돌아서면

이크,,걸려든말

글도마에또올려놓겠지하고

늘뒷맛이찝찝한만남~~~이제싫다.

나의발걸음이바빠져있다

아마쓸데없는생각에감정이실렸나보다

개나리진달래꽃만이듬성듬성피어있지만

나무들은아직도엉성한가지인체

연연두색을피우긴좀더기다려야겠다

회색빛공원의봄바람이달다..

공원자판기에서커피한잔빼어들고

바위앞나무의자에앉아마시는달달한커피의따스함이

온몸으로퍼져나간다

집에서마시는커피보다아니그집카페에서마시는것보다

백배맛있는걸놓칠뻔했다…ㅋ

다시느긋한걸음으로

봄바람엔어떤내음이나는것인지

코끝의감각만을생각하며

머릿속을하얗게비워놓은곳에

붉은진달래와같은

생각들로만머릿속에채우자하는동안

어느덧

우리아파트입구로들어서고있었다.

the_sun_rises에스테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