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개의태풍이지난뒤의하늘이어찌도높고맑은지
- 게다가외출만하면몸에휘감던습도도없어진말그대로쾌적한날씨로
- 인사동의나들이가날아갈듯가벼웠다
- 입속에선저절로"아~~이제외출할만하다"하고
- 뭐어이심전심맘도전해지는듯
- 같이인사동나들이하자고약속하고동행하게된
- 서로의호칭이쌤~쌤~하는동행자역시기분좋아죽겠단다
- 우리의인사동나들이의목적은서예전시회에가는것인데
- 인사동왔으니우리의관심사인붓먼저보기로하고
- 오랫동안드나드는필방으로갔다
- 이필방은벌써10년가까이드나드는집인데도
- 어쩜필방특유의냄새는한결같은지
- 뭐그럴수밖에
- 눅눅한지하인데다쌓아놓은종이에서나는냄새가늘똑같다
- 나는변했어도변하지않는이집만의특이한냄새는
- 이상하게도옛향수까지불러일으킬정도로아주익숙한냄새이다
- 우리는아예붓걸어놓은안쪽으로들어가이붓저붓만지며
- 이번엔이것으로써볼까저것으로써볼까
- 글씨실력을붓에의지하려는얄팍한마음에골똘하다
- 이날은개학하는학생들의재료구입으로더욱북적거리는필방이었다
- 학생들은우리가주인인지자꾸요구가들어온다,
- 얼마나붓앞에서설쳤으면필방주인으로알까!!!
- 아차
- 분명히우린지날달에도와서붓을산것같은데
- 중심은아무래도내가위이니잡아야겠다는생각으로
- 오늘은그~~만하고빈손으로나오긴미안해서
- 난문진과삼각대쌤은결국욕심으로붓과전각돌을집어들고나온다
- 문진이없어서사는것인지이또한욕심!!!
- 서예로일본유학까지다녀온나의쌤의한마디
- "이놈의욕심은아마도붓에눌려죽겠다"..참나!!!
밖으로나온우린시장기부터해결해야지하며오늘은
붓치고장구치고집으로향해시장기해결하고
月刊書藝文化에서주최하는전시장으로향했다
***
한국한글서예정예작가초대전이란다
정예작가???
요즘활약하는작가중알짜만모아전시하는작품들이니
한분한분의개성을모아볼수있어
얼마나풍성한느낌이드는지
방마다정예작가분들은한사람한사람에게설명도세심하게해준다.
대화중에3.40년동안써온글이지만
여전히어렵고갈길이멀기만하단다.
경력들을보아하니
아구나!!!이력들이화려하다
한글만모아놓았으니나에게있어서의볼거리는얼마나많은지
들은소리다가슴에담아넣을수있어너무너무좋았다.
이분들의카다로그에적힌글들을보며반성도해보고
늘느끼는갈등에위안이되기도했다.
이글은석야님께서3일밤꼬박새고쓴글이란다
(이글감을십년동안써오면서작품으론3일)
이거하나만썼겠는가몇번의실수한글도버리고하셨겠지
특히마음에제일들었던방은석야신웅순님의방
대학에서강의하시면서40년을글과함께하셨단다
시문학도하시면서자신의마음을서예로표현하셨다며
글쓰기에앞서시문학도도전해보라일러주신다.
"이제는글을쓰고싶다.
가슴에서부서진파도와바람은어디서무엇이되어있을까
그동안의눈물의무게는얼마가무거워졌고
고독의무게는또얼마나가벼워졌을까
보이지않는눈금과눈금의그림자들이시가되고
글씨가되었으면좋겠다
기러기울음.귀뚜라미울음만큼외로워졌으면좋겠다"
-석야신웅순-
40년을글을썼으니철들고부터글과함께한삶인데도
이제야글을쓰고싶다는말에
이제야글에눈이뜨셨다는말인지
이제야경지에올랐다는말인지
글쓰기의그넓은도량을알만하다
말씀에이젠글만쓰고싶은욕심에대학강단떠나서
글만쓰시겠단다
작품마저파격적인시도로남들과의차별화를둔것에
나의눈은호강할수밖에없었다.
은은한묵향이화선지로번져나가면
때로엄숙한기상도만날수있고.단아함도만날수있고
때론화선지에적혀내려간글씨에행불행이왔다갔다하는
오묘함의세상맛도볼수있는붓놀이에
새마음을부여하는계기가되면좋겠다는소망이다,
즐겁기도했고지치기도했으니
들뜬마음도가라앉히고우린뒷말도해야지하곤
꼭들리는곳에서여름맛으로갈증해결했다..ㅋ
.Capozio-Restl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