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산사로 가고 싶은 충동이 /산중일기.

Posted on 2013년 6월 24일2016년 3월 24일 by 松軒

산중일기 저자 최인호 출판사 랜덤하우스(2008년04월21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침묵은어려운것은아니다,

침묵보다말을하되하지말아야할말을하지않는것이더어려운일이다

문을걸어잠그고깊은산속에숨어있는것보다사람들속에서함께어울리되

물들지않음이더어려운일일것이다.

깊은산속에있으면서도그의마음이번잡하다면그는비록산속에있으나

실은장터에앉아있는것과다르지않은것이다,

침묵수행이란단순히말을하지않는것이아니라마음속에가득찬말을비우는일이다,

아무런욕망의말도남겨두지않는것이다.

(산중일기/267쪽)

국정원댓글사건이다.국정감사다,,..

NLL문건발표로시끌시끌

저마다내는목소리도가지각색이다

아닌것은아닌것을,,,

더러운패널들의입에선듣고싶지않은말,말,말

마구마구쏟아낸다…

듣지않으면될것을!!!하면서도뭐가옳은지그른지는

알고싶은귀기울임으로시끌시끌하다.

저런더러운놈,,뭔말하는거야,,저걸저런인간은북으로보내야해하면서

감정은점점격양된다,

소위박사타이틀을가지고있는정치평론가들의자기밥챙기기위한

각각의당편들기에말맞춤이눈에보이는데

국민은다알고있는데도어리석게도쏟아내는말들이저질들이다.

뭐든국익을위한것이면되는것을…

편짜고떠들어대는소리에눈,귀가어지럽다.

작가의말씀대로사람들속에서살면서물들지않을수없다는것이

얼마나어려운것인지…

이런어수선하고시끄러운시간에

최인호의산중일기읽기가거의끝나가고있었다,

글쓰기에천재성을타고난작가도일반사람의삶과별다른것이없는

그저평범한일상의생각들을화두와함께담아낸고백적이산문에대한평이야

한국문단의중심에있는분이니뭐라평을한다는것도주제넘은짓이다.

일상적인삶의고백을담은산문들을읽으며

나도나도같은생각이라며…

나도내삶에있었던한토막이라도간추려써낼수도있겠다는

글의부추김도있는듯한글에

잔잔한감흥을불러일으킨다.

책장이슬슬잘넘어가게하는마력을가진대작가의천재성이

무한정부럽고대단해보인다.

그러나참문체들이쉽다.

쉬운글속에포함되어있어던져지는물음과답이있다.

그래서대작가인것을!!!!

이책은또한사진이너무좋다,

사진이곁들여있는책으로

글보다사진이더시선을머물게한다.

당장에라도디카를가방에넣고

고즈넉한산사로찾아가고싶은마음이생길정도로

사진이너무좋다,

"나도다음엔저런각도를찍어봐야지"하는생각이들게한다.

처음엔최인호???이분이사진도찍으신다는말이야???하다가

아무래도프로같은느낌이라다시책장앞으로와보니

바로최인호씨의프로필밑에사진작가의프로필이있었다,(이걸안보고,,,)

4번의개인전과다수의단체전과함께연경력이있고

국립현대미술관과고토갤러리에작품이소장되어있다는

프리랜서사진가로활동중인백종화작품들이란다…

아무려나,,,

글보며사진보며…

천천히커피를마시고,천천히차를몰고,천천히책을읽고,

천천히밥을먹고,천천히잠을자고,그러나천천히도지나치지않게

(25쪽)

생활의리듬으로살리면좋겠지!!!

"붓처럼멀리흐를수있는글을쓰고싶다"라는글에선

평소알고지내는스님에게받은서예한작품에서

굵은붓으로거침없이써내려간글씨에매료되어

글쓰고싶다는희망으로가까운서예화실을찾아

"한일(一)"자를배우며싫증내지않고오래오래글을쓰고싶다는

작은아이의마음과같은소망을하는작가에게서

아주아주인간적인면에미소가절로생긴다.

오래오래쓰고싶다

싫증도내지않고지나치게매달리지도않고무엇을이루려고

밤새워연습하지도않고,쓰다가못쓰면못쓰는대로

소질이없으면소질이없는대로,,그러나애매하거나붓끝으로멋을부리려하지않고

멋이없는글이라도한자한자소박하고정확하게마음이담긴

붓글씨를죽을때까지쓰고싶다(48쪽)

어쩜이리도내마음을정확하게써내려갔을까???

붓글씨로슬슬스트레스가쌓여오는내게마음을비우란다…

글은

1부.일상에관하여(산으로내가갈수없으면산이내게오게할수밖에)

2부.욕망에관하여(문밖으로나와지팡이를휘둘러본다.)

3부,해탈에관하여(벚나무가지엔벚꽃이살지않는다)

처처에서의삶의과정에서깨달음과함께

선현들에의해전해지는가르침에서의깨달음과

결국인생의마지막해탈의경지에서까지,,,의작가의전생애가담겨있는듯

그러고보니작가는불교인이아닌천주교신자로서

종교를초월한작가성향의폭이한없이넓게보인다.

그러나언젠가사진으로본적이있는

항암치료로인한부작용의모습이떠오른다.

건강한모습으로많은독자들에게영향력있는글을

쓰는시간들이많이주어졌으면좋겠다.

또한책한권의글의무게보다

내손안에이책이들어온과정의무게가더함에의미를둔다.

"삶은차한잔마시고가는일에다름아니다"라는초의선사는

우리의일생이차를마시는순간에가없이지나가고마는것을,

우리는한발자국먼저가지위해서남을모함하고시기하고,

싸우거나증오하며,때로는전쟁을불사하며타인의목숨을너무나쉽게앗아가고있다,

먼저가나이제처음오나가벼운것이때로는인생이란저과중한무게임에도

우리는아무것도손에서놓지못하며살아가고있는것이아닌가.(299쪽)

책을읽는동안내내조용한산사로의발걸음을떼고싶은충동이생겼다.

앞뒤로의명산을가까이두고도언제부터인가선뜻나서기싫어진게으름을

떨쳐버리고새벽산사로가볼까하며책장을덮으려니

책뒤표지에쓰여있는

"내가머무르는곳이청산일것,

하루하루의생활이산중(山中)일것"이라는글이

나보고뭐라하는듯하다,,,

책을덮으며조용한음악과함께

사위가절간같이조용한시각에나앉아있는곳이산중이아닌가

나자신을가만히들여다볼수있는나의성찰의시간으로

이시각이…

바로山中인것을!!!

좋은 나날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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