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4) 땅끝 마을을 떠나 오면서

땅끝전망대에서남해의다도해를한눈에보리라는기대가

무너진것에대한아쉬움을뒤로하고

산책길을걸어내려오며시비에적혀있는글에

내마음도함께실어보며땅끝마을로걸어내려왔다.

해남땅끝에서/고은

땅끝에
왔습니다.
살아온날들도
함께왔습니다.

저녁
파도소리에
동백꽃집니다.

땅끝/윤금조

반도끄트머리땅끝이라외진골짝

뗏목처럼떠다니는전설의돌섬에는

한십년내리가물면불새가날아온단다

象牙質큰부리에선지빛깃털물고

햇살무등타고미역바람길들여오는

잉걸불발겨서먹는그불새는여자였다

달무리,해조음,자갈자갈속삭이다

십년가뭄목마름의피막가르는소리

삼천년에한번피는우담화꽃이울등

여자의속깊은宮門,날개터는소릴냈다.

몇날며칠앓던바다파도의가리마새로

죽은도시그물을든낯선사내이두박근?

기나긴적요를끌고훠이훠이날아간새여

땅끝마을에서부르는노래/송수권

달마산찾아땅끝마을

불끈솟은사자머리턱봉을오르니

오늘은바람불고물파랑만높다

저미황사스님들궁고치는날인가보다

백두대간을따라오다마지막끝난지점

돌아서서보면다시처음의시작이기도한

이길은언제나희망이었고믿음이었다

그러므로축북이열리는땅

갈두리에와서하룻밤지새고나니

가슴속에벌써불공같은아침해가뜬다

누군가첫발을내딛었을때

그길은늘혼자였고두려움이었다

그러므로내외로운낯선방황도

오늘이곳에와서다시첫발자국을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