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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장쩌민 주석과 미모의 여가수 - China Inside
장쩌민 주석과 미모의 여가수

장쩌민(江澤民) 주석과 미모의 여가수/2004.9.14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는 9월 13일 1면과 2면에 중국 정치현실에 관한 재미있는 분석을 내놓았다.
기사의 요지는 조선일보 9월14일자 국제면에 실린 대로, 후진타오(胡錦濤) 현 국가주석이 장쩌민 전 주석의 영향권에서 서서히 벗어나, 자신의 권력을 강화해 가고 있으며, 권력의 중심축이 장에서 후로 이동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 기사에서 정작 호기심을 자아내는 부분은 다른 데 있다. 그것은 장쩌민 전 국가주석(현 군사위 주석)과 미모의 가수 송주잉(宋祖英)에 관한 부분이다. 국가 최고 지도자와 미모의 여가수의 관계, 흥미롭지 않은가? FT의 기사 내용은 이렇다.

<멋진 드레스 차림의 송주잉>

<<중국 정치의 베일에 싸인 ‘책략’ 가운데 악의없는 사건들이, 미처 예상하지 않은 관련성을 보여줄 수 있다. 그래서 만약 소도시 관리들이 큰 파티를 연 데 대해 정부가 조사를 시작하면, 차이나워처(중국 관찰자)들은 안테나를 가동하기 시작한다.
중국 남서부 스촨(四川)성 완위안(萬源)시가 개최한 가요대회에서 한 가수가 농민의 일년 수입의 200배에 달하는 높은 출연료를 받은데 대해 스촨성 정부에 의해 조사를 시작했다는 보도는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닐 지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가수가 중국의 최고 권력자였던 장쩌민 전 주석의 총애를 수년간 받아온 인물 송주잉(宋祖英)이고, 그런 송의 스캔들을 중국 언론이 보도했다는 점이다. 대리인을 통해 종종 정치적 라이벌 관계가 펼쳐지는 중국에서, 권력자가 좋아하는 인물에 대한 보호가 중단됐다는 것은 장 주석의 권력약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도대체 이게 뭔 얘긴가?
먼저 완위안 가요대회의 진상을 살펴보자. 지난 9월1일 송주잉 사건을 처음 보도한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의 기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난 8월7일 완위안시는 ‘완위안 보위전 70주년’ 기념활동의 일환으로 유명 가수들을 초청한 가요잔치를 열게됐다. 여기에 초청된 송주잉은 단지 4곡의 노래를 부르고 42만 위안(한화 약 6300만원)의 출연료를 받았는데, 이는 현지 농민의 연간수입의 210배에 달한다. 완위안시의 1년 예산은 4000만 위안이고, 2002년 재정적자가 1억6000만위안에 달하는데, 이 기념활동을 위해 무려 시 예산의 절반인 2000만 위안을 써버렸다. 이 돈을 메꾸기 위해 시 정부는 모든 공무원들의 월급 5분1을 삭감해 지급하고 있다. 게다가 당일 기념식 일정은 유명가수들의 일정에 맞추었다.>>

이 기사가 나간 뒤 사천성 당서기는 조사를 지시했고, 상급기관인 성 기율위와 달주(達州)시 기율위 역시 조사단을 파견해 진상조사에 나섰다.

이 사건은 단순히 보면, 한 유명가수의 출연료 과다 수임여부, 내지 지방정부의 방만한 예산운용에 관한 문제이다. 그런데도 FT는 여기에 큰 정치적 의미가 담긴 것으로 해석했다. 왜 그런 해석이 나온 것일까? 그것을 이해하려면 장-송의 관계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송주잉(38세)은 호남성(湖南省) 고장현(古丈縣) 출신의 묘족(苗族)으로, 키 168㎝의 늘씬한 미인이다. 북경에 있는 중앙민족학원 음악무도(音樂舞蹈)과를 졸업하고, 중국음악학원 민족성악부 석사과정을 마쳤다. 그녀는 1988년 중국음악협회 주최 전국노래자랑대회에서 묘족의 전통 음악으로 금상을 차지하면서 연예계에 데뷔했다. 그녀의 음색은 깨끗하면서도 힘차며, 특히 고음이 맑고 매력적이어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 전통민요나 민요풍의 가요를 주로 부르는데, 매년 설(春節) 때나 국경절이면 CCTV가 주최하는 음악회에 빠지지 않는 가수이다. 그녀는 이미 결혼했다.

<묘족의 전통복장을 한 송주잉>

장 주석과 송주잉의 관계는, 그동안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을 뿐, 중국에서 왠만한 사람은 다 알만큼,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중국인들은 말한다.
중국의 중앙 및 지방 지도자들 중 상당수는 ‘칭런(情人·애인)’을 두고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서(廣西)장족자치구의 인민정부 주석을 거쳐, 전인대 부위원장을 지내다 지난 2000년 부패혐의로 체포돼 사형당한 청커지에(成克杰)는 홍콩 적(籍)의 리핑(李平)이라는 미모의 여성을 ‘칭런’으로 두고있었다.
대불(大佛)로 유명한 사천성 러샨(樂山)시의 리위슈(李玉書·46) 전 부시장은 성도(成都)에 17세의 미성년 애인을 두고 있었다.
중국 소설 천노(天怒)는, 1995년 장쩌민에 밀려 실각한 베이징방’(北京幇)의 우두머리 천시퉁(陳希同) 前 베이징 당서기가 북경TV방송국의 미모의 아나운서를 애인으로 둔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FT는 송주잉에 대해, ‘장쩌민의 친구(a friend of Jiang Zemin)’ 혹은 ‘수년간 장의 총애를 받아온 사람(Mr Jiang’s favourite for years)’이라고 묘사했다. 이 신문이 이렇게 표현할 정도면, 두 사람의 관계는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FT는, 그동안 ‘완위안 가요대회 사건’과 같은 일이 일어나도 장-송의 관계를 감안해 ‘스스로 알아서’ 보도를 안하던 중국 언론이 이 사건을 보도했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중요한 변화이고, 그것은 곧 장쩌민 전주석의 힘이 빠지는 현상을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다시말해 장을 견제하려는 후진타오 측의 ‘은밀한 공작(manoeuvring)’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중국 인민대회당의 전인대 모습>

하지만 필자의 견해로는 이는 ‘과잉해석’으로 보인다. 중국 정치의 ‘파워게임’에서 ‘칼’은 ‘칼집’에 들어있을 때 힘을 발휘한다. ‘칼집’에서 ‘칼’을 꺼내면 싸움은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하게 되고, 둘 중 하나는 죽는 사생결단의 싸움이 된다. 최근들어 중국의 지도자들은 이런 방식은 선호하지 않는다. 그 대신 ‘칼집’만 슬쩍 보여줌으로써 상대방의 체면을 세워주며 승리를 얻어내는 방식을 택한다.
만약 FT의 해석이 맞다면 북경청년보의 보도는 칼집에서 칼을 5분의1 정도 뺀 형국이 되는데, 이는 후와 장이 공생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9월1일 첫보도가 나온지 9일만인 이달 10일 북경청년보는 돌연 ‘사과성명’을 내고, 앞서한 보도내용이 ‘오보(報道失實)’라고 밝히고, 당사자인 송주잉과 독자 및 사회에 공식 사과했다. 남경일보(南京日報)의 보도에 따르면, 송이 받았다는 42만원은 혼자 받은게 아니라 전체 연출비용이며, 당일 출연활동에서 어떠한 위법행위도 없었다는 것이다. 첫날의 기세등등함은 사라지고, 갑자기 꼬리를 내린 꼴이다.

도대체 왜 그랬을까. 첫날의 상세한 ‘탐사보도’ 내용으로 보면, 이 보도는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데 9일만에 ‘오보’를 자인했다. 뭔가 냄새가 나는 구석이다.

필자의 추정은 이렇다.
북경청년보의 첫날 보도는 누군가의 제보를 받아 순수하게 정의감에서 철저하게 사실관계를 파헤쳐 보도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보도가 나온 뒤, 지방도시의 방만한 예산낭비 문제보다 오히려 송과 장의 관계가 구설수에 오르고, 급기야 장의 퇴진설(뉴욕타임스 보도)마저 나돌자, 당쪽에서 압력을 가해 해당 신문사가 ‘오보성명’을 내도록 했을 것이다.
다시말해 첫 보도에는 권력이 개입하지 않았지만, 두번째 오보성명에는 권력의 개입 냄새가 짙게 난다는 얘기다. 오보성명 하나로 파장이 확대되는 것을일단 차단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국가 최고 지도자와 미모의 여가수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것은 그냥 민간의 소문으로만 계속 남게될 것이다. 더이상 확대되거나 신문에 보도되지 않은 채로.
그럼 FT에 보도된 것은 어떻게 할 것인가? 중국에서 그 비싼 영자지를 볼 사람은 0.001%도 안되니, 무시해도 좋다. 이것이 공산당의 판단일 것이다. /지해범기자 hbjee@chosun.com

11 Comments

  1. oldbox

    2004년 9월 14일 at 8:23 오후

    대단히 날카로운 안력으로 꿰뚫은 글이군요. 묘족 여인? 독특한 성적 매력이 있죠. 의미심장하게 잘 읽었습니다.    

  2. 최 준석

    2004년 9월 14일 at 11:26 오후

    해범아, 재밌게 잘 읽었다.   

  3. 윤익수

    2004년 9월 14일 at 11:47 오후

    ‘칼’은 ‘칼집’에 들어있을 때 힘을 발휘한다. 맞는 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칼을 휘두르지 못해 안달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더군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拜   

  4. 오세윤

    2004년 9월 15일 at 10:32 오전

    와~~~저도 미스송의 얘기를 북경에서 들었었는데….^^ 이념을 떠나서..어딜가든….권력자와 여자는….밀접한 관계가 있네요….^^ 그런데 예쁘긴 예쁘네요…..^^   

  5. 줄라이

    2004년 9월 15일 at 12:59 오후

    권력과 여자..!   

  6. 眞善認

    2004년 9월 15일 at 3:18 오후

    장쩌민 파룬궁 탄압 고문 혹형 등 1020명 이상 사망 장쩌민 인권탄압의 압잡이 ~세계 여러나라에서 인권탄압 협의로 기소    

  7. 한기철

    2004년 9월 15일 at 4:56 오후

    장주석과 송주잉과의 관계가 소문이아니군요 몇달전 로주시 고위 공무원과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자리에서 두사람의 관계 이야기가 있었읍니다만 이공무원의 말씀이
    연창회를 관람하던 장주석이 이가수에게는 좀더 크게 길게 박수를 친까닭에 이런 소문이 나게 된거라고 설명하더군요
    (약간 가재는 제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8. 이철민

    2004년 9월 15일 at 5:53 오후

    장쩌민과 송주잉과의 관계에 대한 사실성 보다도, 이를 둘러싼 현상과 그 배후에 대한 지해범 선배의 예리한 분석이 정말 돋보이는 글이었습니다. 아주 흥미있게 잘 읽었어요. 난 내 옆에 앉아서 맨날 무슨 생각하나, ‘칭런’ 생각 하나 했는데.ㅋㅋㅋ(농담인지 아시죠?) 2004   

  9. 이자연

    2004년 9월 15일 at 10:20 오후

    중국 미녀 중에는 송씨가 많은 것 같군요.
    미녀가 권력에 얽매이지 않고 독자생존하는 사회가 빨리 모색돼야 할터인데..
    마지막 줄이 재미있습니다.

       

  10. 서영봉

    2004년 9월 21일 at 5:17 오후

    오늘 수업시간에 말씀하신게 이거였군요   

  11. 지해범

    2004년 10월 4일 at 4:55 오후

    지난주 나온 홍콩잡지 아주주간에서도 이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이에 따르면, 현지 주민의 제보투서를 받고 북경청년보 기자가 현지에서 취재한뒤 송주잉 사건을 보도했으나, 인민해방군 총정치부와 공청단에서 압력을 가해, 부득이 ‘오보’라고 사과했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저의 추측이 맞은 셈이 됐습니다. (이러다 ‘점쟁이’이 될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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