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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스크랩]    먹자빌딩, 진화하다

지금까지 먹자빌딩은 크게 둘로 나뉘었다. 서울 신림동 순대타운처럼 똑같은 음식을 하는 식당이 몰려있거나, 백화점 푸드코트처럼 주인이 서로 다른 각양각색의 식당이 빽빽하게 들어찬 형태였다.

하지만 기존 먹자빌딩과 다른 형태의 먹자빌딩이 최근 문을 열고 있다. 서울 신사구 ‘엠포리아’와 중구 ‘유니온 플레이스’, 경기도 분당 ‘아데나 가든’ 등이다. 기존 먹자빌딩과의 가장 큰 차이는 하나의 일관된 콘셉트에 따라 유기적으로 통합돼 있기 때문에 덜 복잡하고 번잡하며, 쾌적하다는 점. 음식이 겹치지 않아 다양하게 고루 맛볼 수 있다.

◆엠포리아(Emporia)

서울 논현동 도산공원과 안세병원 사이 언덕 꼭대기에 선 15층짜리 투명 유리건물이다.

엠포리아를 운영하는 가구 수입업체 ‘디오리지날’ 정연석 회장은 “비싸고 맛없는 강남 외식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엠포리아를 열었다”고 했다.

정 회장은 자신의 목표 중 절반은 달성한 듯싶다. 생선회나 스테이크 등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음식 가격이 1만원~2만원대. 인접한 압구정동·청담동과 비교하면 저렴한 수준이다.

맛은 편차가 있다. 일식당 ‘마루’와 카페 ‘메이플 가든’은 훌륭하다. 마루에서 내는 일본식 안주 80여 가지와 식사 50여 가지는 전체적으로 나무랄 데 없다. 일본에서 들여온다는 ‘냉자루우동’(6000·9000원)은 면발이 기분 좋게 매끄럽고 탱탱하다. ‘자루냉소바’(6000·9000원)는 구수한 메밀 향이 짙다. “활어만 쓴다”는 말을 믿지 않더라도 생선은 감칠맛이 좋다.

2만원대인 정식류는 튀김, 채소, 국, 생선조림 등이 곁들여 나와 푸짐하다. 큰 그릇에 밥을 담고 여러 생선회를 얹은 일본식 비빔밥 ‘지라시스시 정식’(2만원)은 다른 곳에서 맛보기 힘들다. 메이플 가든은 ‘아메리카노’(6500원) 등 커피류도 괜찮지만, ‘페퍼민트티’(8000원)와 같은 프랑스산 유기농 허브차가 인상적이다.

이탈리아·멕시코 등 서양음식은 현지 맛을 완벽하게 재현하지도, 그렇다고 한국인 입맛에 맞게 바꾸지도 못해 어정쩡하다. ‘타코’(스몰 7000원)는 묘하게 시큼달큼하고, ‘마르게리타 피자’(미디엄 1만2000원)에는 이유는 모르겠으나 모짜렐라치즈 외에 체다치즈를 더하고, ‘아라비아타’(1만원)를 포함한 스파게티는 소스가 질척하다.

어느 층에서 식사하건 다른 식당 음식을 시켜다 먹을 수 있어 편리하나, 계산은 식당별로 따로따로라 번거롭다.

지하 1층 프랑스 레스토랑 ‘프리드메르’(Fruit de Mer)와 1층 카페 ‘메이플 가든’, 2층 이탈리아·멕시코음식점 ‘타코스’ 일본 우동·메밀면 전문점 ‘아지노’, 3층~4층 일식당 ‘마루’가 있다. 5층과 6층에는 디오리지날 매장, 2층에는 마사지나 아로마테라피를 받을 수 있는 ‘황미서 건강전문 관리센터’가 입주했다. (02)3443-5555, www.emporia.co.kr

◆유니온 스퀘어(Union Square)

퓨전일식 레스토랑 ‘타니’와 퓨전중식 ‘시안’, 이탈리아 체인점 ‘일마레’, 각각 인지도를 쌓아온 외식업체 3곳이 힘을 합쳤다.

유니온 스퀘어는 서울 중구 순화동에 들어선 서비스드레지던스(장기투숙호텔) ‘프레이저 플레이스’(Fraser Place) 1층에 지난 7월 오픈했다.

퓨전일식을 하는 ‘타니 타이니’와 이탈리아음식 ‘일마레 미니’, 중국음식 ‘딤섬’(Dim+), 퓨전중식 ‘리틀 시안’, 스시·캘리포니아롤 전문 ‘와사비’, 한식당 ‘비스트로 한’ 등 6개 식당이 있다.

다양한 음식을 입맛대로 먹을 수 있는 푸드코트와, 테이블에서 주문하면 종업원이 음식을 가져다주는 레스토랑의 장점을 합쳐놓은 형태다.

인근 회사원이 주요 타겟인만큼, 음식 가격을 5000원에서 2만원까지 합리적으로 책정했다. 특히 세트메뉴가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 머스터드 비니그렛 소스 치킨샐러드·소프트쉘 크랩 롤·마늘 볶음면을 곁들인 새우구이로 구성된 ‘리틀시안 세트A’가 1만4000원, 오늘의 스시롤·새우튀김을 곁들인 냉우동·메로된장구이가 나오는 ‘타이니 타니 세트B’가 1만8000원이다. 해물파전, 쇠고기불고기, 된장찌개, 밥이 나오는 ‘비스트로 한 세트B’(1만8000원) 등 한국음식도 맛이 괜찮은 편.

하지만 음식 간이 자극적이고 세련미가 다소 떨어져, 직장 동료끼리 점심 먹기는 좋지만 누군가를 ‘모실만한’ 수준은 아니다.

벽돌과 철근, 나무로 구성된 인테리어는 미국 동부 도시를 떠올린다. 벌써 점심시간에는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 잡기 힘들다. (02)2220-8500

◆아데나 가든(Adena Garden)

퓨전일식 레스토랑 ‘타니’가 만든 복합 외식공간. 요새 한참 뜨고 있는 경기도 분당 정자동 아데나루체 A동 지하에 지난 6월 열었다.

타원형 벽을 따라 계단을 내려가면 250평 야외테라스다. 하얀 천으로 만든 쿠션을 얹은 나무의자가 나무와 연못 사이에 그림처럼 배치됐다. 햇빛만 좋았다면 태국이나 발리 리조트로 착각할지도.

매장을 들어서면 빵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입구에 있는 빵집 ‘베노아’ 때문이다. 프랑스 파티쉐 3명이 프랑스에서 수입한 밀가루와 버터로 프랑스 빵맛을 재현하려 노력한다. 바게트(1500·2000·2500원), 크로아상(1500원) 등 50여가지 빵이 있다.

베노아를 지나 왼쪽으로 돌면 중식당 ‘호접몽’이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후난(湖南)요리를 소개한다.

후난은 중국 내륙에 있는 성(省)으로, 인접한 스촨성(四川省)만큼이나 음식 맵기로 유명하다.

스촨사람이 "매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후난사람이 "맵지 않은 것을 두려워한다"며 픽 비웃는다고 한다.

스촨음식이 얼얼한 후추 매운 맛이라면, 한국처럼 고추를 많이 쓰는 후난음식은 짜기는 하지만 톡 쏘는 매운 맛이라 한국인 입맛에 더 잘 맞을 듯하다.

‘다진 새우를 넣은 매콤한 해삼찜’(2만2000원) 등 요리는 한 접시에 1만원부터 3만원 사이. 아주 비싸지는 않지만, 양이 적은 편이라 싸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홍콩식 딤섬도 30여 가지가 있는데, 7000원에서 9000원 사이. 맛이 전체적으로 괜찮지만 새우가 들어간 만두 ‘하교’(7000원)는 쌀로 만든 만두피가 질척하다. 중국 가구로 꾸민 실내는 어둡고 장중하며 세련됐다.

호접몽 반대편 ‘체디클럽’은 낮에는 차를, 새벽 2시까지는 와인을 포함한 여러 술을 판다. 토스트, 크로아상, 달걀요리, 딤섬이 나오는 ‘체디 브런치’는 1만5000원, 간단한 먹을거리와 커피 또는 차가 나오는 ‘체디 애프터눈 티’는 1만원이다. (031)726-0099

/8월17일자 주말매거진에 쓴 기사 원문에 일부를 추가하고 수정했습니다. 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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