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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재발견

일본 재발견/2006.11.6

야스쿠니5.jpg

<야스쿠니 신사>

지난 10월24일부터 30일가지 일본을 다녀왔습니다.

한일편집간부세미나 참석차였습니다.

이번 여행은 저에게 ‘일본 재발견’이었습니다.

재발견은 크게 두가지 입니다.

하나는, 우리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일본의 실력이 대단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일본 내에서 ‘정한론’이 조금씩 다시 싹트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실력이 대단하는 얘기를 하면, ‘시대에 뒤쳐졌다’고 얘기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이미 1920~40년대에전투기와 전함, 항공모함을 만들었습니다.

그 기술적 바탕이 오늘날 일본 제조업의 힘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려면, 미국과 일본의 기술을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2년전 가본 일본과 이번에 본 일본은 크게 달랐습니다.

사회에 활력이 넘쳤고, 사람들의 얼굴에선 자신감이 가득했습니다.

지도자들도 ‘내부’ 얘기보다 ‘외부’를 얘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내부 문제는 어느 정도 정리되었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일본인들의 관심사에 한국은그다지 크지 않아 보였습니다.

‘정한론’은 한민족에게 뼈아픈 얘기입니다.

고대로부터 전해온 일본내의 정한론은 시대를 불문하고, 우리 민족을 괴롭혔습니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한일합방이 모두 ‘정한론’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정한론이 일본에서 다시 거론되고 있습니다.

‘독도’ 얘기도 크게 보면 그 범주에 속합니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 얘기도 이 얘기와 이어져 있습니다.

북한의 핵실험은 일본인들이 한반도를 위험하게 보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되었을 것입니다.

만에 하나, 이것은 순전히 가정이지만,

중국의 영향력이 한반도 남쪽까지 미치는 상황이 온다면,

일본은 과연 어떻게 대응할까요.

이번 출장에서 느낀 것은 , ‘일본은한반도가 중국의 영향권에 들어가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미국에 이어 세계2위의 강대국 일본, 한국이 결코 경시해서는 안될, 경시했다는 또 당할 수 있는 강대국임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이길 수 없으면 먼저 배워야 합니다.

다음은 이번에 일본에서 느낀 점을 적어 본 것입니다.

야스쿠니1.jpg

<야스쿠니의 청동문>

<사무라이 일본>

지난 10월26일 오후, 가을빛이 완연한 일본 도쿄(東京) 야스쿠니(靖國) 신사 입구에 병아리 같은 어린이들이 모여 있다. 어느 유치원에서 온 모양이다. 노란색 모자에 하늘색 옷을 입은 30여명의 아이들은 고개를 쳐들고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있다. 청동문을 지나자 40~60대 어른들과 여대생들이 차례를 기다렸다가 신사 앞으로 나아간다. 나무통에 동전 몇 개를 던지고 ,짝 두 번 박수를 치더니 손을 모아 두 번 목례한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을 비롯해 일제의 아시아 침략자 240여만 명의 위폐가 안치된 곳. 빗방울이 떨어졌다 그쳤다 하는 궂은 날씨에도 참배객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신사 왼편에 유슈관(遊就館)이란 전사(戰史) 전시관이 있다. 800엔(약6400원) 짜리 입장료를 끊어 들어서자, 1층에 오래된 전투기와 기관총 열차 등이 전시돼 있다. 배낭을 진 10대 청소년들이 제로센(零戰)전투기 앞에 서서, 얇은 기체 덕분에 항속거리가 3000㎞에 달하며, 중일전쟁 때 한대도 격추 당하지 않은 우수한 기종이란 설명을 들여다 보고 있다. 2층 영화관에서는 아시아를 서구 열강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전쟁에 나섰다며 전쟁을 미화(美化)하는 기록영화가 반복 상영되고 있다.

2층 제1전시실로 들어서자 주제(主題)가 무인(武人)의 마음이다. 일제 때 30여명의 육해군 대장들이 찼다는 원수도(元帥刀)가 유리관속에 보관돼 있다. 제2전시실의 주제도 일본 무(武)의 역사이다. 임진왜란 때 왜군들의 군복과 칼이 섬뜩하다.

8전시실 일로전쟁관. 러일전쟁을 통해 일본은 아시아의 강국에서 세계의 대국으로 성장했다며 국민적 자긍심을 부추긴다. 전시실 한 켠 한국병합 대목에서 발이 멈춘다. 1909년 7월 한국병합의 의견서가 (일본) 국회에서 승인되고, 이듬해 8월 데라우치 총감이 이완용 총리와 회견, 22일 (조약이) 조인되었다. 이것으로 끝이다. 한민족의 엄청난 고통에는 아랑곳없이, 조선침략은 일본의 아시아 진출 과정의 작은 사건으로만 묘사돼 있다.

도쿄에서 수백㎞ 떨어진 동북지방 미야기(宮城)현 센다이(仙臺)에 있는 사찰 즈이간지(瑞巖寺). 주말인 탓인지 참배객이 밀려든다. 이 사찰은 사무라이(일본 무사)들의 전성기인 에도(江戶) 시대 다테 마사무네(伊達正宗)란 장수가 5년에 걸쳐 완성한 곳. 애꾸눈의 그는 임진왜란 때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에게 해군력을 지원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사찰 경내 박물관에는 그의 인생이 자세히 묘사돼 있고, 아오바조(靑葉城) 성터에는 그의 청동 기마상이 세워져 있다. 400년이 지난 뒤에도 일본인들은 한 사무라이를 기리고 있다.

도쿄에서 가장 크다는 신주쿠의 기노쿠니야(紀伊國屋)서점. 한류(韓流)를 경멸하는 혐한류(嫌韓流)의 책들과 함께, 조선 식민지화는 조선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억지 주장의 역사서가 눈에 띈다. 이런 책이 주류는 아니다. 하지만 전쟁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조선 침략을 합리화하는 이런 역사관에서 정한론(征韓論·조선을 정복하자는 주장) 부활의 냄새가 풍긴다. 신라를 원정했다는 신공(神功)황후 기록(조작이란 설이 있음)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정한론은 전설에 그치지 않고 500년전 임진왜란, 100년전 한일합방으로 구체화되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저서 아름다운 나라로도 서점에 깔려있다. 청소년에게 애국심 교육을 강화하고, 헌법을 개정해 군대 보유와 교전권을 확보하려는 그가 지향하는 일본은 과연 이웃 나라 국민에게도 아름다운 나라일까./지해범 기자 hbjee@chosun.com

3 Comments

  1. 凌志

    2006년 11월 7일 at 1:08 오후

    맞습니다. 이길 수 없으면 먼저 배워야합니다.그러나 이렇게 얘기하면 친일이니 친미니 그러니 답답합니다. 오히려 지도자란 사람이 이런걸 부추키구요. 위정자들 해외가면 흥청망청 놀고만 오지말고, 말씀하신 것들을 느끼고 왔으면 좋겠습니다.   

  2. 김동진

    2006년 11월 7일 at 2:20 오후

    아들 녀석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된 일본 유물을 보고서 한 말이 생각납니다. "아빠, 일본이 그 옛날에 이런 걸 만들었대!"
    "세상에 일본을 무시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단다. 그러니 언젠가는 또 당할거다." 제 대답이었습니다.   

  3. 洪小姐

    2006년 11월 7일 at 10:30 오후

    아직 일본에 가본적 없고…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했기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못해봤는데…
    이 글을 읽으니 가보고 싶네요. 그동안은 단순히 ‘여행’의 관점에서만 생각했었는데…
    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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