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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중국차(茶), 마실까 버릴까? - China Inside
중국차(茶), 마실까 버릴까?

중국차(茶), 마실까 버릴까?”/조선일보 WHY 2007년 8월11일자 보도

지해범 중국전문기자

유독염색벽라춘.jpg

<지난 2005년 6월 중국 CCTV가 보도한 염색 벽라춘(녹차의 일종). 녹차잎의 색깔이 더욱 선명하게 보이도록 공업용 안료인크롬그린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중국 인터넷에서>

중국 차(茶), 마셔도 되나요?

최근 주변 지인들이 걱정 어린 투로 이런 질문을 해온다. 중국산 가짜 식품과 불량 의약품, 농약 오염 한약재가 줄줄이 쏟아지자, 중국에서 사온 차가 걱정되는 모양이다. 중국에 주재하는 한국의 고위 외교관이 의약품 오용으로 사망한 마당이니 이런 걱정은 당연하다. 중국 차, 마셔야 할까 버려야 할까.

중국을 여행하는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구입하는 상품은 술과 차다. 술은 여러 병 사올 수 없지만, 차는 선물용으로 여러 개 구입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한국에서 집안에 중국차 한두 개 굴러다니지 않는 집이 드물다. 하지만 사 온 뒤에는 대부분 방치한다.

중국은 차의 발원지로, 다양한 차가 생산되고, 그 중에는 맛과 향이 뛰어나며 건강에 좋은 차도 많다. 약 2000년 전 씌어진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는 기원전 2600년경 신농씨가 차를 복용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차의 역사가 4600여년에 달하는 셈이다. 신농씨는 산과 들을 다니며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야생초와 과일을 찾아 다녔는데, 100여종의 풀을 직접 맛보며 독성을 시험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독초에 중독되면 차 잎을 씹어 해독(解毒)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녹차(綠茶)가 주종이지만, 중국에서는 가공 방식에 따라 차 종류도 다양하다. 녹차로는 항주(杭州) 서호(西湖) 주변에서 생산되는 서호용정(龍井)과 호북성(湖北省) 동정호(洞庭湖) 지역에서 생산되는 벽라춘(碧螺春), 안휘성(安徽省) 황산(黃山)의 모봉차(毛峯茶), 하남성(河南省) 신양(信陽)의 모첨(毛尖) 등이 유명하다. 반(半)발효차인 오룡차(烏龍茶)로는 복건성(福建省) 안계현(安溪縣)에서 나오는 철관음(鐵觀音)이 대표적. 완전 발효차로는 안휘성 기문(祁門)지방에서 생산되는 기문홍차(紅茶)가 유명하고, 흑차(후발효차)로는 요즘 한국에서도 유행하는 운남성(雲南省)의 보이차(普洱茶)가 대표적이다.

이런 차들은 정상적인 생산과 제작-유통과정을 거칠 경우 맛과 향이 뛰어난 좋은 제품들이다. 중국 내에서도 당정군(黨政軍·공산당-정부-인민해방군)의 고위 간부와 돈 많은 사람들은 사적인 인맥이나 특별 유통망을 통해 우수한 제품을 공급 받아 즐긴다. 하지만 좋은 차는 생산량이 한정돼 있다 보니, 시중에는 저질 제품들이 고급차 상표를 달고 판을 치는 것이 문제다.

최근 중국에서 부동산·주식에 이어 한차례 투기 광풍까지 불러 일으킨 보이차는, 운남성 서쌍판납(西雙版納)의 고도 1300~2000의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대엽종(大葉種) 차나무에서만 원료를 채취한다. 생산지역이 한정돼 있으니 공급량이 딸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저질제품의 유통을 막기 위해 공인된 제조창에만 생산과 유통을 허가하고 있는데, 운남성에 그런 회사는 약 200개에 달한다. 대표적인 회사는 운남서쌍판납맹해(孟+力海)차창(茶廠) 하관(下關)차창 태창차업(泰昌茶業)집단 맹해랑하(郞河)차창 창해차장(蒼海茶莊) 육대차산(六大茶山)차업유한공사 맹해박우(博友)차창 등이다.

이런 회사들은제대로된 원료를 온전한 발효과정을 거쳐 제품을 생산한다. 또 자체 유통망을 통해 전문 판매점에서만 제품을 판매한다. 여기에 들지 못하는 회사들은 기준에 미달하는 저질 원료를 사용하여 제품을 만들거나, 가격을 높이기 위해 속성 발표시키는 등의 편법을 사용한다. 따라서 전문 판매대리점이 아닌, 길거리나 수파마켓의 차 판매점에서 유사한 상표를 달고 팔리는 보이차는 저질 상품일 가능성이 높다. 중국 청도(靑島)의 육대차산(六大茶山) 총대리점 관계자는 한국 여행객들은 여행사 가이드가 안내하는 판매점에서 차를 많이 사는데, 그곳의 차는 거의가 저질상품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저질 차를 사는 것도 억울한데 바가지까지 쓰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바가지로 지불한 차 값의 일부는 가이드에게 돌아간다고 한다.

보이차는 주 성분인 폴리페놀이 인체의 지방과 콜레스테롤 함량을 떨어뜨리고 소화와 이뇨를 촉진하며, 알콜 해독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살을 빼려는 여성은 물론 남성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다. 포도주처럼 오래된 제품일수록 값이 나가는 특성 때문에 중국에서는 최근 2~3년 사이에 보이차가 투기 대상으로 전락해 사재기가 횡행했다. 그 결과 1000~2000위안(한화 약 13만~26만원)에 거래되던 500짜리 보이차가 몇 달 사이 10배 이상인 1만5000~2만 위안(약 260만원)으로 뛰었다. 심지어 희귀 보이차는 부르는 게 값이 되어, 100배까지 뛴 제품도 있다. 하지만 투기광풍에 미자격 생산업체 3000여개가 난립해 저질 가짜 상품을 쏟아내자, 지난 7월경부터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철관음_차잎[1].jpg

<차 잎이 돌돌 말린 철관음>

더욱 큰 문제는 저질 차보다는 오히려 살충제나 곰팡이균 등을 뿌린 유독차(有毒茶). 지난 7월 광동성(廣東省) 광주시(廣州市) 공상국이 백화점과 도매시장 수퍼마켓 개인상점 등에서 판매되는 26종의 차를 수거해 검사한 결과, 그 중 17종에서 유기인산염, 9종에서 농약인 DDT, 6종에서 중금속인 납이 복수로 검출돼, 소비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고 신쾌보(新快報) 인터넷판이 지난 7월19일 보도했다.

유기인산염은 살충제와 산화방지제 등에 사용되는 독극물로, 인체에 축적되면 신경계가 손상되고 우울증과 심장·안과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DDT와 납 역시 인체에 치명적인 독극물이다.

이 때 적발된 주요 회사와 제품은 삼관천복(三款天福)명차(茗茶)의 벽라춘·철관음 세가(世家)차업의 벽라춘과 서호용정 육우(陸羽)차업의 철관음 풍리(豊利)차업의 인삼오룡차 명풍(茗豊)차업의 안계반발효오룡차 등이다. 유명 상표의 차 제품마저 농약과 중금속으로 오염돼 있으니, 중국에서 믿고 마실 수 있는 차를 찾기가 매우 어렵다는 얘기가 된다. 만약 집에 있는 중국차가 이 회사 제품이면 버리는 것이 좋겠다.

지난 2005년 6월 중국은 염색(染色)벽라춘 사건으로 떠들석했다. 중앙방송인 CCTV의 질량검사보고(質檢報告) 프로그램은 취재를 통해 소주(蘇州)와 절강(浙江) 여수(麗水) 등지에서 납과 크롬그린에 오염된 벽라춘 제품이 무려 1이나 유통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귀주성(貴州省)에서 주로 생산된 이 제품은 녹차인 벽라춘의 색깔을 더욱 선명하게 하기 위해 공업용 안료를 국제기준의 60배나 첨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크롬그린은 페인트와 플라스틱 등에 색상을 내는 녹색계열의 안료로서 착색도와 선명도는 우수하지만 납과 크롬을 70% 이상 함유, 인체와 환경에 치명적인 물질이다. 이런 차를 마시는 것은 그야말로 독배(毒杯)를 마시는 것과 같다.

이 제품은 북경에까지 흘러간 것으로 전해졌다. 북경 차 시장의 한 업주는 벽라춘 모두가 가짜라고 할 수는 없지만, 진짜가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실토했다.

중국_차호.jpg

<중국의 차 주전자인 차호>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의 주간지 아에라(AERA)는 최근호(2007년8월6일자)에서 중국차도 한방약도 위험하다면서 건강을 위해 마시는 것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아에라가 제시한 오염사례를 보면, 크롬그린에 오염된 염색 벽라춘 외에도 유기인(磷)계 살충제가 잔류하고 있는 오룡차 농약 DDT가 검출된 쟈스민차와 홍차 오래된 고가제품인 것처럼 속이기 위해 곰팡이균을 뿌리고 속성 발효시킨 보이차 농약과 불순물이 뒤섞여 있는, 중국 식당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쓰레기 차 등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의 모든 차가 다 저질·가짜는 아니다. 중국 정부 조사결과 시중에 판매되는 차 가운데 불량품은 약 40%인 것으로 밝혀졌다. 60%는 진짜란 얘기다. 그러면 중국에서 어떻게 해야 정상적인 제품을 살 수 있을까. 보이차 전문점인 푸어재의 황보근 대표는 첫째 일반 상점이 아닌 전문대리점을 찾고, 둘째 겉으로 봐서는 알 수 없으므로 직접 맛을 봐야 하고, 셋째 차에 대해 잘 아는 사람과 함께 갈 것을 권했다. 차에 대해 잘 모르면 아예 사지 말거나, 중간 가격대의 제품을 하나 정도 사서 맛보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포장이 화려한 선물용은 저질제품이거나 바가지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차는 피로를 풀어주고 해독작용을 하며 소화와 이뇨작용을 돕고 정신을 맑게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랴는 속담처럼, 저질제품 때문에 차를 기피할 필요는 없다. 다만 좋은 제품을 가려낼 안목이 필요한 시대이다. /hbjee@chosun.com

10 Comments

  1. 지기자

    2007년 8월 13일 at 2:46 오후

    한국산 티백녹차서도 농약 검출/최수현 기자 paul@chosun.com

    찻잎을 물에 녹여 마시는 가루녹차 일부 제품에서 살충제 농약이 검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12일 국산 녹차 11개 제품과 수입산 18개 등 총 29개 제품을 상대로 농약이 잔류하는지 여부를 검사한 결과 기준치가 0.05ppm 이하로 정해진 농약 이피엔(EPN)이 동원가루녹차에서 0.19ppm, 동서가루녹차에서 0.23ppm 등 기준치를 크게 초과한 상태로 검출돼 두 제품을 전량 회수해 폐기 처분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식약청은 두 업체에 대해 한 달간 해당 품목 제조 정지의 행정 처분을 내렸다. EPN은 사과, 배, 담배 등의 진딧물·잎말이나방 등을 없애기 위해 사용하는 살충제로 중독될 경우 현기증·두통·발열·언어 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는 고(高)독성 농약이다.

    중국과 대만에서 수입된 유기농 녹차, 재스민차 등 5개 제품에서는 또 다른 살충제 농약인 비펜스린이 검출됐으나 기준치인 0.3ppm보다 낮은 0.016~0.072ppm에 그쳤다.

    이에 앞서 10일 밤 모 방송사에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녹차 티백을 수거해 잔류 농약을 검사한 결과 2개 제품에서 고독성 농약인 파라티온이 검출됐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식약청은 두 제품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파라티온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식약청 위해관리팀 관계자는 “같은 제품이라도 샘플에 따라 농약 검출 여부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방송사에서 검사한 내용만으로 해당 업체를 처벌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앞으로 녹차를 특별관리 대상 식품으로 지정해 국내 제품에 대한 수거 검사를 강화하고, 수입 제품에 대해서는 통관 전 단계의 검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 noonoo

    2007년 8월 13일 at 3:51 오후

    보리차만 먹어야겠군요,,,에휴…
    ㅍ.ㅍ

       

  3. 지기자

    2007년 8월 13일 at 4:12 오후

    그러게 말입니다. 시중에서 파는 보리차도 일부는 중국산일지 모르니, 고향에서 친척이 농사지은 보리를 볶은 것이 가장 믿을 수 있겠지요. 우리 농업도 무공해 유기농으로 회원제로 운영한다면 시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4. Lisa♡

    2007년 8월 13일 at 7:40 오후

    중국가면 이제는 암 것두 안 사야겠네요.
    그러면 가이드가 싫어 할텐데…
    마음 약한 나는 어쩐다?
    현재 있는 중국차를 이름과 회사명을
    비교해보려고 이 포스트 업어 갑니다.   

  5. Lisa♡

    2007년 8월 13일 at 7:41 오후

    앗………
    못 업어 가는군요.
    프린트는 되나 해봐야겠네요.   

  6. 지기자

    2007년 8월 14일 at 10:41 오전

    리사님, 아무것도 안사면 재미없죠. 술 한병 사고, 내몽고산 실크 스카프나 면티셔츠도 몇개 사고…
    보이차의 경우, 값은 비싼데 품질을 가려낼 우리들의 안목이 없는게 문제지요. 보통 10만원이 넘어가는데, 한국에서 10만원짜리 물건 사면서 품질도 안보고 사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중국에 가서는 남들 사명 덩달아 10만원짜리 막 산단 말이죠. 그렇게 사와서는 찬장 구석에 두었다가 몇년 지나면 버리죠. 특히 녹차 같은 것은 2~3년 지나면 못먹지요.    

  7. 김동주

    2007년 8월 14일 at 9:18 오후

    저… 복 받을것 같아요.
    댓글 쓰고 추천눌렀으니까요.   

  8. douky

    2007년 8월 15일 at 4:15 오후

    선물로 받은 철관음, 오룡차…
    이거 한 번 쯤 다 의심해봐야 하겠네요..
    차는 왠만큼 마셔보지 않고서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 쉽지 않겠던데요…
    문제네요..

       

  9. 지기자

    2007년 8월 16일 at 2:26 오후

    김원장님, 추천을 누르시는 순간 이미 마음에 복을 받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10. 지기자

    2007년 8월 16일 at 5:16 오후

    덕희님, 저도 차 전문가는 아니어서…
    다만 진공포장한 제품이나, 맛과 향을 봐서 괜찮다 싶으면 마셨는데, 요즘은 주로 커피를 마시다보니, 중국차는 덜 마시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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